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상화폐 채굴에 사용했던 그래픽카드가 중고 매물로 쏟아져 나오면서 많은 PC방 업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상화폐 시세가 수개월째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3GB 메모리 그래픽카드의 채굴 효율이 급격이 떨어지자 상위 그래픽카드로 교체하거나, 채산성이 떨어진 채굴장을 정리하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이더리움 계열 코인은 채굴 시 일정 블록을 채굴할 때마다 용량이 증가하는 DAG이라는 파일을 생성하는데, DAG 파일 용량이 VRAM을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해당 그래픽드로 채굴을 할 수 없게 되므로 처분하거나 다른 종류의 가상화폐 채굴에 사용해야 한다.

특히 VRAM이 낮은 GTX1060 3GB 제품들은 지난 2월부터 효용성에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DAG 파일의 용량의 한계로 윈도우 10에서 채굴이 불가능해지면서 윈도우 7이나 리눅스 등으로 갈아타는 사례까지 등장하는 등 GTX1060 3GB의 채산성이 끝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래픽카드를 상회하는 성능을 지닌 채굴 전용 ASIC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채산성이 낮은 그래픽카드가 대량으로 중고 시장에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가장 물량이 많은 제품이 많은 PC방에서 사용 중인 GTX1060 3GB 모델이며, 이보다 VRAM이 조금 더 높은 GTX1050 Ti 4GB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심지어 정리 단계의 채굴장으로부터 GTX1080 Ti와 같은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헐값에 나오는 경우도 있다.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으로 거세지는 사양 압박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고공 행진 중인 메모리와 그래픽카드의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껴 업그레이드를 미뤄야만 했던 PC방에게 있어, 비록 채굴에 사용됐던 그래픽카드라 할지라도 시중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채굴용으로 사용했던 그래픽카드는 오랜 시간 쉴 새 없이 가동되어 왔던 만큼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채굴 전용으로 나온 그래픽카드의 경우 AS 기간이 짧기 때문에 문제 발생 시 제대로 서비스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중고 제품을 구매할 때는 가급적 채굴 시장으로 유통된 시리얼은 피해야 한다. 한 IT 커뮤니티에서 알려진 바와 같이 △ASUS의 MN △HIS의 BTC와 BIT △GIGABYTE의 BT △Sapphire의 MNG △Colorful의 BTN △PowerColor의 BTN △MANLI의 MING과 BTC △PALIT의 BTE 등으로 시작하는 채굴 전용 상품은 피하고, 그 외에 불확실한 경우에는 판매자로부터 시리얼 번호를 받아 공식 유통사에 문의해 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내구성에서 우려되는 채굴 그래픽카드의 경우 서비스 기간이 충분히 남아 있거나, 가격 면에서 충분한 메리트를 제공한다면 PC방에서도 구입을 고려해 봄 직한 물건이 될 수 있다. 다만 향후 문제 발생 시 해결 방법 등을 꼼꼼히 체크한 후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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