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의 대흥행으로 PC방에서 스팀(Steam) 게임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PC방 업주를 상대로 패키지 구매를 요구하는 게이머 손님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PC방 업주들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손님으로부터 게임 타이틀을 대신 구매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게시물은 스팀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이후 부쩍 늘어, 최근에는 거의 하루에 1건 이상 올라오고 있다.

게이머 손님이 PC방 업주에게 이런 제안을 하는 배경에는 게임사들의 PC방 상용화 정책이 있다. PC방에서 온라인게임이 실행되면 시간당 200원을 게임사가 받아가는데, 스팀 게임은 PC방 상용화와 무관하다.

즉 손님이 지불한 PC 이용료 중 일부가 게임사로 가지 않고 PC방 업주 지갑으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잘 아는 게이머들이 단골이 되겠다며 PC방 업주에게 대신 게임을 구매해달라고 제안하는 것.

이 제안은 PC방 업주가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기도 하다. 패키지게임 가격은 일반적으로 4~5만 원 정도 하는데, 단골일 경우 PC방 이용시간이 200~300시간 정도는 금세 넘어서므로 게임 패키지 가격을 쉽게 메울 수 있다. 시간당 과금 총액이 게임 패키지 가격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이 손님은 순이익률이 높은 손님이 된다.

다만 PC방 업주 입장에서는 이 손님이 단골의 역할을 해주지 않을 경우 4~5만 원을 허공에 날리는 꼴이 된다. 위험을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PC방 업주들이 가장 부담스럽게 느끼는 유료 게임비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제안은 기꺼이 모험을 감수하게끔 만들기도 한다.

한 PC방 업주는 “스팀 게임 손님은 PC방 업주들이 바라는 최고의 손님이다. 조용하고, 오래 하고, 순이익도 높은 알짜배기다. 이런 손님이 많을수록 매장의 매출은 높아지기 마련”이라며 “ 때문에 타이틀 구매를 요구하는 손님이 있으면 무조건 거절하지 말고, 매장 이용시간을 대량으로 충전할 것을 먼저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