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대표 마이크모하임)는 수년마다 한 번씩 내놓는 타이틀이 모두 히트하면서 유명 게임사로 발돋움했다. 국내에서도 팬덤이 잘 형성되어 있어 <워크리프트>,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시리즈 10여 편이 모두 큰 성공을 거두었고 최근에는 <오버워치>로 PC방 인기순위 1, 2위를 다투고 있다.

블리자드표 게임들은 국내 PC방 점유율 40%를 넘어서며 명실상부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게임사 반열에 올랐고, 이 모든 것은 한국 유저들이 오랜 기간 꾸준히 블리자드의 게임들을 애용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PC방 상용 서비스에 심각한 장애 자주 발생
과거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중흥기를 누릴 당시에도 PC방에 적지 않은 불편을 야기했었지만, 최근 <오버워치>의 흥행 이후로는 그 불편이 더욱 커지고 잦아졌다.

블리자드는 PC방 충전 코인에 대한 잔여시간 알림 문자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 문자 서비스에 심심찮게 오류가 발생하고 있어 영업에 지장이 있는가 하면 유저들도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

PC방 정량시간의 잔여시간 알림이 제공되지 않아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다가 갑작스레 중단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는 것이다. 유저는 불편을 겪어야 하고, 그 항의는 고스란히 업주들에게 쏟아진다. 이런 현상이 고객이 몰리는 주말이나 충전이 어려운 새벽 시간에 벌어지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당장 지난 주말이 딱 그랬다. 12월 10일 오후에 오류가 발생했는데, 13일 현재까지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주말 영업을 망쳤다는 업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고, 평일인 13일에도 문제에 직면한 PC방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이런 문제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무려 3번이나 문제가 발생했고, 9월과 8월에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취재 결과 블리자드코리아 측은 “잔여시간 알림은 하루에 한 번 수동으로 이뤄지는데, 이를 위한 DB 복제 및 로딩 기능에 지연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데이터 복제 누락이 발생해 알림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현재 외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빌링 시스템 불안정 및 오과금 가능성에 대해 “아직 발견된 사례가 없다”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수동 작업이라면 다소 느리더라도 DB를 확인해 대응할 수도 있는데 3일째 해당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블리자드코리아가 특정 문제나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해 온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그만큼 <오버워치> PC방 과금이 상당한 수익원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안이 더욱 크게 번질까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블리자드코리아 설립 13년 만에 자동결제 시스템 도입 결정
본보가 올해 초부터 이러한 문제를 우려하는 PC방 업주들의 목소리를 담아 블리자드코리아에 자동결제 시스템 도입을 적극 건의한 것에 대해 블리자드코리아는 본사에 건의해 도입이 결정되었고 내년 중에 적용 예정이라고 밝혀왔다.

블리자드코리아 설립 12년만의 결정이며 내년에 도입이 된다는 가정 하에 13년만의 도입이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PC방 업주들이 직접 잔여 시간과 결제 내역을 꼼꼼히 확인해보는 것만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국내 PC방 매출 1천억 규모, 한국 시장에 대한 대응 속도 높여야
블리자드의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과 PC방 업계에 대한 대응이 느린 것은 그 규모가 작아서 일까? 적어도 이는 원인이 아닐 듯하다. 2015년 기준 한국 게임시장은 10조 7,223억 원을 기록했고, 온라인게임 시장만 해도 5조 2,804억 원 규모로 가장 크다.

블리자드가 한국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익도 적지 않다. <디아블로3>,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는 패키지 형태로 판매된 분량에 대한 매출은 정확히 추산하기 어렵지만, PC방에서 소비한 시간을 추산할 수 있어 매출을 가늠해볼 수 있다.

2016 1월 1일부터 지난 12월 11일까지 블리자드가 국내 PC방에 서비스한 게임 가운데 <오버워치>, <디아블로3>,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2>만 놓고 본다면 4억 1,227만 시간이 소진됐다. 이를 PC방 상품 가운데 최저 요금인 시간당 223원(3,000시간 요금제)으로 환산하면 919억 3,600만여 원이며, 가장 비싼 256원(400시간 요금제)으로 환산하면 1,055억 4,094억여 원에 달한다.

아직 올해가 겨울 성수기 20일가량이 더 남은 시점인 만큼 이를 감안한다면 991억 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되며, 모든 PC방이 3,000시간 요금제를 결제하는 것은 아니니 약 1천억 원 정도 매출이 발생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패키지 판매분을 제외하더라도 PC방 과금만으로 무려 1천억 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만 업주들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는 자동결제 시스템 도입에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온 것이다. 블리자드가 한국 게임시장과 PC방 업계의 현안들에 대해 좀 더 빠르고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이유가 명확해지는 대목이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