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1월호(통권 32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 인기 순위를 비롯해 전 세계 판매량과 동시접속자 기록 등을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며 새 역사를 쓰고 있는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는 PC방 PC 사양 업그레이드를 이끌 뿐만 아니라 특정 하드웨어에 대한 선호도까지 바꾸고 있다. 한없이 치솟고 있는 <배틀그라운드>의 인기에 힘입어 비주류에서 잇템으로 거듭난 하드웨어 제품들을 살펴봤다.

 

폭발적인 인기로 각종 기록을 갈아치운 <배틀그라운드>
지난 3월 밸브사의 스팀(Steam) 플랫폼에서 처음 데뷔한 <배틀그라운드>는 얼리억세스 서비스로는 드물게 최단기간인 16일 만에 100만 장 판매를 기록하는 등 세계무대에서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별다른 홍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속도로 동시접속자를 늘려온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8월 수년째 스팀 동시접속자 순위 1위 자리를 지켜온 <도타2(Dota2)>를 밀어내고 동시접속자 1위에 올랐다. 이어 9월에는 판매량 1,000만 장을 넘기고, 동시접속자 수 133만 명을 기록하며 기존 <도타2>가 달성한 최대 동시접속자 기록(129만 명)도 갈아치웠다.

식을 줄 모르는 <배틀그라운드>의 열기는 10월에도 계속됐다. 추석연휴 이후 동시접속자 수 196만 명을 넘기더니, 10월 11일에는 200만 명마저 넘어섰다. 지금도 <배틀그라운드>는 스스로 세운 기록을 계속해서 경신하는 중이다.

PC방 하드웨어 트렌드에 부는 변화의 바람
이런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는 PC방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자발적으로 게임을 구매한 유저들이 PC방에 몰리면서 PC방 게임순위에 이름을 올리자마자 TOP 10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꾸준히 순위를 올린 <배틀그라운드>는 굳건했던 TOP 5마저 흔들고, 급기야 지난 10월 16일에는 잠시나마 오랫동안 1위를 지켜온 <리그오브레전드>를 왕좌에서 끌어내리기까지 했다.

 

사양 요구치가 높은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은 정체됐던 PC방 사양마저 움직였다. 렉과 강제 종료되는 문제를 막기 위해 PC방 메모리 표준 용량은 16GB가 기본이 됐고, 언리얼엔진4 기반의 사실적인 게임 그래픽과 최근 접목된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 기술을 위해 지포스 GTX10 시리즈를 도입하는 곳도 늘었다.

6코어 이상을 지원하는 게임 성격 탓에 AMD 라이젠이나 인텔 i7 시리즈와 같은 고성능 멀티 코어 프로세서를 선택하는 PC방도 생겨났으며, 배틀로얄 장르라는 독특한 게임성이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면서 평소 같으면 PC방에서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법한 IT 기술과 하드웨어들에 대한 주목도까지 높이기 시작했다.

사운드 플레이로 비중 커진 헤드셋
<배틀그라운드> 효과로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헤드셋의 비중이다. 기존 PC방의 헤드셋은 단순히 음성채팅만 지원하면 되며, 그저 튼튼한 내구성과 원활한 AS처리가 제품 선택의 기준이었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가 흥행하면서 이런 기준은 단번에 뒤집혔다.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적을 먼저 탐지하고 발견해야 하는 <배틀그라운드>에서 자동차나 오토바이 같은 운송수단의 엔진 소리나, 발소리와 총소리 등을 단서로 적의 위치를 알아내는 ‘사운드 플레이’가 게임 유저들 사이의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사운드 플레이’의 특성상 작은 소리까지 세밀하게 구분할 수 있는 고성능 헤드셋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또한 채널 수가 많을수록 방향 구분이 수월해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는 유저들은 고성능 유닛을 탑재한 다채널 헤드셋을 선호한다.

가장 선호도가 높은 것은 가상 7.1채널 헤드셋이다. 일반 2채널 스테레오 헤드셋보다 입체감이 뛰어나면서 가격도 3~4만 원 전후로 합리적인 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몰입감을 살려주는 진동 기능까지 더한 제품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는 다소 갈리는 분위기다.

소리 나는 방향을 화면에 보여주는 ‘소리 시각화 기술’
그동안 PC방에 설 자리가 없었던 고성능 사운드카드도 부가 기능인 ‘소리 시각화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배틀그라운드>의 잇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시각화해주는 기술은 앞서 언급한 ‘사운드 플레이’의 개념을 더욱 극대화한 기술이다. 귀로 구분하는 소리를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아예 캐릭터를 중심으로 360도의 레이더를 만들고 소리가 나는 방향과 세기를 표시해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해준다.

 

대표적인 것은 ASUS의 프리미엄 하드웨어 제품군에 적용된 ‘소닉 레이더(Sonic Radar)’다. 게임화면 위에 원형 레이더를 띄우고 소리의 방향을 표시해주는 이 기술은 유저들 사이에서 ‘합법적 핵’이라고 불리며 그 유용성을 인정받고 있다. 직접 소리가 발생한 위치를 눈으로 보는 것이 듣는 것보다 훨씬 직관적인 까닭이다.

이런 소닉 레이더는 주로 ASUS의 프리미엄 헤드셋, 사운드카드 등에 제공된다. 하지만 헤드셋은 금액이 30만 원대로 다소 비싸다보니 저렴한 사운드카드에 눈을 돌리는 유저도 적지 않다. 또한, 해당 기능이 탑재된 일부 프리미엄 메인보드를 시스템을 교체하면서 선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프리미엄 사운드카드로 유명한 CREATIVE사 역시 소닉 레이더와 유사한 스카우트 레이더(SCOUT RADAR)를 제공하고 있지만,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이나 일부 하이엔드 메인보드에서만 제공된다는 점과 스마트폰용 앱을 이용해야만 한다는 점 때문에 아직까지는 소닉 레이더 쪽이 좀 더 주목받는 상황이다. 단 사운드 성능과 공간감에서는 우수성을 인정받는 만큼 ‘사운드 플레이’를 위한 고성능 헤드셋과 짝을 이루는 용도로는 주목받고 있다.

더 넓은 시야로 적을 찾는 파노라마 모니터
마지막 <배틀그라운드> 잇템은 일반 16:9 화면비의 모니터보다 가로가 더 긴 21:9 비율의 파노라마 모니터다. 넓은 좌우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파노라마 모니터는 주위 탐색이 유리하기 때문에 많은 <배틀그라운드> 유저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파노라마 모니터는 크게 WFHD(2,560x1,080) 해상도와 UWQHD(3,440x1,440) 해상도 둘로 나뉘는 데, 해상도가 클수록 게임 그래픽이 요구하는 시스템 자원도 높아지므로 사양 부담 면에서는 WFHD쪽이 좀 더 유리하다. 일반 FHD(1,920×1,080) 모니터보다 가로가 약 33% 가량 더 긴 WFHD는 더 넓은 좌우 화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FPS 게임 유저들의 선호도가 높다.

 

특히 <배틀그라운드>는 강제로 상하를 잘라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오버워치>나 아예 해상도를 지원하지 않는 <서든어택> 등과는 달리 일반적인 패키지 게임들처럼 21:9 비율에서 표현돼야 할 좌우 부분을 모두 지원하도록 해 파노라마 모니터만의 장점을 살렸다.

때문에 파노라마 모니터를 사용하는 유저는 기존 16:9 비율 모니터 사용자보다 훨씬 적은 움직임만으로도 더 넓은 범위를 확인하고 빠르게 식별할 수 있으며, 움직임이 적은 만큼 피로도도 낮아 더욱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효용성 입증된 잇템, PC방에서의 가치는?
그동안 범용성이나 효용 가치가 낮아 PC방에서는 외면했던 <배틀그라운드>용 잇템들은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는 유저들에게 높은 효용 가치가 입증된 아이템으로, PC방을 찾는 <배틀그라운드> 유저가 늘어날수록 그 가치도 함께 커지게 된다.

당장 내년 초부터 카카오게임즈가 예고한 15세이용가 등급 <배틀그라운드>의 PC방 서비스가 시작되면 <배틀그라운드>를 PC방에서 즐길 게이머는 지금보다 더욱 늘어날 것이 분명하며, <오버워치>와 함께 144Hz 게이밍 모니터가 확산된 것처럼 <배틀그라운드> 잇템이 새로운 PC방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크다.

트렌드 아이템은 집객 효과를 발휘해 매출에 기여하고, 다시 재투자와 그로 인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첫 단추 역할을 한다. PC방이 <배틀그라운드>용 잇템을 마케팅을 위한 전략재로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프라이팬’의 원본 프라이팬을 활용한 재떨이나 일명 뚝배기로 불리는 ‘스페츠나츠 헬멧’과 같은 굿즈마저 PC방에 유행하는 요즘, <배틀그라운드> 잇템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입소문까지 내는 새로운 PC방 하드웨어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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