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2월호(통권 32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배틀그라운드> 흥행, 업그레이드 부담 컸지만 과금 감소 효과 커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가 지난해 PC방에도 큰 폭풍을 불러 일으켰다. 역대 온라인게임 가운데 가장 높은 PC 요구사양으로 인해 업그레이드 부담 역시 컸지만, 반대로 게임사 과금 감소 효과 또한 매우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배틀그라운드>의 PC방 흥행 면모를 되짚어봤다.

 

자신의 세계기록을 연거푸 경신 중
스팀은 전 세계 237개국에서 24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이용자 수는 연간 1억 2,500만 명에 달하는 명실상부 세계 최대 게임 플랫폼이다. 매출은 2016년 35억 달러(한화 약 3조 7,159억 원)를 기록했는데, 그간 아시아는 스팀의 전체 매출 가운데 17%에 불과한 시장으로 한국은 4% 이하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흥행 여정은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의 흥행 척도인 PC방 점유율 30%를 돌파하면서 인기순위 1위 자리에 올라섰다. 2위인 <리그오브레전드>가 2018시즌에 돌입한 뒤 총 이용시간과 점유율이 크게 향상됐지만 아직 24~25%대에 머물고 있고 <배틀그라운드>는 여전히 30% 이상의 점유율로 PC방 인기순위 1위를 지켜내고 있다.

 

또한 점유율은 등폭이 미미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최근 34%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기록 갱신이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6개월간의 성적
<배틀그라운드>는 지난해 3월부터 얼리억세스를 시작했지만 PC방에서의 이용현황은 7월 7일이 돼서야 집계되기 시작했다. 초반 이틀간 집계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을 더해 8일 빠진 6개월의 통계로 사실상 하반기 기록이라 봐도 무방하다.

<배틀그라운드>의 8일 빠진 하반기 총 이용시간은 187,874,432시간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간 평균 1,067,468시간씩 플레이된 것이며, 총 이용시간이 가장 많았던 날은 지난해 마지막 날이었던 12월 31일로 2,325,912시간이었고, 반대로 가장 적었던 날은 서버가 다운됐던 7월 12일로 95,807시간이었다.

PC방당 하반기 평균 14,757시간으로 나타났는데, 일평균 사용시간으로는 약 83시간 50분에 해당한다.

 

흥행 정도에 따라 평균 체류시간에도 변화가 또렷하게 나타났다. 점유율이 10% 미만이었던 집계 초기 7월에는 평균 체류시간이 65분 이상 80분 미만에 불과했는데, PC방 순위 2위에 올라선 9월에는 최대 94분까지 크게 상승한다. 이후 저변이 넓어지면서 11월부터는 80~103분 사이를 오가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연간으로 환산 시 규모
현재 카카오게임즈는 <배틀그라운드>의 PC방 요금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지만 <검은사막>과 같은 15초당 1코인 요금제를 적용한다고 가정하면 99만 원 상품(무료 코인 7% 포함 1,059,300코인) 기준으로 시간당 약 213원에 해당된다.

지난해 하반기 6개월간의 총 이용시간이 187,874,432시간이었는데, 이를 15초당 1코인 요금제로 환산하면 약 40,033,056,538원에 달한다. PC방당 평균 3,143,241원을 지출해야 하는 규모다.

PC방 당 평균 보유 PC 수가 83.53대로 집계되고 있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100대 PC방은 3,763,008원, 200대 PC방은 7,526,016원으로 계산된다.

증가세를 무시하고 산술적으로 단순 2배수를 곱한다 해도 1년 동안 PC방 마다 평균 630만 원 가량의 과금이 이뤄지는 셈이며, 200대 PC를 보유한 PC방이라면 연간 약 1,500만 원의 지출이 발생하는 규모다.

현재 배그 34%, 카카오배그는 10%p?
하지만 이 수치가 모두 과금 대상은 아니다. 현재 32~34%를 유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스팀배그와 카카오배그가 합쳐져 있는 수치다. 블루홀과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배그의 PC방 총 이용시간과 점유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지금과 같은 성장세가 계속된다면 곧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배그가 서비스되기 전 스팀배그 단독으로 PC방 점유율 21~24%를 오갔는데, 현재는 32~34%를 점하고 있다. 카카오배그가 서비스된 이후 스팀배그가 늘었는지 혹은 카카오배그로 넘어간 유저가 있는지, 또 그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지만 스팀배그의 신규 회원 증가분과 전환한 유저가 비슷한 규모라면 8~13%p 정도가 카카오배그의 몫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카카오배그가 확연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스팀배그에 못 미친다는 발언을 미뤄보더라도 20%와 12% 정도를 나눠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현재 게임트릭스를 기준으로 12% 정도의 점유율을 갖는다면 이용시간이 2억 8천만 시간에 해당되기 때문에 연 매출로는 약 600억 원 규모다. PC방 마다 연간 평균 542만 원 정도를, 200대 PC를 보유한 PC방이라면 연간 약 1,300만 원 정도를 지출하는 수준이다.

히든카드 ‘15세이용가’
<배틀그라운드>는 ‘핵’이라는 큰 장애물이 끈질기게 달라붙어 있어 성장세가 둔화되고 적지 않은 오명이 꼬리표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은 <배틀그라운드>의 약진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바로 15세이용가 서비스라는 히든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배틀그라운드>의 PC방 점유율이 정체되어 있다가 최근 소폭 상승한 배경으로 1999년생 고등학교 3학년생 일부의 접속을 꼽고 있다. 청소년 가운데 소수만이 추가로 접속한 셈인데도 점유율이 1~2% 증가했다는 것은 유행하는 게임에 민감한 청소년들에게 15세이용가 버전이 갖는 흥행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리그오브레전드>가 2018시즌에 돌입한 직후 <배틀그라운드>의 PC방 점유율이 2%p 가량 낮아진 바 있는데, 지난 1월 25일 15세이용가 버전이 정식으로 적용되자 점유율이 다시 2%p 가량 높아졌다.

이는 오롯이 청소년 고객의 증가분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 해석일 것이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작은 성장이지만, 2018시즌으로 4%p 가량 성장한 <리그오브레전드>그리고 블리자드월드맵을 앞세워 점유율 하락을 막아낸 <오버워치>와 경쟁하면서 일궈낸 성장세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청소년 고객이 집객된 것은 분명하다.

다만 카카오배그가 스팀배그를 넘어설지, 아니면 여전히 그에 미치지는 못할지 예단할 수 없을 뿐, ‘흥행할 것’이고 ‘과금이 이뤄질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반대로 스팀배그도 여전히 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배그가 상대적으로 핵이 적다는 것을 매력으로 유저풀을 넓힌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팀배그가 카카오배그보다 점유율이 높다. 이는 이미 스팀배그 라이선스를 획득한 게이머 대부분은 결국 앞으로도 계속 스팀배그를 한다는 방증이다.

이는 PC방에서는 과금으로부터 자유로운 스팀배그 라이선스 보유 게이머를 단골로 얼마나 잘 안착시키느냐가 PC방 PC 가동률을 높이는 한편 게임비 지출을 줄이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다는 의미다.

배그 좌석 확대 딜레마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은 반가운 일이지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PC 업그레이드에 대한 부담은 피할 수 없다. 이미 지난 여름에 <배틀그라운드>의 권장사양에 맞춰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단행한 PC방의 경우 흥행 특수를 톡톡히 누려 오히려 업그레이드 비용 그 이상의 영업 실적 및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누렸다. 겨울 성수기를 대비해 업그레이드를 한 경우 역시 성수기 특수를 누리고 있고 고객 이탈을 막았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15세이용가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청소년 고객이 늘어난 만큼 ‘배그 좌석’이 더욱 확충돼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이는 추가 업그레이드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인데, 앞선 업그레이드들에 비해 지출 대비 효과를 누리는 기간이 짧고 집객 효과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업그레이드 수위가 걸림돌이 될 상황이다. 그렇다고 PC 사양을 낮추거나 추가 좌석 수가 적다면 영업 효과는 그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어 딜레마 그 자체다.

상권에 따라 적당한 PC 사양과 적당한 업그레이드 수량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상권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분석해야 할 필요가 크다.

2018년은 기존 성인층에 대해서는 스팀배그가, 새로운 청소년층에 대해서는 카카오배그가 흥하는 형세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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