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2월호(통권 31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거의 대부분의 게임사가 가상사설망(VPN) 서비스, 작업장 등에 이어 원격 지피방까지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 시작하면서 온라인게임 부정 이용 근절의 원년이 되었다. 이로써 그동안 활개를 치던 VPN 서비스 제공자들이 상당히 위축되는 계기가 되었다.

작업장은 엔씨소프트가 가장 먼저 그 심각성과 사회적 폐단을 지적하며 밖으로는 문화체육관광부에 법률 개정 요청을, 안으로는 적극적인 제재에 나섰다. 넥슨 역시 VPN 등이 PC방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유저들의 부정행위를 만연케 하는 온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VPN과 지피방 등의 부정 이용 일체를 적극적으로 제재할 수 있도록 약관을 개정했다. 이는 PC방 업계를 위해 약관을 개정한 사례로, 사실상 가장 적극적으로 VPN 근절에 나선 것이다.

이후 네오위즈게임즈, 웹젠이 잇따라 VPN 제재를 위해 약관을 개정했고, 다음게임(카카오게임즈)과 라이엇게임즈도 그 뒤를 이어 약관을 개정해 강력한 제재에 나섰다.

다음게임은 아예 작업장과 VPN에 대해 징벌적 환수 제재라는 강공 카드를 꺼내들었고, 라이엇게임즈 역시 ‘환불 불가’라는 초강수를 뒀다.

지난해 VPN 업체들은 게임사의 제재를 피해 원격접속 방식의 지피방을 새로운 모델로 제시했으나, 이 역시 게임사의 약관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라 적발 즉시 제재를 당했다.

VPN과 원격접속 등 부정 이용은 게임사의 영업 경쟁력을 훼손하고 업계 질서를 문란케 하는 행위이자 PC방 업계의 집객을 좀먹는 행위다. 특히 작업장은 현재 법률로써 불법행위로 규정된 상태이고, VPN은 일명 ‘먹튀’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그 폐단이 크다.

물론 VPN을 통한 접속이라 원활한 게임 자체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게임사 입장에서는 마치 게임사의 서버 및 최적화 문제로 오해를 받을 심산도 다분하다.

결국 독버섯처럼 자라나는 VPN은 유저의 불만족, PC방 집객 저하 등에 의한 게임 인구 감소로 이어져 PC방 시장뿐만 아니라 게임산업 전반을 병들게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난해 독버섯 같은 VPN이 게임사의 적극적인 제재로 상당부분 위축됐지만 뿌리를 뽑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기술적으로 VPN 및 원격접속을 적발하는 것이 수월해졌으나 VPN 및 원격접속을 악용하는 극히 일부 PC방 업주들의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아직까지 ‘남는 IP 몇 개쯤 몰래 팔아도 모르겠지?’,‘몇 좌석만 원격접속으로 장사 좀 한들 큰 문제 있겠어?’,‘금은보화를 훔치는 것도 아니고 남의 PC방에 IP 탈취 공유기 하나 쯤 달면 어때?’와 같은 식의 범죄에 가까운 부정행위가 아직 다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심지어 부정행위를 자행하다 적발되어 제재를 받은 일부 PC방 업주는 “내꺼 내가 파는데 게임사가 무슨 상관이냐”고 항변하는 초유의 사태가 2017년인 현재까지도 벌어지고 있다.

천만 관객을 훌쩍 넘은 영화 베테랑에서 배우 유아인이 분한 조태오의 대사 “어이가 없네”가 떠오르는 것은 보편타당한 상식과 양심을 갖춘 이라면 모두 그러할 것이다.

단순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불법을 저지르거나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니며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그저 게임산업에서 유저풀과 저변이라는 큰 인프라의 밑장을 빼먹는 절도범이자 독버섯에 불과할 뿐이다. 그리고 그 피해자는 게임사, 유저, 선량한 PC방 업주 모두다.

정치, 군사 지도자들의 필독서인 ‘무지의 만용’의 저자 호머 리는 ‘인류는 전쟁을 피할 수 없다!’며 ‘과소평가는 화(전쟁)를 불러오며, 그에 대비하지 않으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고 조언했다.

독버섯이 많이 줄었다고 손을 놓는다면 이내 더 무성하게 번질 것이다. 부정행위가 크게 위축되었을 때 더욱 확고한 대응과 그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다면 PC방 시장과 게임산업의 근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올해가 그 종착역이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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