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홀은 올해 지스타에 참가해 신작 온라인게임 <에어>를 출품하고 게임의 전체적인 윤곽과 전장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에어>는 기계 문명과 마법이 공존하는 독특한 스팀펑크 세계관의 MMORPG로, 공중에 떠 있는 부유도의 도시를 주요 배경으로 한 설정이 특징이다.

또한 이런 설정을 바탕으로 공중전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전면에 앞세웠고, 개성적인 콘텐츠도 구석구석에 배치했다. 다른 MMORPG들이 가지 않은 재미를 찾아 날아오르겠다는 포부다.

PC방으로 이륙할 준비에 여념이 없는 <에어>의 기장, 블루홀에서 <에어>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김형준 PD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에어(A:IR–Ascent: infinite Realm)라는 타이틀명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A. 프로젝트를 막 시작할 당시에는 ‘더 월드’라는 이름이었다. 그래서 외부에 처음 알려진 ‘프로젝트W’라는 이름도 월드(World)의 ‘W’다.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해 단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북미 지역에서는 어센트(Ascent)가 많은 표를 받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그리 익숙한 단어가 아니라서 게임의 핵심인 공중의 이미지를 담은 에어(Air)를 선택하게 됐다.

Q. 비행선이 게임의 핵심이기 때문에 스팀펑크 세계관을 선택한 것인가?
A. MMORPG를 좋아하는 지인 한 명이 “풀밭을 뛰어다니며 잔몹 좀 그만 잡고 싶다”고 말한 것에서 영감을 얻었고, MMORPG가 지겨운 것이 아니라 양산형 MMORPG가 지겨운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에어>의 비행선 위에서는 사냥도 할 수 있고 다른 플레이어와 전투를 벌일 수도 있다.

판타지를 기반으로 개성적인 요소인 비행선을 더했더니 결과적으로 스팀펑크 세계관이 되었다. 게임의 초반부에서는 스팀펑크의 느낌을 받기는 약간 어려울 수도 있지만 레벨업을 하면서 최고레벨에 도달할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기계문명과 조우하게 된다.

Q. 개성적인 PC MMORPG는 일종의 모험이다. 도전을 시도하는 이유가 있나?
A. 게임 시장의 분위기가 급변해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개발사들이 방향을 선회했다. 또한 <에어>가 처음 출발할 당시 블루홀의 자금 상황은 여유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개성을 어필하자는 결정을 내렸다. 블루홀은 개발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풍이 있다 보니 황당하고 색다른 아이디어도 많이 나온다. 이렇게 만들고 있는 게임이 <에어>다.

Q. PC방 인기순위 몇 위가 목표인가?
A. 당연히 마음만은 1등을 하고 싶다. 그러나 1등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유저들에게 오래 사랑받고 서비스를 이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유저들의 사랑에 힘입어 후속작도 계속 만들고 싶다.

Q. 타겟팅한 유저층의 연령대가 궁금하다.
A. 내부에서는 이미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20대가 MMORPG의 황금기를 보낸 30대보다 오히려 적응을 잘했다. 개발팀이 20대 테스트팀과 전장에서 붙었는데 패했다. 젊은이들이 잘할 것이라 예상하지만 그래도 특정 연령대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연령대에서 즐겨주길 바란다.

Q. <에어>의 시스템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시스템은?
A. 위치 기반 자동 퀘스트 생성 시스템이다. 시스템이 유저의 위치에 반응하기 때문에 기획자가 유저의 동선을 통제하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고, 최고레벨 이후에도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발자들은 고생하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개선할 계획이다.

Q. 시스템을 악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A. 초기 MMORPG에 비하면 최신 MMORPG는 유저에게 제약이 많은 편이다. 제약이 느슨한 MMORPG가 갖는 재미도 분명 있다. 내부 테스트에서 어떤 테스터는 위치 기반 생성 퀘스트를 이용해 평균보다 2배 빠르게 레벨업을 했다. 고치려고 생각을 했지만 남들보다 빠르다고 해서 제약하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무법지대로 만들겠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예전 MMORPG에서 선사했던 자유와 재미를 선사하고 싶다. 이런 자유로움은 약세를 보이고 있는 PC MMORPG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

Q. PC방 프리미엄 혜택도 특이할 것 같다.
A.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만, PC방 프리미엄 혜택은 개발팀의 수장이 단독으로 발언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사업팀과 관련된 영역이다. 아직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단계라 시원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죄송하다.

Q. 비행선을 조종한다는 느낌이 없다는 반응이 있다.
A. 부유감이나 관성 같은 비행선스러운 효과를 적용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했더니 항구에 정박하는 것도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현실감있는 비행선 조작감은 기술적으로 그리 어렵지 않다. 우리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사실감 있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MMORPG에 신선함을 더한다는 목표가 중요했다.

Q. 전장 시스템은 30분이 소요되는데 이는 의도한 것인가?
A. 초기 기획에서는 전장의 넓이가 지금의 3배에 달했고, 지상전이 배제된 오직 공중전도 고려 대상이었다. 그러나 30분 정도가 지나면 즐거움보다는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때문에 전장의 크기를 축소하고 직관적인 지상전도 넣었다. 진행로를 단순하게 한 것도 변수를 줄이고 직관적으로 핵심을 전달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Q. 이번 시연 버전에서 로딩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의견이 많다.
A. 이번 버전은 모든 지역을 한꺼번에 불러오는 방식이라 로딩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는 별도의 로딩이 없다. 정식 서비스 버전은 데이터를 분할하는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라 긴 로딩은 전혀 없을 것이다.

Q. PC 외의 다른 플랫폼도 고려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크로스플랫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한다. 우리도 당연히 고려하고 있다. 블루홀은 콘솔 플랫폼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데, 언리얼은 포팅작업에 우수한 엔진이라 만약 <에어>가 콘솔로 진출한다면 그대로 작업하면 된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남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었고 그래서 <에어>를 만들고 있다. 많은 관심과 이해를 보여주시면 이를 반영해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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