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2의 ‘바다이야기’ 사태 도래 하나, 사행성 게임장 증가 추세
- 신종 게임과 새로운 형식의 경품, 교묘한 불법 환전 행위 만연해
- 사행성 불법 게임장 허가와 단속은 의문점으로 남아

   
 

▲ 단속이 수그러진 틈을 타, 다시 한번 고개를 들고 있는 사행성 게임장

 

2년 전에 있었던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사행성 게임장의 대한 단속이 수그러진 틈을 타고 신종게임과 교묘한 현금 환전 방식으로 무장한 불법 게임장이 난립하고 있어 큰 사회적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대낮 시내 한복판에서 출입문을 활짝 열어두고 당당하게 영업 중인 불법 게임장들, PC방을 옥죄이는 각종 규제를 만들어낸 주원인 ‘바다이야기’, 제 2의 ‘바다이야기’ 사태가 다시금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스런 목소리가 사회 각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아이러브PC방은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불법 사행성 게임장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 취재를 시도 했다. 겉으로는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게임장 같지만 수십만 원의 현찰이 순식간에 없어지며, 경품으로 제공되는 물건이 현금으로 환전되고 있는 놀라운 현장을 목격했다.

   
 

▲ 서울과 밀접한 곳에 위치한 경기도권의 한 사행성 게임장

 

기자가 찾아간 곳은 서울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경기도 중소도시의 한 게임장. 간판과 외관으로 보기에도 ‘바다이야기’가 떠오르는 게임장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 처음 목격하는 게임기와 예전의 ‘바다이야기’와는 또 다른, 새로운 형태의 게임을 즐기고 있는 약 20여명의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50대로 보이는 여성들도 무리를 지어 한쪽을 차지하고 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은 놀라웠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게임에 대한 설명을 간략히 들은 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주변에는 마트에서 쓰이는 바구니에 무언가 한가득 쌓여있는 모습 또한 눈에 들어왔다.

게임기의 크기는 약 2m 높이로 화면에는 사교댄스를 추는 캐릭터가 있었고, 한때 유행했던 DDR이나 PUMP 같은 형식의 좌, 우, 상, 하 버튼이 게임기 위에 배치되어 있었다.

마치 댄스게임처럼 보이지만 조작버튼을 누르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2,000원의 자리 임대료를 내면 게임시설물을 이용할 수 있었다. 현금을 직접 기계에 투입하여 코인을 살 수 있으며, 100원부터 1만 원짜리 지폐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기자가 직접 체험한 바로는 1만 원권 지폐로 40코인을 살 수 있었다. 1코인은 게임을 한번 진행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 크기는 약 2m 높이로 화면에는 사교댄스를 추는 캐릭터가 있었고, 한때 유행했던 DDR이나 PUMP 같은 형식의 좌, 우, 상, 하 버튼이 게임기 위에 배치되어 있다.

 

게임 방법은 간단하다. DDR이나 PUMP게임처럼 상(↑), 하(↓), 좌(←),우(→)의 화살표 표시가 춤을 추고 있는 캐릭터의 하단부에 지나간다. 버튼은 누를 필요가 없다. 지나가는 상, 하, 좌, 우 화살표 가운데 나에게 지정된 화살표가 있으니 바로 상(↑) 화살표다. 게임은 이 상(↑) 화살표가 나올 때마다 게임 생명을 연장해 준다. 그러나 나머지 화살표 방향이 계속 지나갈 경우 게임이 종료되고 1코인이 소비된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1만 원권으로 얻은 40코인이 소비되는 시간이다. 불과 5분 만에 40코인이 모두 동이 나고 말았다. 버튼 하나 누르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1만원이 단 5분여 만에 소멸된 것이다.

게임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았다. 결국 1만원을 더 넣게 되었고, 최종적으로 4만원을 지출하게 되었다. 그러나 결국 중요한 것은 경품이다. ‘바다이야기’의 경우 ‘상품권’을 이용하여 현금으로 교환하는 불법행위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가져온 바 있다.

   
 

▲ 마트에서 쓰이는 바구니에 경품이 한가득 쌓여있는 모습

 

기자가 방문한 게임장에서 제공하는 경품은 다름 아닌 볼펜이었다. 옆자리에서 함께 게임을 했던 나이가 지긋한 한 남성은 플라스틱 캡슐에 담겨있는 볼펜을 게임장 내부에서 사용하는 듯 보이는 바구니에 한가득 채워 놓고 있었다.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은 ‘단지 볼펜을 얻기 위해 저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일까?’라는 것이었다. ‘값비싼 만년필을 구입하기위한 것도 아닌데 어째서 수십 만 원씩 게임기에 투입하여 장바구니에 가득 담아낼 수 있었을까?’ 기자는 4만원을 게임기에 투입해 단 2개의 볼펜을 얻었을 뿐이다. 그것도 불과 30여분도 채 안되어서 일어난 일이다.

함께 옆자리에서 게임을 즐겼던 손님에게 볼펜의 용도에 대해서 물어보니 예전 ‘바다이야기’ 시절의 ‘상품권’과 같이 현금화 해준다는 얘기를 넌지시 꺼냈다. 현금 교환은 게임장 건물 옆에 있는 컨테이너에서 이루어졌다. 사방이 둘러막혀 사진 한 장 찍기 힘든 곳에서 교묘하게 불법 환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직접 환전을 해보니 볼펜 한 개당 2,400원으로 교환해 주었다. 이것은 현행법을 교묘하게 피하고 있지만 누가 봐도 사행을 조장하는 행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좌)교묘히 환전을 하고 있다 (우)상품권 대신 사용되는 볼펜

 

여기서 두 번째 의문이 있다면 이 게임장이 어떤 업종으로 허가를 받고 운영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또한 시내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경찰들의 눈에 띄었을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3개월 째 여전히 성업 중에 있는 것을 보면 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행성 게임장에 대한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대부분의 도심에서 이러한 사행성 게임장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을 정도로 생겨났다. 특히 서울시 영등포지역과 같은 경우는 그 수가 수십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가 취재한 게임장 주변 PC방 업주들 역시 사행성 PC방의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었다. 물론 사행성 게임장이 직접적으로 PC방 고객의 이탈을 야기하는 경우는 많지 않아 당장의 피해는 미미하겠지만 ‘바다이야기’ 사태를 경험한 업주들은 한결같이 사행성 게임장이 PC방에 대한 규제강화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었다.

등록제, 전면 금연화, 연령별게임물등급제, 저작권단속 등의 심각한 상황 속에서 신음하는 많은 PC방 업주들에게 불법 사행성 게임장이라는 단어가 추가되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정부는 사행성 게임장이 더욱 늘어나 다시 한 번 ‘도박 공화국’으로 전락하는 상황이 초래되기 전에 철저한 관리, 단속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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