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PC방 윈도우 라이선스 정책에 대한 문제점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윈도우 비정품 사용 PC방의 정품 구매 시점을 유예하는 정책을 추진한 것이 발단이 됐다. 구매 시점 유예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MS의 이 같은 정책은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회장 김병수, 이하 인문협) 서울지부 총회에서 발표됐다. MS는 서울 지역 내 윈도우 비정품 PC방 중 인문협 서울지부를 통해 확약서를 작성한 PC방은 CPU 세대에 따라 정품 구매 시점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정확하게는 아이비브릿지 이하 세대를 사용하는 PC방은 다음 PC 교체까지, 하스웰 이상의 PC방은 오는 6월 30일까지 정품 구매 시점을 유예한다는 내용이다. 또 최근에는 아이비브릿지 이하의 PC방이더라도 엔비디아 10시리즈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사용 중인 곳은 하스웰 이상의 PC방과 함께 구매 시점을 6월 말까지 유예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은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이사장 최윤식, 이하 콘텐츠조합)의 반발을 불러왔다. 콘텐츠조합은 CPU 세대에 따라 구매 시점을 유예한다는 MS의 정책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평가 절하했다. PC방 양 단체가 상반된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또한 일부 PC방 업주들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정품 구매 시점을 유예하더라도 PC를 교체할 때마다 윈도우를 새로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 PC방 PC 교체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스웰 이상의 PC방이 인문협 서울지부를 통해 확약서를 작성 후 6월 30일 이전에 윈도우 정품을 구매했다면, 한 동안 PC 교체를 시도할 수 없게 된다. 만약 겨울 성수기를 앞두고 고사양 게임이 흥행해 PC 교체 이슈가 발생하더라도 6개월 만에 윈도우를 재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시도조차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7년 전 MS가 갑작스럽게 렌탈라이츠(이하 RR) 정책을 발표하며 PC방과 갈등을 빚기 시작했던 시점부터 지속되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FPP가 제시되기도 했지만 MS는 최근 FPP에 RR을 적용할 수 없다고 번복하며 FPP 도입을 부정했다.

이 때문에 PC방 환경에 가장 적합한 ‘월정액’ 형태의 윈도우 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MS가 PC방의 잦은 PC 교체 주기를 고려해 ‘월정액’ 정책을 도입한다면 윈도우 재구매, 양도양수의 제약 등 그동안 PC방 업계에서 주장했던 대부분의 문제점들이 동시에 해결되기 때문이다.

또한 초기 비용에 대한 부담 또한 낮아 정품 사용 PC방이 확대되고 PC방 영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MS에도 많은 이점이 있다는 점에서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한 PC방 업계 관계자는 “이미 윈도우 라이선스 중에 ‘월정액’으로 이용할 수 있는 버전이 있기 때문에 이를 PC방에 맞게 수정하면 그동안 업주들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던 대부분의 문제점이 해결될 것”이라며 “MS가 진정 PC방의 정품 사용률을 높이고자 한다면 구매 시점을 유예하는 일시적 해결책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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