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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비수기에 지친 PC방 "제발 단속 좀 나와라"

月刊 아이러브PC방 4월호(통권 32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18년 04월 15일 일요일 최승훈 기자 editor@ilovepcbang.com

생계형이든 기업형이든 소위 ‘장사’ 를 하는 PC방 업주들은 결국 돈을 벌기 위해 하루하루를 보낸다. 진상 손님을 만나거나 기물이 망가지는 등의 일이 발생하면 ‘오늘 장사 망쳤다’ 고 한탄을 쏟아내고, 행여 지자체나 경찰 공무원이 매장에 들어오면 이유 없이 짜증이 난다. 문제될 것이 없어도 공무원 출입만으로 손님들이 불편해하거나 협조 요청에 거부감을 드러내며 나가버리는 일도 적지 않아 말 그대로 ‘장사에 도움이 안 되는 존재’ 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제발 단속 좀 나오라” 는 말이 드물지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대체 무슨 까닭일까?

봄 비수기, 그 중에서 최악의 4월
1년 중 PC방 PC 가동률이 가장 낮아지는 봄 비수기, 그 가운데 가장 낮은 4월이 도래했다. ‘잔인한 4월’이라는 표현에서 모든 것이 느껴질 만큼 봄 비수기는 PC방의 보릿고개로, 그 어느 때보다 지출을 줄이고 집객을 위한 아이템을 고민하는 시기다.

실제 지난 2016년 4월의 PC 가동률은 22.16%, 2017년 4월의 PC 가동률은 20.09%로 전후 2개월 총 5개월 사이 가장 낮다. 통상 겨울 성수기의 막바지라 할 수 있는 2월에 겨울 성수기 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최저치를 보이는 4월까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4월을 기점으로 여름 성수기 전까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는 형세다.

이러한 예년의 흐름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이번 4월의 PC 가동률은 23%대를 겨우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지난 3월 셋째 주까지의 평균 PC 가동률이 전월 대비 3.52p나 하락한 25.68%를 기록해 4월의 PC 가동률은 이보다 더 낮아질 것이 분명하다.

최근 4년 사이 최고의 PC 가동률
지난 2013년 6월 8일 PC방 전면금연화가 시행된 이후 4년 동안 PC 가동률은 줄곧 하락세를 보여 왔다. 그나마 2016년에는 <오버워치>의 등장으로 하락세에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반등하지는 못했다.

▲ 배틀그라운드 사용시간 100일

하지만 2017년 3월에 얼리 억세스를 시작한 <배틀그라운드>가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면서 7월부터 PC방 PC 가동률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후 10월에 폭발적인 흥행에 힘입어 25.97%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3년 이후 10월 가동률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 배틀그라운드 사용시간 전체

이러한 여세는 지난해 11월 카카오 버전이 추가되면서 한 번, 또 올해 1월 15세이용가 버전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한 번 크게 올랐다.

지난 겨울 2013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성수기다운 성수기를 보냈다는 업주들이 많았다. 올 4월 비수기는 그나마 지난 4년에 비해서는 상황이 조금 나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배그 무료 기간 연장 덕에 지출 최소화
다행인 것은 PC방 점유율 40%를 웃도는 <배틀그라운드>가 4월 9일까지 무료 서비스 기간으로 운용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14일부터 카카오 배그 국내 서비스가 시작되었는데, 이 시점부터 지난 3월 21일까지 PC방 총사용시간이 2억 7,633만 4,247시간이다. 게임사의 PC방 과금 상품 가운데 단위 가격이 가장 저렴한 시간당 223원을 적용하면 616억 2,253만 7,081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PC방 당 평균 20,546.78시간이니 458만 1,932원에 해당하는 비용을 절약한 셈이다. 한 달 평균 110만 원 정도 지출을 줄일 수 있었던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지출이 적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시설 투자가 어느 때보다 커
지난해(특히 하반기)는 지출을 크게 줄인 해였다. 하지만 시설 투자도 역대급이라 손익분기나 순익만 놓고 보면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시설임대업인 만큼 시설 투자는 당연한 것이지만 온라인게임 사상 최고 사양을 요구하는 <배틀그라운드>의 갑작스러운 흥행이 막대한 PC 업그레이드 비용을 필연케 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지출이 줄어든 만큼 투자비가 늘어 수익은 제자리 또는 그 이하였다.

물론 시설 투자는 자산이기도 하고, 향후 상대적으로 좀 더 오랫동안 영업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소비성 지출과는 다른 면이 있지만, 당장 주머니에서 실비가 빠져나갔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부담인 것은 분명하다.

비수기는 여전히 비수기 흥행작 등장이 역으로 출혈경쟁 가열
여느 해보다 한 숨 돌릴 만하다고 해서 비수기가 성수기 같을 수는 없다. 지난 겨울 성수기는 4년 사이 가장 PC 가동률이 높고 게임 과금 지출도 1/3 가량 줄어드는 등 이점이 많았다고는 하나, 어디까지나 연간 혹은 동기대비일 뿐인지 이번 봄 비수기가 평년 성수기들보다 한참 낮다는 사실 자체는 불변이다.

▲ 1070 1080 점유율 추이

흥행작의 등장으로 한시름 더는 듯 했으나, 역설적으로 출혈경쟁이 가열돼 버렸다. PC방 프렌차이즈 업체들은 흥행작을 빌미로 창업의 적기라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고, 고객과 체류시간은 소폭 늘었지만 시설 투자로 인해 손에 쥐는 돈이 예상보다는 적은 상황이 겹쳐지면서 ‘물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투자금 회수를 위해 집객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영업 질서 바로잡게 불법 행위 좀 단속해달라”
상황이 이렇다보니 영업 질서에 대해 눈길이 돌아가고 있다. 요금인하로 촉발된 출혈경쟁과 PC 업그레이드로 인한 시설 경쟁만으로도 안개 속을 헤매는 상황인데, 엎친데덮친격으로 이용등급 미준수 사례가 늘어나면서 과열경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여기에 흡연이나 소방 문제까지 하나 둘 나타나면서 불법 행위로 이득을 얻어 출혈경쟁을 지속하는 데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기에 이르렀다.

당장 매출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와 더불어 전면금연화 이후 오랫동안 고생해서 쌓은 밝고 건강한 이미지가 단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한몫하고 있다.

어찌보면 눈앞의 매출 피해보다 항구적으로 PC방에 쓰일지 모를 부정적인 프레임이 더 큰 피해일 수도 있으니 PC방 업계가 이에 거부감을 느낄 만하다.

결국 이러한 거부감은 컴플레인이 아닌 클레임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PC방 업주들이 지자체에 흡연 방치, 소방 안전 점검, 이용등급 미준수 등의 사례를 신고하면서 불법 행위에 대한 단속을 요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전면금연화 시행 직후와 <오버워치> 신고 사태 당시에는 지자체 보건 공무원과 경찰이 영업에 지장이 있을 만큼 들락거렸던 반면, 정작 영업 질서를 바로잡아야 할 시기에는 민원 제기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인 대응을 보이고 있어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오버워치> 신고 사태 때 하루에 몇 번씩 경찰이 방문하고, 의심되는 고객은 전부 신원확인을 요청하는 등 분란이 컸던 이유는 당시 이용등급 위반에 대한 현행법이 단속 근거가 되는 형태였기 때문이다. 이후 2017년 1월 1일부로 개정안이 실효된 후로는 청소년이용불가 이용등급 위반 의심 사례에 대해서만 경찰이 출동하도록 근거가 바뀌어 실제 출동 사례가 크게 감소했다.

흡연 단속 역시 전면금연화 시행 초기에는 잘 준수하고 있어도 방문해서 포스터 부착 등 이것저것 요구하고, 고객이 몰래 피우는 것도 업주 책임이라도 몰아세우더니, 최근에는 흡연자 및 흡연 방치를 신고해도 단속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다.

결과적으로 PC방 업계에서 피부로 느끼는 차이점은, 과거에는 문제없다고 해도 영업에 지장이 있을 만큼 출동했는데, 이제는 필요하다고 불러도 잘 출동하지 않는 등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다르다’고 느낄 법도 하다. 분명한 것은 제도권에 온전히 머물러 있을 때 상대적으로 무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급하다고 제도권 밖으로 발을 내미는 순간 더 큰 위험부담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연중 최대 비수기인 4월에는 특히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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