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의 과열경쟁이 또 다시 극단적인 사건을 낳았다. 지난해 IT와 PC방 커뮤니티들에서 화제가 됐던 ‘USB 킬러’를 사용해 경쟁 PC방의 PC를 파손시킨 사건이 발생했다.

경남통영경찰서는 2월 1일, 일명 ‘USB 킬러’로 불리는 USB 장치를 사용해 인근 경쟁 PC방 3곳을 돌며 PC 메인보드를 파손한 혐의(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 손괴)로 PC방 업주 명씨(36)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명씨는 지난 1월 23일 오전 2시 30분경 경남 통영시 무전동의 A PC방에 고객처럼 출입해 PC 16대에 ‘USB 킬러’를 사용해 메인보드를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명씨는 A PC방뿐 아니라 인근의 B PC방과 C PC방에서도 ‘USB 킬러’를 사용했다.

B PC방에서는 같은 날 오전 3시 30분경 출입해 같은 방법으로 10대의 PC를 파손시켰고, C PC방에는 1월 26일 오후 8시경 출입해 동일한 방법으로 4대의 PC를 파손했다. 총 3곳의 경쟁 PC방을 돌며 30대(900만 원 상당)의 PC를 파손한 것이다.

명씨가 범행에 사용한 USB 킬러는 PC USB 포트에 꼽을 경우 전류를 축전했다가 일시에 과전류를 방전하는 방식으로 PC 부품을 파손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 약 50달러(한화 약 5만 5천 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IT 커뮤니티에 후기가 등장해 PC방 업주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명씨의 범행은 피해 PC방 업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CCTV 화면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 명씨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경찰이 명씨를 찾아가 범행사실을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아낸 것이다.

명씨는 경찰 조사에서 인근 상권 내 신규 PC방이 생겨 매출이 하락해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의 이 같은 범행은 PC방 업계의 고질적인 과열경쟁이 빚은 또 하나의 극단적인 사례로 PC방 업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피해 PC방 CCTV 화면=출처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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