PC방을 대표하는 먹거리 라면의 위상이 간편식에 밀려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최근 PC방 업주들 사이에서는 라면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많다. 원래 라면은 재고가 없을 정도로 잘 팔려나가는 먹거리였고, 때문에 PC방 업주들의 만족도 또한 높은 PC방 대표 먹거리였다.

지난 2010년부터 1년 반 동안 PC방 업계가 소란스러웠던 이유도 바로 일반 PC방에서 라면을 끓여서 팔거나, 컵라면에 물만 부어줘도 위법이라는 식품위생법 때문이었다. PC방 먹거리 매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만큼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PC방 먹거리 상품이 고급화되고 다양화되면서 PC방 고객은 라면 외에도 햄버거와 핫도그, 볶음밥과 떡복이 등 다양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또 라면 외에도 다양한 면요리가 PC방 메뉴에 추가되면서 라면의 독보적인 위치가 크게 흔들렸다.

이런 분위기는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도 감지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기준 라면 업체 4사(농심, 오뚜기, 삼양, 팔도)는 지난해 라면으로 올린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들 업체의 지난해 라면 매출이 1조8천억 원에서 2조2천억 원 사이일 것으로 추정하면서, 라면 업체의 실적이 감소한 배경에는 간편식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간편식 시장의 규모는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3조 원을 돌파했다. 간편식 시장이 라면 시장의 규모를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조리시간이 짧고 가격이 저렴한 간편식을 찾는 수요가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간편식은 라면 및 패스트푸드와 달리 영양까지 챙길 수 있다는 이미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PC방 역시 매출에서 간편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일부 PC방에서 일반 식당 수준의 메뉴를 도입하기도 했지만, 대세는 알바생들이 간단히 조리할 수 있는 간편식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오히려 라면보다 쉽게 조리할 수 있는 제품들이 대거 출시됐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의 가공식품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20대 1인 가구의 월 평균 간편식 구입비용은 전체 가구 대비 26.7%나 크며, 간편식을 구매한 이유로 ‘맛이 좋아서’라고 답했다. 이미 PC방 고객 주요 연령대의 입맛이 간편식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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