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1월호(통권 32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 게임산업의 대표 박람회는 자타공인 지스타다. 대형 게임사들의 거대한 부스에는 신작과 새로운 업데이트 콘텐츠가 시연되기도 하고, 제작발표회를 방불케 하는 프로모션 영상이 초대형 멀티비전을 수놓기도 한다. 집객이 절정에 이르는 주말이면 발 디딜 틈도 없을 만큼 ‘북새통’이 되는 것도 지스타의 인기를 잘 설명해주는 수식어가 된지 오래다.

하지만 이렇게 화려한 지스타 2017의 B2C 외모 이면에는 게임산업의 현실을 담당해주는 B2B 부스가 있다. 게임산업을 지탱해주는 대들보이자 치열한 삶의 현장이기도 한 B2B관의 모습을 통해 현재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 현황과 앞으로 게임산업에 유행할 트렌드를 예측해봤다.

정제된 VR
지난 2년과 마찬가지로 VR은 B2B관에서 유독 눈길을 끌었다. VR 특유의 체감성과 차별성이 눈길을 끄는 주요 원인이지만, 적어도 지스타 2017 B2B에서는 예년과 달리 적은 수의 업체가 VR을 전면에 내세웠고, 콘텐츠와 장비의 완성도는 한결 다듬어졌다.

또 하나 특이점은 VR을 내세운 B2B 참가사 가운데 몸집이 큰 기업은 HTC VIVE뿐으로, 전부 중소기업이라는 점이다. 아직 밸류 크리에이션 막바지 단계로 기술뿐만 아니라 시장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완료되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에서 발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 중소기업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HTC VIVE를 제외한다면 어트랙션으로는 VR존이, 일반 HMD는 버추얼게이트 포브가 B2B관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테크노블러드의 버추얼게이트 포브는 PC방 무상 공급과 300호점을 강조하며, PC방 VR 생태계 조성에 열의를 내비쳤다.

모바일게임 빈익빈부익부, 대작화 그리고 온라인게임의 부흥
지난해 2,719부스 대비 5.0% 성장한 2,857부스로 역대 기록을 넘어선 성과를 냈다지만, 지난 5년 동안 모바일게임의 중흥기를 회상해보면 올해 B2B관은 매우 낯설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알 수 없지만 모바일게임 시장은 빈익빈부익부와 대작화가 동시에 나타났다.

B2B관 1층은 카카오게임즈, 스마일게이트, 웹젠, 텐센트, 샨다 등 대형 부스가 집결해 인산인해를 이룬 반면, 3층은 넥슨을 제외하면 스코넥 등 강소기업 몇몇이 분전했을 뿐 유령도시를 방불케 해 모바일게임 시장의 빈익빈부익부, 대작 중심 재편, VR의 적자생존 및 고도화 등의 면모가 확연히 엿보였다.

실제 올해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을 비롯해 서울산업진흥원, 경기도콘텐츠진흥원, 전라남도글로벌게임센터, 전라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등 여러 지자체가 공동관을 대규모로 운영했다. 예년 같으면 개별 부스로 참가했을 소규모 게임사들이 공동관의 도움을 받는 양상이 더욱 짙어진 것이다.

특히, 모든 대형 게임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온라인게임을 들고 나왔다는 점은 분명 최근 5년 사이 처음 겪는 일이다. 특히 <히트>의 성공에 이어 <오버히트> 론칭을 앞두고 있는 바른손이앤에이도 온라인게임을 선보이는 등 온라인게임 시장의 제2 부흥을 예측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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