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월호(통권 31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17년에는 온라인게임 신작 소식이 부쩍 많다. 2012년 이후 모바일게임 시장의 급성장에 온라인게임 신작 개발이 줄었던 것이 모바일게임 시장의 과포화와 고착화로 인해 무주공산이 된 온라인게임에 다시금 손을 내미는 형세가 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블록버스터로 예상되는 대작들을 비롯해 허리 역할을 해줄 중견작, 그리고 비인기 장르에 대한 도전작 등이 등장해 말 그대로 신작의 향연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동일 콘셉트의 대작이 맞붙는 상황과 기존 게임들과 보여줄 치열한 경쟁은 2017년 게임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이미 시작된 전쟁, 양대 산맥의 흔천동지
<오버워치> vs <리그오브레전드>, 2016년 PC방 인기 순위에서 가장 큰 이슈는 <오버워치>의 1위 등극이다. <오버워치>는 PC방 점유율 40%를 넘나들던 <리그오브레전드>의 204주 연속 1위 기록을 멈춰 세웠다. 그 후 무서운 기세를 보이던 <오버워치>의 주간 연속 1위가 계속될 것 같아보였으나 얼마가지 못했다. <오버워치>의 점유율이 30% 전후에 멈춰선 반면 <리그오브레전드>도 25% 근처를 유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결국 시즌 및 이벤트 시작과 종료 시점에 따라 두 게임은 1위 자리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박빙의 경쟁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사실 두 게임 모두 높은 점유율을 보이며 결과적으로 2016년 PC방 이용시간은 예년 대비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게임 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 통계자료에 따르면 여름 성수기에 해당하는 7월 1일부터 9월 30일 사이의 일간 PC방당 이용시간을 2015년과 비교해보면 53.928%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2015년 <리그오브레전드>의 일간 PC방당 이용시간은 10,158분이었으나, 2016년 <오버워치(8,652분)>와 <리그오브레전드(6,984분)>은 도합 15,636분으로 집계되어 전년 대비 53.928% 증가했다.

결국 서로 완전히 다른 장르의 두 대형 게임이 격돌하자 신규 유저 유입은 물론 두 게임을 모두 플레이하는 등 게임시장 전체 파이가 커지는 효과를 나았다. 또 이 두 게임은 여전히 압도적인 인기와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고, 이 같은 박빙의 경쟁 구도는 2017년에도 계속될 전망으로 PC방 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RPG의 승자는? <로스트아크> vs <리니지이터널>
오랫동안 차세대 MMORPG 신작이 없던 만큼 <로스트아크>와 <리니지이터널>의 경쟁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게임 모두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는데다가 개발에 각각 4년과 6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한 블록버스터다. 더욱이 <로스트아크>는 지난해 8월, <리니지이터널>은 지난해 11월에 베타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불과 3개월의 간격을 두고 공개되어 첨예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두 게임이 완전히 다른 마케팅 노선을 걷고 있어 지켜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우선 <로스트아크>는 시작부터 엔드콘텐츠까지 가능한 많은 것을 오픈하는 길을 선택해 1차 CBT에서 여러 엔드콘텐츠들을 조금씩이라도 다 경험해볼 수 있게 했다. 그만큼 완성도에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반면, <리니지이터널>은 스탭바이스탭으로 유저 입장에서 시간 순으로 접하게 될 앞부분의 단계적 공개를 선택했다. 엔드콘텐츠들은 물론 <리니지이터널>의 가장 큰 관심사인 드래그스킬은 아직 공개되지 않아 아쉬움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상태다.

물론 두 방식 중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며, 결과적으로 어떤 재미와 만족감을 선사해줄 수 있을지가 승부의 핵심이 될 것이다.

현재 <로스트아크>는 오는 여름 즈음 마지막 CBT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빠르면 여름, 늦어도 겨울 시즌 전에 오픈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리니지이터널>은 일정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2016년을 모바일게임 도전의 해로 삼고 정진하는 대신 2017년에는 온라인게임도 다시 중흥기를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던 만큼 겨울 즈음에는 오픈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는 수년째 공석이었던 대작 MMORPG 분야에 2개의 빅 타이틀이 용호상박의 경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텅 빈 중간 허리 노미네이트 <뮤레전드>, <아스텔리아>, <천애명월도>
최근 수년간 신작 온라인게임 소식이 뜸해지자 서비스 이관 및 재론칭 게임이 많았고, 재론칭 게임들이 중간 허리 역할을 해줬다. 실제 지난해에는 <테라>, <에오스>가 서비스 이관되었고, 2015년에는 <이카루스>와 <오디션>이 서비스 이관되었다.

 

이 가운데 <테라>는 재론칭 당시 인기 순위 6~8위까지 뛰어오르는 역주행 인기를 보여줬으며, <에오스>와 <이카루스>도 조금씩 성장세를 보이며 새로운 보금자리에 잘 안착되는 모양새였다. <오디션>은 이원화되어 있던 개발과 서비스가 단일화되면서 유저 응대가 예전보다 빨랐다는 장점이 부각됐다. 하지만, 이런 트렌드가 결국 허리 역할을 해줄 중견 게임의 부재에 대한 반대급부라는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결과다.

다행히 올해는 허리 역할을 해줄 중견 타이틀이 풍부하다. 1분기 오픈을 목표로 하는 <뮤레전드>는 <뮤온라인>의 IP를 활용한 후속작으로 ‘뮤’시리즈의 팬덤과 액션RPG을 선호하는 유저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넥슨을 통해 공개되는 바른손의 <아스텔리아>는 딱 ‘한국형 MMORPG’의 기준을 성실하게 담고 있으며, 넥슨 특유의 캐릭터 성을 강조하고 있어 어느 정도 흥행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천애명월도>는 한동안 뜸했던 무협 MMORPG로, 유명 영화감독들이 대거 감수에 참여하는 등 이제까지와는 다른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어 무협 유저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행인 것은 <뮤레전드>, <아스텔리아>, <천애명월도> 모두 장르와 타겟 유저층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올해는 예년보다 중견 게임들의 역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경쟁자는 오직 자신 뿐, 레이싱 장르 개척 여부는? <니드포스피드엣지>
올해는 드물다 못해 희귀한 레이싱 게임의 출시가 예고되어 있다. 그것도 전 세계적으로 이름값을 떨치고 있는 <니드포스피드>의 IP를 이어받은 <니드포스피드엣지>가 그 주인공이다.

 

그간 레이싱게임이 온라인으로 희귀했던 이유는 실제 차량의 움직임을 유저에게 공감시킬 수 있는 형태의 물리엔진 개발과 차량 라이선스 문제가 여느 게임 개발과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었다.

온라인게임을 선도해온 한국의 게임 시장은 검과 마법에 의한 전투가 주요한 MMORPG와 슈팅 액션이 주를 이루다보니 도로와 날씨, 그리고 주행 차량의 물리적 환경을 구현해야 하는, 레이싱게임에 적합한 게임 엔진이 없었다.

여기에 레이싱게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슈퍼카를 만나보기 위해서는 차량 제조사의 라이선스를 받아야만 가능한데 넘어야 할 허들이 많고 높다.

이 두 가지가 구현되지 않는다면 레이싱게임으로서의 흥행이 결코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니드포스피드엣지>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구현해냈다. 1994년 첫 작품이 출시된 이래 무려 22년간 각종 차량을 하나둘 재현해오며 쌓아온 노하우와 네트워크는 이번 <니드포스피드엣지>에서도 빛을 발했다. 온라인게임에 최적화하기 위해 패키지게임의 완성도를 모두 재현하지는 않았으나 그동안 쌓인 노하우를 동원해 온라인게임으로서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으며, 사실적으로 재현된 수많은 상용 차량들은 가히 초호화 그 자체다.

결국 레이싱게임 장르의 유일한 신작인 <니드포스피드엣지>는 자신과의 싸움으로 온라인 레이싱게임 장르의 개척자가 되거나 시장의 특징을 재확인하는 결과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FPS의 진화의 끝은 하이퍼? 메카닉? <로브레이커> vs <타이탄폴온라인>
온라인게임에서 가장 흔한 장르를 꼽으라면 MMORPG와 FPS라 할 것이다. 그만큼 FPS는 다양한 시도가 있어왔기에 새로운 모습과 재미를 선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오버워치>의 흥행으로 과거에 유행했던 <퀘이크>나 <팀포트리스2>와 같은 하이퍼FPS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상태다. 당연히 신작 FPS로 하이퍼 FPS의 등장을 예상해봄직한데  바로 <로브레이커>가 조금은 다른 하이퍼 FPS를 표방하고 있다. 맵 중앙에 무중력 지대가 존재해 중력 지대와 무중력 지대의 장단점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판도가 크게 좌우되는 예측불허의 재미가 특징이다.

반면 <타이탄폴온라인>은 메카닉과 파크루 액션이 함께 담겨진 게임으로, 액션 게임에 가까운 FPS와 메카닉물의 재미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메카닉 탑승 부분은 마치 배틀테크와 맥워리어를 연상케하는 묵직한 재미가 있으며, 파크루 액션은 FPS와 액션게임의 시원시원한 속도감을 즐길 수 있다.

서로 다른 방향성을 가진 두 FPS 게임이 2017년의 FPS 트렌드 변화를 점검하는 지시약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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