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월호(통권 31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면금연화 시행 이후 내리막길만 걸어왔던 PC방 매출이 지난 2016년 <오버워치>가 출시된 이후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거의 모든 지표에서 역대 최악을 달렸던 2015년 이후 드디어 흥행작의 출시와 함께 PC방 업계가 다시금 기지개를 켠 것이다.

PC방 경기가 호전된 것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는 전국 PC방의 평균 PC 가동률이다. 하지만 가동률만 상승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창업 시장도 활발했다. 실제 국세청이 매달 발표하고 있는 자영업 통계에 따르면 PC방 업종의 하락세가 멈추고 몇 개월 동안 증가하기도 했다.

상황이 실질적으로 나아지고 있고, PC방 개체수도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PC방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 간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서비스의 질과 대우도 향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17년은 더욱 희망적이다. 사회 전반을 위축시킨 이른 바 최순실 게이트도 어떤 형태로든 마무리될 것이며, 전작의 인지도를 무기로한 신작으로서 높은 기대감을 받고 있는 온라인게임의 출시도 예고되어 있다.

더구나 2017년은 PC방에 새로운 콘텐츠들이 대거 추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당장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인해 모바일게임을 PC에서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앱플레이어들의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고, 이 같은 현상은 PC방에 또 다른 트렌드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VR 콘텐츠들도 2017년에 PC방의 문을 두드릴 새로운 콘텐츠다. 이미 일부 VR 업체에서는 PC방 업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VR을 보급하겠다는 정책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상당수 PC방 업주들은 매출이 예전만 못하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체감적인 부분과 통계 지표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전국 평균 매출은 상승해도 특정 PC방은 매장과 상권의 변화에 따라 매출이 감소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올해 PC방 업계의 분위기가 긍정적인 것은 확실하다. PC방 전면금연화 이슈로 전망이 어두웠던 2012년은 <디아블로3>의 출시로 최근 수년 중 PC방의 상황이 가장 좋았던 한 해가 됐다. 또 2016년은 <오버워치>가 출시되기 전까지 극심한 매출 감소 현상으로 불안했었다.

하지만 2017년은 기존의 흥행작들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고, PC방을 찾는 고객들이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추가된다. 더구나 올해 출시될 예정인 신작 게임들의 장르는 대부분 RPG다. 심야시간대 매출과 장시간 이용 고객의 증가가 점쳐지고 있다.

다만, 이 같은 긍정적인 분위기를 모든 PC방이 골고루 나눠 갖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매출이 여전한 대박 PC방이 존재하기 마련이고, 아무리 전국 PC방의 매출이 높아진 상황이라도 폐업의 위기에 몰리는 PC방은 반드시 나타나기 마련이다.

결국 이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초심과 기본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PC방과 업주들을 만나면서 장사가 잘 되고 안 되고의 차이는 이 초심과 기본에서 갈렸다.

<오버워치> 흥행으로 전반적인 고객풀이 증가해 매출이 올랐어도 지저분한 PC방은 항상 지저분하고, 깨끗한 PC방은 항상 깨끗했다. 이 차이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청소를 깨끗이 한 날 갑자기 장사가 잘 되고, 며칠 청소를 못했다고 장사가 안 되는 일은 없다.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아주 천천히 PC방 업주가 스스로를 진단하고 위험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느린 속도로 벌어진다. 초심과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다면 어느 날 갑자기 위험해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정신을 차려보니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을 가능성이 높다.

돌이켜보면 투자에 인색했고, 고객에 대한 스트레스로 불친절했고,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로 청소에 미흡했다. 사람에 치이다보니 근무자 교육의 중요성도 잊어버리기 일쑤다.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근무하고 적당히 번다는 생각이 지속되는 것, 그것이 바로 위험신호다.

2017년은 각종 통계지표와 새로운 콘텐츠들의 유입, 사회적 분위기와 업계 분위기를 모두 고려했을 때 긍정적인 요소들이 분명히 많다. 하지만 이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느냐 하는 것은 PC방 업주들의 몫이다. 모두가 초심과 기본에 충실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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