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와 <리그오브레전드> 두 게임 모두 PC방 가동률을 호령하는 인기작이지만 인기를 제외하면 차이점이 상당히 많은 게임이다. 개발사, 장르, 점유율 등의 차이 말고도 PC방이 눈여겨볼 특징은 따로 있다. 바로 성비(性比)다.

최근 1년 사이 PC방 업주들 사이에서는 여성 고객의 비중이 늘었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PC방 흥행작인 <오버워치>가 여성 게이머에게 크게 어필하면서 PC방을 찾는 여성 고객의 발길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간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FPS로는 <서든어택>이 있었지만 게임의 그래픽이나 캐릭터 부분에서 <오버워치>에 대한 주목도가 높았다. 아울러 <오버워치>는 15세이용가 게임물이라 PC방 고객의 주요 연령대인 10대를 성별 구분없이 PC방으로 이끌었고, 결과적으로 여성 고객의 연령대를 확대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PC방 업주 커뮤니티에서는 “PC방 인기 게임 중에서 여성 고객의 선호도가 피부로 느껴지는 게임은 <카트라이더> 이후 처음이다”, “<오버워치>가 지금보다 힘을 내서 여성 고객들을 PC방으로 이끌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적지 않게 오고 간다.

이처럼 <오버워치>는 여성 유저 물결의 선봉에 서있고, 덕분에 PC방에 여성 고객이 많아진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오버워치> 이전에도 PC방 고객 성비에 변화를 준 게임은 <카트라이더>, <클럽오디션>, <사이퍼즈>, <블레이드앤소울> 등 제법 많았다.

다만, <오버워치>는 2012년 전면금연화 시행 이후 과도기를 거쳐 PC방에 새로운 흡연문화가 확고히 자리잡은 이후에 등장했다는 사실은 차이점이다. PC방은 더 이상 담배냄새가 진동하는 공간이 아니라 쾌적한 실내 공기를 자랑하는 공간이 되었다는 방증이다.

여성 고객이 증가한 최근 현상은 PC방의 오랜 약점으로 지적되던 청결과 위생 관련 이미지를 불식한 결과라고 풀이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2년 발간한 게임이용자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한 달 평균 PC방 이용 비율(남 77.6%, 여 46.9%)과 빈도(남 6.1회, 여 4.1회) 모두 여성이 약세였는데, 여성 응답자 58.7%가 ‘불결한 환경’을 이유로 PC방 이용을 꺼린다고 답했다.

PC방 전면금연화 시행 이후 흡연실을 이용하는 문화가 뿌리내리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렸고, 매캐한 담배연기로 인식되던 기존의 이미지를 털어내는데 또 다시 시간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이제야 전면금연화의 밝은 면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PC방의 청결/위생 관련 약점은 비단 흡연에 국한되지 않는다. 마우스와 키보드, 의자와 패드, 화장실 등 이미지를 재고할 수 있는 분야는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PC방 업계는 언제나 10~20대 남성 고객에 집중된 기존 고객층 확장이라는 과제에 집중해왔다. 때문에 여성 고객은 수면 아래 잠긴 거대한 빙산이었고 <오버워치>로 대변되는 여성 고객 증가는 이제 드러나기 시작한 일각이다.

이렇게 어렵사리 확보한 여성 고객을 <오버워치>의 인기가 식을 때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지 않도록, 확실한 고객으로 붙잡기 위한 영업 전략을 수립해야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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