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월호(통권 32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황금개의 해인 2018년 무술년(戊戌年)이 밝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다양한 제도와 트렌드가 변화되고, 그에 따라 PC방의 영업환경도 변화를 맞을 것이다. 올해 PC방 업계에서 주목해야할 주요 제도와 트렌드를 살펴보고, 이에 따른 PC방 업계의 흐름을 내다봤다.

최저임금 폭등
2018년 최저임금은 2017년 대비 16.4% 인상된 시급 7,530원이다. 이는 금액으로만 1,060원 인상된 것으로 역대 최고 인상액이며, 월급(주 40시간 기준 유급주휴 포함, 월 209시간)으로 환산하면 1,573,770원으로 전년대비 221,540원 인상된 것이다. 알바생이 평일과 주말을 합해 4명이라면 지난해에 비해 매월 886,160원의 추가 지출이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정부에서 초과인상분 지원책으로 일자리안정자금을 내놓았지만 1년이라는 기간 한정 정책이며, 2019년도에 해당 알바생들이 일을 그만둘 경우, 사용자가 고용 내역을 은폐한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어 이래저래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2018년도 최저임금을 정할 당시 ‘업종별 차등 적용’을 검토하겠다는 정부 측 공익위원과 위원장의 약속은 공염불이 됐고, 최저임금 제도개선 공개토론회에서는 정기상여금과 식비 및 교통비 등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는 문제에 묻혀 언급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올 6월로 예정된 2019년 최저임금 논의 자리에서 재차 높은 인상폭이 제시될 가능성이 농후하나, 업종별 차등 적용이 다시 제시될 것인 만큼 이와 관련된 사례수집 및 여론형성에 PC방 업계도 관심을 가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노무 수습기간 폐지, PC방은 열외?
2018년 3월 20일부터 단순노무에 대해서는 수습기간이 폐지된다. 지난해 9월 19일 공포된 ‘최저임금법 일부개정안’의 제5조 2항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장관이 단순노무 업무로 정해 고시한 직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수습기간 적용에서 제외된다. 이 개정안은 6개월의 유예기간을 갖도록 공포돼 3월 20일부터 시행되는데, 3월 20일 시행 후 체결되는 근로계약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3월 19일 이전에 체결한 근로계약까지는 수습기간이 인정된다.

단순노무 직종은 한국표준직업분류의 대분류9로 규정됐다. 대분류4에 해당되는 PC방은 기본적으로 수습기간을 적용할 수 있지만, 아르바이트생의 업무가 단순노무 직종과 유사한 경우에는 근로감독관에 의해 단순노무 종사자로 유권해석될 수 있으니 근로계약서에 업무 내역을 세세하게 기록해놓는 것이 좋다.

소방안전교육, 2년에 1번 필수 이수해야
지난 2016년 1월 21일 이후 지금까지 소방안전 교육을 받지 않은 PC방 관계자는 오는 1월 20일까지 반드시 교육을 받아야 한다. ‘다중이용업소의안전관리에관한특별법 시행규칙’이 2016년 1월 21일 강화되면서 다중이용업소의 업주 외 영업장을 관리하는 종업원 또는 국민연금 가입의무대상 종업원 1명 이상이 소방안전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2년마다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

 

소방안전 교육은 각 관할 소방서 지정장소에서 월 1회 이상 진행되며, 매장을 비우기 어렵다면 한국소방안전협회 사이버교육센터에서도 이수하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소방안전교육을 이수하지 않으면 1회 50만 원, 2회 100만 원, 3회 이상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2016년 1월 21일 이후 소방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면 기한 내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배틀그라운드>발 PC 업그레이드 바람
<리그오브레전드>와 <오버워치>에 이어 <배틀그라운드>라는 역대급 흥행작이 등장했다. 얼리억세스 단계에서조차 PC방 인기순위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해냈지만, 온라인게임 사상 최고의 사양을 요구한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당초 <배틀그라운드>는 국내 퍼블리셔도 없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이라는 핸디캡까지 가지고 있는 터라 PC방 점유율이 10% 미만일 때까지만 해도 일부 PC방의 프리미엄 좌석용 게임으로 인식되기도 했으나 인기 상승세와 더불어 이제는 말 그대로 대중화됐다.

당연하게도 PC방 PC 사양은 크게 업그레이드되기 시작했고 이번 겨울 성수기는 이러한 <배틀그라운드>발 PC 업그레이드의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i7 및 라이젠 5 이상의 CPU와 GTX1070 및 1080의 보급이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해 겨울 성수기가 끝날 즈음에는 주류 하드웨어 자리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배틀그라운드>의 15세이용가 등급 적용이 기폭제가 돼 다시 한 번 업그레이드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배틀그라운드> PC방 상용화 그리고 15세이용가 서비스
오는 1월 11일에는 <배틀그라운드> PC방 서비스가 유료로 전환된다. 지난해 스팀 버전이 흥행하면서 게임사 과금 없이 많은 게이머를 집객하는 등 특수를 누렸으나, 올해부터는 일부 게임비 지출이 불가피해졌다. 다만 여전히 스팀 버전은 별도로 운영되는 만큼 이미 스팀 버전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게이머들에게 스팀 버전을 서비스하는 것은 게임비 지출이 없다.

 

양대 PC방 관리프로그램 피카와 게토는 스팀 버전과 카카오게임즈 버전을 별도로 인식해 관리할 수 있도록 수정 중이며, PC방 상용화 전까지는 이를 완료해 배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스팀 버전과 카카오게임즈 버전은 설치 폴더가 다르지만 실행파일이 동일해 지금까지는 하나의 게임으로 인식되어 추가 이용료 과금 등 구분된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와 더불어 PC방에서 가장 염원하던 15세이용가 서비스가 도입될 예정이다. 당초 1분기 내 도입으로만 알려져 2월 중 적용될 것으로 추정됐으나, 듀오/스쿼드 모드 조기 도입 및 1.0 론칭 등으로 보아 1월 중으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15세이용가 버전은 PC방 영업에 중요한 기점이 된다. 우선 그간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27%대의 점유율을 유지해왔던 만큼 15세 이상 청소년 층이 추가적으로 유입된다는 점에서 전체 집객 확대는 물론 이용시간 증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뿐만 아니라 기존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은 이용등급 미 준수에 따른 경찰 출동 사유가 되나, 15세이용가 등급 이하에 대해서는 경찰 출동 사유가 되지 않기 때문에 청소년과의 실랑이가 사라진다는 점은 크게 환영할 부분이다. 다만 지자체의 행정처분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이 부분 역시 주의해야 한다.

커피레이크 vs 라이젠 2
올해 CPU 대첩은 흥미진진하다. 지난해 3월에 등장한 라이젠은 10년간 지속된 인텔 천하를 뿌리까지 뒤흔들었다. 소비자에게 성능, 발열, 전력소모, 가격 모든 면에서 합격점을 받은 라이젠은 AMD의 오명을 한순간에 지워버렸다. 놀라운 것은 10년간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던 인텔이 가격인하와 하이퍼쓰레딩을 적용한 셀러론 등 점유율 유지를 위한 필사의 행보를 하도록 이끌었다는 점이다.

 

인텔은 2017년 겪은 절치부심을 끝내기 위해 커피레이크를 꺼내들었다. 커피레이크의 일부 라인업은 이미 지난해 발매됐지만, 고급형 메인보드만 우선 발매됐던 터라 PC방을 비롯한 대중에는 제대로 보급되지 못했다. 하지만 라인업 확대와 보급형 메인보드의 등장이 올 3월로 예정되면서 본격적인 커피레이크의 역습이 예상된다.

반면, AMD 역시 라이젠으로 귀환에 성공한 뒤 1년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12nm ZEN+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1세대보다 더 나은 전력 효율과 높은 클럭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2세대 라이젠을 준비하고 있다. 발매 시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8년 내 출시는 기정사실이다.

즉, 라이젠 2가 커피레이크보다 먼저 발매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적어도 커피레이크가 출시된 이후 곧바로 시장에 공개되는 형세가 펼쳐질 전망이다. 사실상 커피레이크의 역습과 라이젠의 귀환이 그대로 연출될 형국이다.

앱플레이어 확산
지난 2017년이 앱플레이어가 PC방에 자리매김하게 된 원년이었다면 2018년은 앱플레이어가 확산되는 절정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2월에 론칭한 <리니지2 레볼루션>의 흥행으로 고사양 모바일게임 시대의 도래를 알렸고, 2017년 연거푸 흥행 바통을 이어받은 <리니지M>과 <다크어벤저3> 등 고사양 모바일 RPG들이 앱플레이어에 대한 수요와 이를 수용하는 PC 사양을 갖춘 PC방이 다시금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이제 모바일 흥행작들로 저변이 확대된 PC방 앱플레이어 시장은 다시 올해 출시될 <야생의땅: 듀랑고> 등의 기대작들과 함께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픈월드를 앞세운 RPG 장르와 모바일 이스포츠를 겨냥한 모바일 대전 기능의 확산 역시 이러한 기조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핵심 키워드로 부상한 워라밸 세대
요즘 소비자 트렌드이자 핫이슈로 ‘워라밸(워크-라이프-밸런스)’과 ‘소확행’을 빼놓을 수 없다. 일과 삶의 질에 적절한 균형을 선택한다는 의미의 ‘워라밸’과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한다는 ‘소확행’은 2030세대의 생활패턴과 삶에 대한 지론을 담고 있다. 넓게 보자면 청년 취업난(실업), 1인 가구, 삼포세대, 나를 위한 작은 사치, 자기 위로 및 자기 격려, 욜로 등 그간 수년간 젊은 세대의 흐름과 사회 현상의 변화를 대변하는 키워드들을 관통하고 있다.

 

한 쪽에 치우친 최고 보다는 자신을 소중히 하는 균형 잡힌 삶을 중요시하는 흐름에 발맞춰 PC 사양 및 주변기기, 인테리어, 먹거리, 요금제 등을 비롯한 마케팅 방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요구된다. 소확행만 놓고 보더라도 PC방의 첫인상과 일정 수준의 만족감을 주냐가 단골 고객을 형성시키는 핵심 키워드가 됐다는 사실을 방증해준다.

단적으로 최근 역대 온라인게임 최고 사양을 요구하는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때문으로 보이지만, 그 직전에 이미 프리미엄 좌석과 인터넷개인방송에 대한 수요와 이를 뒷받침하는 PC방 비즈니스 모델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었던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워라밸 세대와 소확행 소비 트렌드에 맞춰 PC방 또한 조그마한, 때로는 커다란 트렌드 변화를 시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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