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업계에서 요금을 인하하는 출혈경쟁은 생존과 업종 전체의 이미지와 연결되는 가장 민감한 사안으로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중요하지만 케케묵은 문제를 다시금 수면 위로 부상시킨 것은 다름 아닌 주연테크 VRIZ 마곡점의 오픈 이벤트다.

논란의 중심에 선 마곡‧발산 지역은 최근 대형 PC방들이 동시에 들어서면서 출혈경쟁에 대한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져있던 터에 주연테크 VRIZ 마곡점이 오픈하면서 ‘이용요금 100원’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어 아수라장이 됐다.

PC방의 시초가 된 인터넷카페가 처음 등장한 이후 PC방 평균 이용요금은 꾸준히 하락해 이제는 700원대로 내려간 상황이다. 물론 먹거리 판매 등 부가수익원의 발굴로 인해 투트랙 전략화 되고 있다지만, 고객의 대부분인 모든 게임 유저들에게 ‘PC방 요금은 저렴하다’는 인식을 각인시키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다.

실제로 요금을 낮춰 집객을 높인 다음 부가 수익원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PC방을 운영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하지만 반대로 이용요금을 높이는 대신 시설임대업으로서의 핵심인 PC 사양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사례 역시 대칭적으로 널리 확대되고 있다.

사실 PC방 요금을 낮추는 방식 자체는 대형마트의 미끼 상품이나 소프트웨어 기업의 투트랙 전략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마케팅 기법이다. 하지만 결과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그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출혈경쟁에 따른 폐업이 속출하고, 살아남은 PC방 역시 현실적인 가격으로 인상하기 어려워 사실상 원금회수에 차질을 빚게 된다. 더욱이 거의 대부분 폐업한 자리에 신규 PC방이 다시 들어오기 마련이라 어제의 생존자가 오늘의 사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건물주가 차린 PC방이 아니라면 말이다.

주연테크 측은 “유통업계의 100원 이벤트에서 착안한 것으로, 오픈일인 9월 22일부터 월말인 30일까지만 한시적으로 진행하는 오픈 이벤트”라고 해명하고 “업계 내 파장이 큰 만큼 이벤트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마곡‧발산 지역의 ‘이용요금 100원’ 사태는 2015년에 이어 2번째로 발생한 업계 최저금액이다. 한시적인 오픈 이벤트라고 해도 업계 내 역대 최저금액이라는 사실에 수많은 업계 종사자들이 우려와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이유다.

일시적인 요금 인하는 이미 오랫동안 존재해왔던 마케팅 기법 중 하나이기는 하나, 직접적인 피해와 업종에 대한 인식저하, 그리고 이로 인해 파생될 2차 피해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 많은 PC방 업주들은 이로 인해 공멸의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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