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매장이 갖고 있는 충격적 꿀단지
소형 매장일수록 다양한 게임에 가맹해야

게임트릭스의 인기게임 순위는 지루하다. <배그>, <LOL>, <옵치>로 시작해 <피온3>, <서든>, <던파>로 이어지는 넥슨 트리오, 이 다음에는 <스타>와 <리니지> 그리고 <디아3> 등 아재겜으로 마무리다.

여기서 순위가 소소하게 바뀌어도 PC방 업주에게는 매장 내 점유율 순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매장의 매출원 역할을 하는 숨겨진 인기 게임들을 살펴보고, 이렇게 숨겨진 게이머를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살펴봤다.

의외의 매장에선 의외의 게임이 의외의 매출원
PC방 인기순위는 전국 PC방에서 실행된 온라인게임의 구동 시간의 모두 더해 집계된다. 그런데 여기서 해당 게임이 실행된 PC방의 수를 가지고 구동시간을 나누면 특정 온라인게임이 그 매장에서 얼마나 인기가 많을 지를 파악할 수 있다.

지난 11월 한 달 동안 PC방 매장당 가장 많은 이용시간을 기록한 게임은 1위 <배틀그라운드(6,707 시간)>, 2위 <리그오브레전드(6,253 시간)>, 3위 <오버워치(3,133 시간)>다. 여기까지는 인기게임 순위와 똑같지만 4위부터는 상상을 초월하는 충격적 게임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4위에는 PC방 매장 당 1,464 시간을 찍은 <길드워>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05년, 엔씨소프트 산하의 북미 스튜디오 아레나넷이 출시한 <길드워>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괄목할 성과를 거뒀지만 국내에서는 대중적 흥행에 실패한 작품이다.

전체 인기순위로 보면 200위 밖에 있어 150위까지만 표시되는 웹페이지 표에 등장하지도 않는 게임이고, 전체 점유율로 보면 0.00%로 소수점 2자리라는 제약에 막혀 제대로 표기조차 안 되는 게임이다.

<길드워>의 PC방 매장당 4위라는 성적은 숨어있는 게임과 게이머가 특정 PC방에서는 효자 게임과 대박 고객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실제로 미디어웹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길드워>가 실행되고 있는 PC방 매장은 단 3곳에 불과하며 하루 평균 11회 실행됐다.

사용시간을 게임실행 횟수로 나눈 ‘체류시간’은 게임에 대한 충성도를 의미하는데, 체류시간이 7시간에 달했다. 이는 게임트릭스에 등록된 모든 게임을 통틀어서 2위에 해당하는 순위다. 보통 게임들이 체류시간 100분을 넘기는 것도 버거워 하는 것에 비하면 믿을 수 없는 장타력이다.

이 외에도 7위 <불멸온라인>, 8위 <칼온라인>, 9위 <미루>, 12위 <프리프>, 13위 <뮤 블루>, 14위 <신천상비>, 15위 <미르의전설2>, 17위 <군타라온라인>, 18위 <영웅온라인>, 19위 <로한> 등의 결과가 나왔다.

이런 게임들 가운데는 PC방 업주가 구입해야 하는 정량시간 상품이 없는 경우도 있어 PC방에 고순도 매출로 연결되고는 한다. 이는 업계의 조명을 받지 못하는 게임일지라도 일부 매장에서는 대박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떡은 어쩌다 입에 들어왔을 때 낼름 삼켜야
체류시간이 긴 게임과 비인기게임 게이머가 우수 고객이라는 점은 PC방 업주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이런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를 능동적으로 나서서 고객으로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모셔오고 싶은 고객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방법이 없는, 사실상 ‘그림의 떡’이다.

인천에서 S PC방을 운영하는 장 모 업주(46세)는 “이런 게이머가 내 매장 인근에 거주하고, 또 PC방을 이용하는 게이머라면 그건 그냥 행운이고 천운이다”라며 “일단 존재 자체를 확인하기 힘든 희귀한 고객이고 동시에 이런 게이머를 끌어들일 뾰족한 방법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런 고객에 대한 이야기가 PC방 업주들이 모이는 인터넷커뮤니티에 올라오면 곧잘 화제가 된다. <군타라온라인> 출시에 맞춰 PC방 퍼블리셔 플레이위드에 가입했더니 <거상> 게이머가 왔다거나, 그라비티의 지지존에 가맹한 사실을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라그나로크: 제로> 출시 소식으로 <라그나로크> 게이머가 늘었다는 PC방 업주는 다른 업주들의 부러움을 사는 것이다.

장 모 업주는 “PC방 업주 입장에서 말하자면 이런 고객은 찾아나서는 것이 아니라 기다려야 한다. 레이더를 켜고 기다리다가 뭄에 콩나 듯 매장을 찾아오면 빠르게 반응해 붙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이서 “이런 고객이 매장에 원하는 바가 있다면 잘 들어놨다가 매장 운영에 반영하면 베스트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고객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PC방 프리미엄 혜택이 큰 역할을 하기에 평소 눈여겨보지 않았던 PC방 퍼블리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인기게임을 즐긴다고 해서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거부하고 싶은 게이머는 아니다. 오히려 비인기 게임을 즐기기 때문에 더욱 더 PC방 프리미엄 혜택에 목말라하고 있다.

비인기게임 유저는 PC방을 이용할 때 다양한 매장들 중 하나를 고르는 선택의 폭이 작다.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맹 매장 자체가 적어서다. 이런 게이머를 두고서는 저사양 가맹점이 고사양 비가맹점을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아울러 소형 매장일수록 이런 비주류 고객 한명, 한명이 매출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때문에 다양한 PC방 퍼블리셔에 가맹하고 어떤 비인기게임의 시간이 빠지는 지를 확인하는 것은 오히려 대형 매장보다 소형 매장의 체크포인트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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