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2월호(통권 31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스포츠는 게임 산업의 부산물이지만 이제는 동반자이자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이 이스포츠의 종주국이 될 수 있었던 계기는 <스타크래프트> 랜파티에서 시작되었으나, 이제는 게임의 흥행을 좌우하는 핵심 역량 중 하나로 성장했다. 특히 이스포츠는 게임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흥행의 토양’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장수 게임 곁에 언제나 있는 이스포츠
이스포츠를 운용한다고 소위 흥행에 성공하거나 장수하는 것은 아니지만 흥행에 성공한 게임과 장수하는 게임 곁에는 언제나 이스포츠가 함께 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적어도 좋은 게임이 흥행할 수 있도록 조력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한국 PC방의 태동과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타크래프트>는 전 세계에 이스포츠라는 것이 잉태되도록 한 근본이며, <워크래프트3>, <카운터스트라이크>, <리그오브레전드> 등 세계적으로 흥행한 게임들은 모두 걸출한 국제 이스포츠 종목이 되어 있다. <크로스파이어>도 중국 흥행에 힘입어 중국 내 주요 이스포츠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장 PC방 인기순위 TOP 10을 살펴보더라도 1, 2위를 다투는 <오버워치>와 <리그오브레전드>를 비롯해, <피파온라인3>, <서든어택>, <스타크래프트>, <던전앤파이터>, <블레이드앤소울> 등 7개의 게임이 어떤 형태로든 이스포츠 경기가 운용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해 장수 게임으로 분류할 수는 없지만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오버워치> 역시 글로벌 통합 대회와 국가별 특성을 반영한 로컬 대회가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대외적으로 <오버워치>의 이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공언도 나온 터라 향후 지속적인 이스포츠 활동이 기대되고 있다.

이스포츠의 효과, 모바일게임도 예외 아냐
이러한 이스포츠와 게임 흥행의 역학 구조는 온라인게임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PC 패키지게임은 물론이거니와 모바일게임도 이와 동일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단일 시장으로는 가장 큰 중국은 이미 모바일 이스포츠가 활성화되어 이와 관련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했는데, 이스포츠를 운용하는 모바일게임은 그렇지 않은 경우 대비 잔존률, AU, PT, ARPU 모두 높게 나타났다. 유저풀이 확대되고 활동이 활성화되며 지출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2016 중국 이스포츠 업계 보고서(출처: DataEye & S, 數据中心出品)’에 따르면 이스포츠 도입 모바일게임은 론칭 후 30일 잔존률이 7.24%로, 잔존률이 3.19%에 불과한 일반 모바일게임 대비 2배 이상 높은 유저 확보 결과를 보여줬다. 플레이타임도 10분 미만의 단시간 보다 30분 전후의 이용시간이 더 높게 나타나는 등 플레이타임을 연장하는 결과도 입증됐다. 결제율 역시 6.98%로 집계되어 RPG(4.59%), 슈팅(4.03%), 보드(3.77%), 액션(3.48%), 카드(3.43%), 전략(2.95%), 캐주얼(2.63%), 스포츠(2.25%), 육성(1.99%) 등 이스포츠를 도입하지 않은 게임들보다 월등했다.

이스포츠, 게임과 시대 따라 유형 다양해
이스포츠의 유형은 게임과 트렌드에 따라 다양해지고 있다. 초창기 소규모 랜파티에서 현재는 방송사가 포함된 정식 리그로 성장해 규모와 방식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단순히 규모와 방식만 바뀐 것이 아니다. 게임과 시대 즉, 팬덤의 트렌드에 따라 그 형태가 다양해졌다.

전통적인 랜파티 형식과 방송 리그를 기본으로 온라인게임의 강유이자 마지막 남은 마케팅풀이라 할 수 있는 PC방에 특화된 유형을 비롯해 생활체육과 접목을 시도하는 유형도 나타났다. 최근에는 모바일게임도 이스포츠 붐이 일기 시작해 동기식으로 개발되는 가운데 온라인-모바일 연동식 이스포츠 유형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공식리그
풀리그전이 운용되는 유형으로 이스포츠의 가장 기본이 된다. 종목도 초대 이스포츠 리그를 이룩한 <스타크래프트>를 시초로 <스타크래프트2>의 GSL, <리그오브레전드>의 LCK 등이 대표적이다.

룰도 초기에는 경기 자체에 집중되었던 것에서 사회적 소양과 보편적 가치 등 경기 외적인 부분까지 아우르는 형태로 발전했다. 실제 과거에는 부정 경기 등에 국한되었던 반면 최근에는 사회적 발언에 대한 책임으로까지 확대되고 사법 책임을 묻는 등 권위와 구심점의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대회
한때 국제 대회는 여러 종목에 여러 국가의 대표팀이 참가해 경쟁을 하는 형태였으나 최근에는 개발/서비스사의 주도 하에 단일 게임으로 글로벌 대회를 개최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났다. 단일 팬덤을 위한 행사로 더욱 뜨겁고 높은 참여도를 유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으며, 마케팅 수단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기 때문이다. 종목사 간의 이해관계도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종합형 국제 대회는 WCG 및 IEM, IEF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자체 종목으로 글로벌 대회를 개최하는 경우는 <리그오브레전드>의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월드오브탱크>의 WGL, <오버워치>의 APEX 등이 대표적이다.

랜파티와 친목도모
이스포츠가 양적 질적 발전을 거듭하는 동안에도 여전히 ‘친목’이라는 가치에 집중하는 경우도 있다. <레인보우식스> 시리즈가 대표적으로, 국제 대회나 공식 리그는 없지만 여전히 클랜들의 활동이 활발하며 랜파티 등 친목도모 활동이 왕성하다.

게임사 자체 대회
게임의 흥행을 위해 자체적으로 대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서비스가 안정화에 접어든 이후 유저 이탈 방지 및 AU 유지 등을 위해 비정규 대회를 개최하는 경우가 많으나 최근에는 아예 이를 염두에 두고 론칭과 동시에 시작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스페셜포스>, <블레이드앤소울>, <던전앤파이터>, <사이퍼즈>, <라그나로크온라인> 등이 론칭 직후 마케팅 차원에서 대회를 기획해 운용한 경우이며, 이중 <던전앤파이터>와 <라그나로크온라인> 등은 페스티벌 형태 혹은 그 일부로 진행되기도 했다. <도타2>는 개발 단계부터 이스포츠를 고려하고 진행된 대표적인 사례다.

PC방 자체 대회
이스포츠의 발전에는 프로 리그와 대규모 대회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스포츠 발전의 핵심 기반인 팬덤, 즉 일반 유저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회도 많았다. 바로 게임산업의 첨병이자 기반이기도 했던 PC방의 자체 대회로 수많은 유저들이 한 공간에 모여 즐기는 기회를 마련해온 것이다. 사실상 이스포츠의 활성화와 존립 기반의 근간이 되는 풀뿌리 이스포츠의 유일한 생태계로 대체 수단이 없다.

이런 PC방 자체 대회는 지금까지도 PC방 집객에 가장 유효한 수단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러한 PC방 자체 대회의 형태를 제도화하는 형태가 KeSPA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생활체육 접목
이스포츠가 게임 유저의 축제를 넘어 젊은 층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정식 스포츠에 편입되기 시작하자 저변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생활체육과 접목하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바로 KeSPA가 추진하고 있는 ‘공인 이스포츠PC클럽’으로, 시설의 표준화와 공인, 그리고 동호인의 양산을 통해 인재 발굴 및 저변 확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모든 PC방이 생활체육 시설로 지정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시설 등이 평균 이상 갖춰진 일부 PC방에 대해 생활체육 시설로 지정하게 된다. 물론 이를 위한 입법 과정이 추진되고 있는 상태지만, KeSPA 전병헌 회장이 직접 나서서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지정 자체는 기정사실화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생활체육과의 접목 그 자체가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PC방 상생 프로모션
이 유형은 <리그오브레전드>의 PC방 토너먼트와 <서든어택> PC방 대회 지원 정도를 꼽을 수 있다. PC방 토너먼트는 라이엇게임즈가 매주 16곳의 전국 PC방에서 유저 대상 개별 토너먼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비용과 인력, 그리고 유저 신청까지 일체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PC방의 매출 증대 및 집객에 도움이 되고 있다. 게임의 저변 확대, 유저의 만족, PC방 영업 지원이라는 3박자를 고루 갖춘 셈이다.

실제 지난해까지 4년간 3,000여 PC방에서 토너먼트가 진행되는 동안 누적 참가자는 11만 명에 이르며, 신청자는 26만 명을 넘어 그 인기와 효과가 입증됐다. 특히 PC방 중 일부는 소형 매장이 편성되도록 지정하고 있어 PC방 상생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스포츠와 게임의 발전, 그리고 PC방
이스포츠가 게임의 흥행과 수명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비록 통계화 되어있지 않다곤 하지만, 실제 사례를 통한 경험값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통계가 존재하는 이웃나라 중국의 경우 모바일게임조차도 이스포츠가 게임의 흥행과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

공교롭게도 프로 리그를 제외하고는 PC방을 그 기초로 하고 있다. PC방 자체 대회, PC방 상생 프로모션, 생활 체육과의 접목까지 모두 PC방이 무대가 되고 있다. 더욱이 이제는 모바일게임마저도 모바일 시장 정체와 부익부빈익빈이 확연해지자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이는 PC방을 제2의 무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록 PC방이 플랫폼홀더는 아니지만, 게임 유저가 직접 모이는 생태계 그 자체인 만큼 PC방 업계에서 이스포츠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접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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