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5월호(통권 31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3월 31일, 서울 강남의 게임이너스 PC방이 171대에 달하는 전 좌석에 윈도우 10을 탑재해 오픈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 최초로 전 좌석에 윈도우 10을 도입했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지만 지원이 요원했던 노하드솔루션 기반의 윈도우 10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PC방 업계의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윈도우 10 운영체제를 최초로 도입할 수 있었던 계기를 들어보고, 노하드솔루션 기반의 운영에서 문제점이나 고객들의 반응 등을 살피고자 오픈한지 1개월가량이 지난 게임이너스 강남점을 찾아가 김정현 사장을 만났다.

얼리어답터 기질이 다분한 게임이너스 김정현 사장
분당 서현역에서 1호점 게임이너스 PC방을 오픈한 김정현 사장은 최신 시스템과 하드웨어 도입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인 얼리어답터다. 업계 최초로 트리플 모니터 좌석을 도입하기도 했었고, 청음샵에 비견될 정도로 다양한 헤드셋을 구비하거나, 매장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울 정도로 게이밍 기어를 마련하는 등 게임을 즐기려는 고객들을 위한 최상의 환경을 마련하는 것에 언제나 열심이었다.

▲ 게임이너스 PC방 김정현 사장

이런 그이기에 최신 운영체제에 대한 관심도 남달랐다. 지금은 일반 사용자들조차 꺼리는 윈도우 8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접촉해 누구보다 먼저 윈도우 8의 PC방 적합성을 테스트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테스트 도중 새로운 운영체제인 윈도우 10이 출시되면서 운영체제 도입 방향을 전환하게 됐다.

순탄치 않았던 윈도우 10 도입 과정
김정현 사장이 윈도우 10 도입을 계획했던 건 작년 10월 말부터다. 당시 게임이너스 2호점 매장에 적용하고자, 오픈 3개월 전부터 미리 노하드 업체에 윈도우 10 지원을 요청했으나, 윈도우 10을 지원하는 버전의 출시가 늦어지면서 도입을 미뤄야만 했다.

그러던 와중에 이번 강남 게임이너스 매장 오픈을 준비하면서 윈도우 10을 지원하는 노하드솔루션의 시험 버전이 때마침 국내에 들어왔으며 관리 업체로부터 내부 테스트에서 어느 정도 안정성이 확인됐다는 얘기를 들은 뒤에야 윈도우 10 도입 채비를 본격화할 수 있었다.

▲ 깔끔한 좌석 배치로 고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으며, 대여용 헤드셋과 편의용품 등도 잘 정돈돼 있다.

그러나 곧바로 전 좌석에 도입해 영업을 한다는 것은 리스크가 컸기 때문에 집에서 가까워 관리가 용이했던 숭실대점에 지난 2월부터 20대에만 윈도우 10을 미리 설치해 테스트 베드로 삼아 안정성을 확인한 뒤 지금의 강남 매장 전 좌석에 적용했다.

검증된 안정성과 세련된 UI에 만족
오픈 3주차를 넘긴 게임이너스 PC방에서 윈도우 10에서 가장 우려됐던 게임 호환성은 전혀 문제 되지 않고 있었다. 윈도우 10과의 호환성에서 가장 문제시됐던 <스타크래프트>는 1.18 무료화 버전이 출시되면서 개선됐고,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게임을 다 확인할 순 없었지만 PC방 인기순위 상위 20위 정도까지는 구동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또 새로운 엣지 브라우저 대신 기존에 익숙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메인 웹브라우저로 설정해 윈도우 10에 거부감을 보이는 고객 또한 없었으며, 오히려 깔끔하게 정돈된 윈도우 10 UI로 인해 고객들이 PC방에 대한 세련된 인상을 갖는다며 만족했다.

▲ 손님 좌석에는 윈도우 10을, 선불결제기는 멀티셀프를 이용 중이다.

하지만 윈도우 10이 넘어야 할 과제는 아직 남아 있었다. 노하드솔루션에 최적화가 다소 미흡한 관계로 기존 윈도우 7 대비 부팅 속도가 7~8초가량 느리며, 가끔 장시간 미사용인채로 PC를 방치해두면 윈도우 10 자동 업데이트로 인해 정상 종료가 지연돼 강제로 종료해야만 하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 최신 PC방 트렌드에 맞춰 6:6 이스포츠 대전석과 인터넷방송 전용석까지 마련했다

물론 실제 사용에는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영업에는 지장이 없지만 관리자인 업주 입장에서 다소 불편하다는 것이 김정현 사장의 얘기다. 하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윈도우 10의 문제가 아닌 노하드솔루션과의 호환성 문제”라고 선을 긋고 점차 나아지겠지만 피드백을 통해 좀 더 빠르게 개선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윈도우 10
지난 4월 12일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의 두 번째 대규모 업데이트인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를 배포했다. 2015년 처음 출시된 윈도우 10에 기존 윈도우 시리즈의 서비스팩에 해당하는 대규모 업데이트가 두 번이나 올라갔지만 윈도우 10의 PC방 접목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윈도우 10의 PC방 보급이 이처럼 더딘 데에는 안정성이 가장 우선시 되는 PC방에서 검증되지 않은 운영체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큰 이유겠지만, PC방 업주가 도입을 원해도 PC방에 보편화된 노하드솔루션 가운데 윈도우 10을 완벽하게 지원하는 제품이 없어 대응할 방법이 없었던 까닭도 있다.

이번 게임이너스 PC방의 윈도우 10 도입은 PC방 업계에 팽배한 윈도우 10의 게임 호환성에 대한 우려와 편견을 불식시키기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노하드솔루션과의 매끄럽지 못한 연계는 다소 아쉽지만 발 빠른 최적화로 머지않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윈도우 10은 DirectX 12 기반의 AAA급 대작 게임 타이틀의 수를 점점 늘려가고 있으며, 윈도우 10 스토어 기반 인기 Xbox 게임 타이틀의 PC방 서비스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를 도입해 서비스하기 위해서라도 PC방의 운영체제 전환은 필연적인 상황이다.

김정현 사장은 “윈도우 10 스토어 기반의 Xbox 게임 콘텐츠가 PC방에 접목된다면 매출에 상당히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며 “PC방에 하루빨리 도입됐으면 한다”는 말로 윈도우 10 기반의 신규 게임 콘텐츠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PC방 적합성이 확인된 윈도우 10이 이번 게임이너스 PC방을 시작으로 점차 확산돼 PC방 대표 운영체제의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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