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1월호(통권 32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배틀그라운드> 2차 쇼크 온다!

깜짝 등장해 많은 화제를 만들고 있는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는 스팀이라는 낯선 플랫폼, 얼리억세스라는 서비스 방식,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에 따른 제한, PC방의 계정 대여 문제, PC방 무과금 타이틀, 패키지 판매라는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 등 수많은 특징들로 PC방의 상식을 난타했다.

무엇보다 <배틀그라운드>는 PC방 인기순위에서 1위를 다투고 있다. 제아무리 특이하다고 한들 고객들이 찾지 않은 게임이라면 PC방 업주가 관심을 가질 하등의 이유가 없고, PC방 업계가 받을 충격 또한 없었을 것이다.

이런 <배틀그라운드>가 오는 11월 14일 대망의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다. 카카오게임즈에서 퍼블리싱하는 카카오 버전 <배틀그라운드>가 PC방에 상륙하면 스팀 버전 <배틀그라운드>만큼의 충격이 다시 한 번 PC방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PC방 업주들이 한번쯤 되새겨야 할만한 ‘카카오배그’의 주요 포인트를 짚어봤다.

1. ‘카카오배그’는 한 시간에 얼마 빼갈까?
카카오게임즈는 한국 서비스에 돌입한 직후부터 두 달간 PC방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 과금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획만 밝혔을 뿐 프로모션 이후 ‘카카오배그’의 과금 수준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때문에 ‘카카오배그’의 유료게임비를 구체적으로 논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공개 시점은 한국 서비스가 시작되는 14일 직전, <배틀그라운드>가 참가한 지스타 2017 기간(11월 16일~19일), PC방 무료 프로모션 종료 시점인 연말연시 정도로 압축된다.

다만, 카카오게임즈가 PC방 퍼블리싱을 맡은 <검은사막>을 기준으로 유추한다면, 통합과금을 기준으로 1시간당 240코인이고 이를 원 단위로 환산하면 시간당 과금은 약 238원이다.

또한 PC방 퍼블리싱 시장의 관례나 다른 PC방 퍼블리셔들의 과금 역시 240원 안팎에 집중되어 있고 카카오게임즈가 PC방 퍼블리싱 경험도 있는 만큼 ‘카카오배그’ 역시 240원 선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2. 카카오게임즈가 노리는 유저는 누구이며, 그 규모는?
‘카카오배그’를 두고 ‘스팀배그’를 즐기고 있는 기존의 게이머들은 카카오게임즈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해도 굳이 새로운 (카카오)계정을 결제하고 싶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찬가지로 전문가들 역시 스팀 유저가 카카오 유저로 갈아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한다.

동일한 콘텐츠와 서버를 이용하는데 구태여 32,000원을 지불해가며 패키지를 다시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카카오배그’가 혹할 만한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선사한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카카오게임즈는 게이머들의 반발을 의식해 능력치 아이템 등 과도한 PC방 혜택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직도 <배틀그라운드>를 접하지 못한 게이머를 발굴해 게임이 가진 우수한 게임성과 재미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시 말해 기존의 스팀 유저들이 타겟층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날 카카오게임즈가 내놓은 도수분포표에 따르면 현재의 스팀 유저는 ‘이노베이터’와 ‘얼리어답터’에 해당하므로 이 둘을 합한 16%를 제외한 나머지 84%의 잠재 유저가 ‘카카오배그’의 공략 대상이다.

3. 그래서 내 통장에서는 얼마가 빠지게 될까
카카오게임즈가 타겟팅 했다는 잠재 유저 84%라는 비율, PC방을 이용하는 <배틀그라운드> 게이머 중 PC방 이용 비율이 ‘스팀배그’와 ‘카카오배그’가 같다는 전제 하에 PC방 업주가 추가적으로 지출해야 할 유료게임비를 유추할 수 있다.

게임트릭스를 기준으로 최근 한 달 간 <배틀그라운드>의 PC방 이용시간(37,387,254분)을 전국 PC방 숫자로 나눠 PC방당 이용시간(174,299분)을 얻고, 이를 다시 시간 단위로 변환하면 매장 한 곳에서 한 달에 평균 2,904시간 동안 <배틀그라운드>에 접속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구한 2,904시간에 앞서 언급한 시간당 과금 238원을 곱하면 691,152라는 숫자가 나온다. 다시 말해 ‘이노베이터(2.5%)’와 ‘얼리어답터(13.5%)’ 그룹이 내 통장에서 자동이체 됐을 한 달 유료게임비 69만 원을 절약해준 셈이다.

이를 다시 초기 대중들(34%), 후기 대중들(34%), 후발대(16%)를 고려해 계산하면 ‘카카오배그’ 서비스로 인해 발생할 PC방 매장 한 곳당 지출할 유료게임비는 월 3,628,548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4. ‘15세이용가’, 계정 대여 및 단속 스트레스 끝?
‘카카오배그’가 15세이용가 등급으로 게임위를 통과하면서 PC방 업계에서는 그동안 시달렸던 문제가 원천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의 ‘스팀배그’를 몰래 플레이하는 청소년을 찾아내 제지해야하는 업무가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동안 ‘스팀배그’ 플레이가 금지됐던 청소년들이 ‘카카오배그’를 한다면 PC방 업주는 경찰이 출동하고, 관련 단속에 노심초사하고, 행정처분을 걱정하는 등의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32,000원 가격의 패키지 구입을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PC방 업주에게 ‘스팀배그’ 계정을 요구하던 고객들도 사라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법을 지켜가며 장사했던 PC방 업주가 고객을 잃어버리는 기존의 양상도 막을 내리게 된다.

다만 PC방이 고객에게 계정을 대여해주는 행위 자체가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왜냐하면 ‘스팀배그’는 PC방 과금이 없고, 반대로 ‘카카오배그’는 PC방 과금이 있다. PC방 고객들이 ‘카카오배그’를 하지 않고 ‘스팀배그’에 몰려야 남는 장사다.

과거 <리니지>와 같은 정액제 MMORPG나 <디아블로3> 같은 패키지게임 사례에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단골 고객의 게임이용비를 대신 결제해주면서까지 피하고 싶고, 부담스럽기 그지없는 것이 PC방 과금이기 때문이다.

5. ‘카카오배그’ 별도 클라이언트? 스팀 계정 연동?
한편, PC방 업주들 사이에서는 ‘카카오배그’ 접속 방식이나 클라이언트 파일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수많은 PC를 관리하고, 파일을 운용하고, 관리프로그램과 연동해야 하는 PC방 업주에게 이만큼 중차대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카오배그’는 별도의 클라이언트를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유저는 ‘카카오배그’ 클라이언트를 실행하고 카카오 ID를 입력해 접속하면 된다. 이는 PC방 업주의 스토리지 부담이 커지지만 PC방 업주는 관리프로그램에서 유료게임비를 설정하는 기존 체계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2013년과 달리 PC방에는 노하드솔루션이 자리를 잡았고, 이는 하드디스크 관리 및 클라이언트 파일 관리에 대한 PC방 업주의 부담을 한결 덜어줬다. 때문에 별도의 클라이언트를 사용하는 것이 PC방과의 궁합에 흠결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과거 <도타2>가 동일한 클라이언트를 사용하는 대신 스팀 ID와 넥슨 ID를 연동하도록 하는 번잡한 과정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되며, PC방 과금과 관련해서도 불미스러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6. 모두가 반기지 않는 PC방 혜택, 카카오의 해법은?
PC방 프리미엄 혜택은 PC방 업계, 게이머, 게임사 모두가 호의적이지 않아 접근하기 골치 아픈 대상이다. PC방 업계에서는 제값을 못하는 상품의 대명사로 통한다. 빈약한 혜택으로 집객에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은데 PC방 과금의 근거가 되기 때문에 반감을 산다.

반면 게이머는, 특히 집에서만 게임을 하는 게이머는 PC방 때문에 차별받고 있다는 인상을 받기 때문에 PC방 프리미엄 혜택이라는 시스템에 적대감을 갖는다. 아울러 게임사 역시 이런 정서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PC방에 과금을 하고 싶기에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혜택의 퀄리티를 높이지 않는다.

<배틀그라운드>는 이런 PC방 혜택을 구상하기가 여타 게임들보다 훨씬 어려운 게임이다. 일단 ‘배틀로얄’ 장르의 특성상 엄격한 공정성이 요구되므로 능력치 관련 혜택은 애초에 제외된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는 ‘스팀 배그’와 동일한 콘텐츠를 누누이 강조하고 있으며, ‘꾸미기 아이템’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게임의 공정성을 유지하는 대신, PC방 혜택이 가지는 매력을 일정 부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다.

다만, PC방 혜택은 인게임 혜택에 국한되는 개념은 아니다. 카카오게임즈는 <배틀그라운드>의 즐거움을 확장하기 위한 오프라인 행사 및 대회를 PC방에서 적극 개최하고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인게임에서 포기한 매력의 일부를 게임 밖에서 흘러넘치도록 메울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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