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게임순위 2위에 안착해 있는 <오버워치>가 이스포츠 분야에서도 2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회 늘어나지만 게임단은 줄어드는 <오버워치>
올해 1분기만 해도 <오버워치>는 이스포츠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오버워치> 리그’를 공개했고, APEX도 시즌3를 마지막으로 오픈 디비전으로 대회명을 바꾸면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자체 대회로 흡수했다.

이런 일련의 적극적인 활동에도 불구하고 이스포츠 종목으로서 <오버워치>의 지위는 곤두박질치기 일보직전까지 뒷걸음질한 상태다.

해외에서는 <오버워치> 최초로 게임단을 설립한 리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수많은 유명 팀들이 재정 문제 등으로 줄줄이 해체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스포츠의 종주국인 한국도 예외는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챌린저스에 해당되는 아마추어 팀들이 해체를 선언하는가 하면, 실업팀으로 재 창단해 <오버워치> 게임단들의 롤모델로 부상했던 라이노스게이밍의 해체는 이스포츠계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시작 전부터 홍역 앓는 <오버워치> 리그
연고제와 클럽제를 합친 형태로 올해 3분기부터 시험 운영될 예정인 ‘<오버워치> 리그’를 앞두고 잇단 게임단 해체 소식은 위험신호다. 룰이나 상금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우수한 팀들이 많이 참가해 더 뛰어난, 더 기발한 ‘보는 재미’를 연출할 수 있느냐다.

무엇보다 ‘<오버워치> 리그’는 지역별로 클럽에 해당되는 게임단들이 정규적으로 경쟁하며 리그에 합류해야만 그 생태계가 완성될 수 있는데, 잇단 게임단 해체 소식은 리그의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여기에 해외 스포츠 매체 ESPN의 ‘고액의 게임단 등록비’ 보도는 큰 파문을 불러왔다. 협상자(게임단)가 유리한 협상력을 얻기 위해 흘린 거짓 정보라고 해명했지만 협상자 자체가 해체되고 있어 협상의 여지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형세다.

지난 2월에 공개된 정보로는 지역 (클럽 성격)로컬팀이 자발적으로 홍보하고 경쟁해서 연고팀으로 등극해야 되며, 당연히 게임단과 리그에 대한 로컬 스폰서도 직접 섭외하고 수익도 배분해야 한다. 여기에 브랜드와 지역 명칭을 팀명에 반영하는 것도 고려 중일 뿐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물론 경기장도 로컬팀 오너들과 논의해 처리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블리자드가 본선 외에는 직접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결과적으로 재정 지원 여건이 좋은 일부 실업팀을 제외하고는 <오버워치> 리그에 뛰어들기도, 본격 시작될 때까지 버티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종목 미신청, 프로 선수와 이스포츠 생태계 조성 어려워
이러한 악조건 속에 현실적 문제가 또 하나 나타나고 있다. ‘영웅’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한국 프로게이머들은 뛰어난 성적과 놀라운 경기력으로 세계 선수들에게 희망이자 도전의 대상이 되어왔는데, 여러 이유로 많은 게임단이 <오버워치>를 포기하고 있다.

챔피언스 리그에 합류하면 최소한의 연봉은 보장되는 <리그오브레전드>와 달리 <오버워치> 게임단은 알아서 로컬 스폰서를 잡지 못하면 상금을 획득하지 못하는 한 교통비도 해결하기 힘들다. 재능 있고 열의 넘치는 준프로급 선수들이 떠나가고 있는 이유다.

역설적으로 선수 보호와 이스포츠 진흥을 위해 마련된 법률에 의한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한국 유저가 <오버워치> 세계 랭킹 1위가 되고 실업팀의 리더가 되어도 그는 여전히 아마추어다. KeSPA에 따르면 수차례 요청에도 불구하고 블리자드는 <오버워치> 종목 신청을 미루고 있다.

즉, <오버워치>는 정식 종목이 아니기 때문에 ‘프로’ 지명이 안 되고 프로게이머 ‘직업군’으로 법적 대우를 받지 못한다. 공식 전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상금에 대한 세금 명목과 비율도 달라진다.

선수들에게 종목에 대한 매력이 감소하는 대목이다.

열쇠는 블리자드의 손에 들려있다
악재들이 겹치다보니 <오버워치>의 이스포츠 위상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전 세계를 통틀어 프로 리그가 없는 상태고, 선도적 역할을 할 선수와 게임단이 대거 떠나고 있다. 선수들과 리그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초기 자본 투입 계획도 전무하고, 경기 상금 규모도 경쟁 종목 대비 1/20로 작다. <오버워치>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일궈낸 성적만큼 이스포츠 계에서도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관계자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주문하기 보다는 초기에 결단과 전면적인 진흥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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