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월호(통권 32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넥슨이 서비스하고 중국 텐센트가 개발한 MMORPG <천애명월도>가 오는 1월 25일 공개시범테스트(OBT)에 돌입한다. 넥슨이 국내 퍼블리싱 소식을 공표한 이후 햇수로 2년이 더 지나서야 OBT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미 중국에서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는 타이틀이라 국내 출시도 금세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런 세간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정통파 무협 게임의 수련과 담금질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누가 무협게임을 플레이 하는가
PC방이 <천애명월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아마도 그 이유는 ‘무협’이라는 소재 때문일 것이다. 무협이 10대와 20대에게는 먹히는 소재가 아닐지 몰라도 소싯적에 무협지를 읽으면서 자란 30대 이상의 아재들 세대에게는 마음 속 깊은 곳에 아련히 자리잡은 추억과도 같다. PC방은 10대와 20대가 아닌 연령대에게 어필할 콘텐츠가 필요하다. <스타크래프트>가 아닌 카드를 손에 쥐고 있는 것만큼 PC방에 좋은 시나리오가 없다.

무협의 본고장이라 할 중원에서 황해를 건너온 이 무협게임은 동명의 원작 소설이 내뿜는 무겁고 비장한 분위기를 제법 담아내고 있다. 스케일이 크고 진중한 MMORPG를, 그것도 고전적인 정통 무협 세계관을 기다려왔던 아재들에게 <천애명월도>는 거의 유일무이한 선택지다.

왕자가 찬탈자에 맞서 자리를 되찾는, 무협지스러운 이야기의 인기 MMORPG가 있지만 마법과 공성전의 세계라서 탈락이다. 또 무협 MMORPG인줄 알았는데 어딘지 모르게 퓨전 느낌이 나고, 돈이 많이 드는 패션쇼 게임도 있다. 아울러 대륙에서 넘어온 무협 웹게임은 부지기수로 많지만, 웹게임의 특성상 그 체급 차이가 명확하다.

MMO ‘RPG’ 가 역할수행게임이라면
RPG는 role playing game의 약자로, 번역하자면 역할 수행 게임이다. 여기서 ‘역할’이 단순 탱/딜/힐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이머라면, 강호를 유랑하는 한 명의 무인으로서 무림을 호령하는 역할을 하고 싶은 아재라면 <천애명월도>야 말로 진정한 RPG다.

<천애명월도>에서 ‘문파’는 진영이나 커뮤니티의 성격이 아니라 캐릭터의 무공 이미지만을 담당한다. 가령 ‘태백’은 설산에 자리잡고 배경으로 검 하나에 일생을 매진하는 외골수, ‘신위’는 군병을 대표하는 창과 활로 외적과 싸우는 호방한 군인이다.

‘문파’를 선택하는 것으로 캐릭터를 생성했다면 이 다음엔 주업이나 전공이라고 할 ‘신분’을 선택하게 된다. 물자를 호송하는 ‘표사’, 특정 인물을 암살하는 ‘살수’,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 범인을 체포하는 ‘포쾌’, 작품을 필사하는 ‘문사’ 등 신분을 선택해 전용 콘텐츠를 플레이하면 강호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또한 던전 및 레이드라고 할 수 있는 각종 PvE 콘텐츠와 다채로운 규모의 PvP 콘텐츠도 풍성해 대작 MMORPG의 볼륨에 부족함이 없다. 아울러 ‘경마’, ‘낚시’, ‘하우징’ 등 소소하면서도 독창적인 즐길거리도 두루 갖추고 있다.

강호초출 OBT 그 이후는?
<천애명월도>는 OBT 이후에도 신규 문파(신도, 이화교, 소림) 추가, 바다를 탐험하고 해전을 벌이는 것은 물론 해상 교역까지 구현한 ‘항해’ 콘텐츠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중국 버전에서 구현된 시스템들을 빠른 시일 내에 순차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천애명월도>는 지난 CBT에서 UI가 국내 테스터들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구시대적 디자인이 불편할 지경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를 의식했는지 넥슨은 지난해 지스타에서 <천애명월도> 퍼블리싱을 준비하면서 UI 수정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게임성은 검증을 마쳤고 유저가 불편함 없이 게임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였다.

이번 OBT에서는 넥슨이 절차탁마한 <천애명월도>의 완성된 풍모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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