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업계, 국회 간담회 통해 <스타: 리마스터> PC방 과금의 부당함 논리 전달
이제 공은 블리자드로 넘어가, PC방 업계가 납득할만한 수준의 답변 내놓아야

“새로운 게임은 아니지만 ‘필적할’ 만한 게임이다” 9월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해외 게임사 국내 PC방 과금 논란 간담회’에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해 참석한 전동진 상무의 말이다. PC방 과금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새로운 게임”이라는 기존 주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과 소상공인연합회 주최로 진행된 ‘해외 게임사 국내 PC방 과금 논란 간담회’에는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와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이 PC방 업주를 대표해 참석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PC방 과금 이슈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김병욱 의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스타크래프트가 없었다면 한국 게임발전이 없었을 것이고, 한국 PC방이 없었다면 블리자드의 발전도 장담하기 어려웠다. 오늘 간담회 자리가 이번 정부의 화두이기도 한 ‘상생’을 도모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간담회 시작부터 열띤 분위기가 조성됐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PC방과 블리자드가 서로의 입장을 설명하는 시간부터 고성이 오갔다. PC방 업계 참석자 쪽에서는 “이미 다 아는 얘기를 늘어놓지 마라. 우리가 말할 시간이 줄어든다”고 소리치며 그동안 마음 속에 쌓여있던 앙금을 드러냈다.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정철두 이사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구 버전에 적용하는 일종의 패치 방식인데, PC방은 구 버전 CD를 구입한 상태다. 스타크래프트의 핵심인 배틀넷 접속을 못하게 한 것도 모자라 구 버전 화질도 나빠졌다”며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PC방 과금 과정에서의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전동진 상무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블리자드의 수많은 노력과 시간, 비용과 인력이 투입된 새로운 게임이다. 이런 게임을 한국 시장에서 널리 통용되는 비즈니스 모델인 PC방 과금에 맞춰 서비스하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나?”라고 답변했다.

이후 PC방 과금이라는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게임사들의 모델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 RTS 게임에서 PC방 프리미엄 혜택이 의미가 있는가 하는 설전이 오갔지만 핵심 논점으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신작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가’가 떠올랐다.

이 논제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둘러싼 이슈인 PC방 과금의 정당성, 구 버전 무료화, 일방적인 패치 방식, 도수요금제 수위 등 부차적인 이슈들의 토대가 된다. 또한 블리자드가 주장하는 것처럼 ‘게이머가 아닌 PC방에서 따로 비용를 받는 한국의 온라인게임들과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무엇이 다른지’를 규정하기 때문이다.

PC방 업계 측에서는 대부분의 PC방에서 구 버전 CD를 구입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왜 새로운 게임인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구 버전 <스타크래프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따졌다. 또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와 다른 방식이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결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새로운 게임은 아니지만, 새로운 게임에 ‘필적할’ 만한 게임”이라고 정정했다. 이는 ‘새로운 타이틀이므로 새로운 것들을 적용하려 한다’는 블리자드의 기존 입장과 논리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간담회는 시간 관계상 여기서 마무리되었다. 김병욱 의원은 “첫 간담회에서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자리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이런 자리를 더 만들어 진정한 상생이 구현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PC방 업계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입장을 정리해 할 말을 다 전달했다. 그리고 그동안 일방적으로 불도저식 밀어붙이기를 강행하던 블리자드의 태도에 변화를 기대하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공은 블리자드로 넘어갔다. 그동안 귀를 닫은 채 PC방 과금, 요금 수위, 프리미엄 혜택 등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관련 이권 행사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추진력을 받으려 했던 블리자드가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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