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4월호(통권 32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3월 28일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 배틀그라운드>에 대해 오는 4월 10일부로 PC방 무료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PC방 과금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PC방 업계에서는 대체적으로 ‘아쉽지만 환영한다’ 는 반응이며 새로운 프로모션의 진행을 기대하고 있다.

게임 업계 최초의 5개월 PC방 무료 프로모션
지난해 11월 14일 론칭과 함께 시작된 PC방 무료 프로모션은 무려 21주간 지속됐다. 게임이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 뒤 PC방 빌링 시스템 점검 및 면책기간 확보 차 일정기간 무료기간을 갖는 경우는 흔하지만, 보통 2주일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고 8주를 넘기는 경우는 매우 희귀하다.

더욱이 이 5개월가량의 기간은 겨울 성수기를 완전히 관통하고 있어 PC방 업계로서는 지난 4년 사이 최고의 PC 가동률과 역대급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전면금연화 이후 침체일로였던 터라 <오버워치>에 이은 연이은 흥행과 또 장기간에 걸친 무료 프로모션은 분명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

돋보이는 개인 계정 접속 과금 제외
가장 돋보이는 결정은 개인 계정 접속자에 대한 과금 제외가 아닐까 한다. 이미 라이선스를 구매·확보한 개인에 대해서는 동일한 접속 과정과 결과를 갖는다는 점에서 과금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 상식적이다. 기존 게임사들 중 일부가 단지 과점적 지위를 갖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비상식적인 과금 방식을 강제하던 악습을 과감히 부정한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과금 기준은 통합 15초당 1D 코인으로 <검은사막>, <이카루스>, <아키에이지>와 같다. PC방 점유율 40%를 넘어설 만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게임들과 동일한 가격을 책정했다. 일각에서는 인기가 높은 만큼 조금 더 비싼 14초당 1D 코인으로 과금 기준을 잡지 않겠냐는 예상도 있었지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평균값으로 정했다.

적어도 <오버워치>처럼 존재 여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 잊혀진 스킨 몇 개로 과금 당위성을 피력하고,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처럼 원본 구매자의 이용 계약 및 권리를 사용자 허가 및 동의 없이 무단으로 해지하고 추가 과금을 시도하는 만행은 없다.

이와 같이 상식이 반영된 담담한 PC 정책은 PC방 점유율 40%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행된 만큼 향후 게임사들의 행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라이선스 여부가 프리미엄 혜택 공정성 문제 우려했나?
<배틀그라운드>의 PC방 프리미엄 혜택은 라이선스를 구매·확보하지 않아도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하는, 즉 범용적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것이다. <오버워치>와 같이 라이선스를 구매·확보하지 않으면 게임에 접속할 수 없고, PC방에서는 일시적으로 접속할 수 있게 되는 방식이다. 물론 <오버워치>는 개인 구매자가 접속해도 PC방이 비용을 내야 하지만 <배틀그라운드>는 비용을 내지 않는다는 큰 차이가 있다.

접속을 위한 라이선스가 없는 게이머에게 접속 권한을 부여한다는 것 자체가 상품 가치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집객을 유도할 무엇인가가 부연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일견 설득력이 있다. 게이머들이 우스갯소리로 라이언 백팩, 무지 코스튬, 네오 스커트, 제이지 헤어스타일 스킨이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들이 많았는데 그 자체 보다는 그 이면의 의미, 즉 PC방 프리미엄 혜택으로 무엇인가가 존재하면 좋겠다는 게이머들의 심리가 또렷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펍지주식회사/블루홀과 카카오게임즈가 처음부터 공언했던 ‘게임에 영향을 주는 것은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전제에 따라 추가적인 인게임 혜택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캐릭터 스킨도 위장, 식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면 추가 PC방 프리미엄 혜택 설계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시즌제나 이벤트성 프로모션 등을 자주 마련해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오프라인 이벤트 예의주시
카카오게임즈는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을 위해 포인트샵, PC방 대항전, 랜파티 등의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일련의 행동이 게임사의 안정적 수익과 PC방 집객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얼마나 잘 잡을지는 아직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기존처럼 게임사의 대회조차 PC방 업주가 사비를 들여 진행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갑질과는 거리가 멀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실제 블리자드는 지난 2016년 PC방 영웅 대회에서 일체의 대회 비용을 자비로 운영하도록 고지했다가 거센 항의를 받았는가 하면, 지난해 오픈디비전 대회에서도 PC방 집객을 유도해 참가를 독려하는 것이 아닌 이미 집객된 게이머를 대회에 활용하는 형태를 취하면서도 PC방 업주가 도의상 일체의 운영비용을 짊어지도록 유도해 PC방 업주의 희생으로 대회를 부양하는 것이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어떠한 형태의 포인트샵, PC방 대항전, 랜파티 등을 선보일지는 알 수 없지만, 집객 유도와 게임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는 어떤 아이디어들이 투영될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혹 의외의 부분이 있다면 시행 초기에 의견을 제기해 빠르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

물론 어려운 숙제도 있다. 유료 게임비를 별도로 과금하는 PC방의 경우 라이선스 보유 여부에 따라 과금 여부를 반영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관리프로그램이 자동으로 구분하지 못한다. 결국 PC방 업주가 수동으로 구분해내야 하는데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보다 더 큰 숙제는 바로 업데이트다. <배틀그라운드>는 업데이트 파일을 사전에 제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업데이트가 이뤄진 직후 PC방은 전쟁통이 된다. 대용량의 업데이트 파일을 받아서 적용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노하드솔루션을 이용한다 해도 다운로드에 소요되는 시간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업체에서 적용시키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다보니 그 사이 고객의 불만은 커지고 급기야 분쟁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길게도 아니고 딱 30분만 먼저 PC방 페이지에 다운로드를 제공하면 지금보다는 한결 나은 서비스 환경으로 개선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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