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2월호(통권 31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PC방 업계는 여느 해보다 희노애락이 분명했다. 금연법 시행 이후 매출 감소 일로에 힘들어하던 상황은 지난 5월 등장한 <오버워치>로 인해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오버워치>로 인해 게임물 이용등급 위반 신고가 빗발치면서 PC방 업주들에게 큰 고민거리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다사다난했던 2016년 한 해 동안 PC방 업주들이 주목했던 뉴스 10개를 꼽아봤다.

1. <오버워치>로 대표되는 2016년

올해 출시된 <오버워치>는 PC방뿐만 아니라 게임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 수년 간 부동의 1위였던 <리그오브레전드>를 끌어내렸고, PC방 집객에도 영향을 미쳐 PC 가동률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른 바 <오버워치> 사태로도 불리는 게임물 이용등급 위반 신고 사태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PC방은 초등학생 고객이 크게 감소했고, <오버워치>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2. 콘텐츠조합의 내홍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의 내부 갈등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PC방 업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일부 조합원들 간의 갈등으로 촉발된 감정싸움이 이사장 탄핵 이슈로 번졌고, 이사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다시 번복하는 등 혼란한 내부 상황이 외부에 여과 없이 노출됐다. 주요 임원들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직무대행을 선임하고 새로운 임원들로 이사진을 구성했지만, 임순희 이사장은 사법당국의 판단에 맡기겠다며 두문불출하고 있다.

 

3. VPN 업체 퇴출과 트래픽 공격 감소

올해는 VPN 업체를 퇴출시키기 위한 게임사들의 대대적인 제재가 빛을 발했다. 넥슨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게임사가 매월 수십여 곳의 VPN 업체와 VPN 서비스에 IP를 제공한 PC방을 제재했으며, 이는 VPN 서비스를 크게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넥슨은 1월부터 <서든어택>에서 누킹을 시도한 유저들을 대거 제재하기 시작했고, 이후 PC방의 큰 골칫거리였던 트래픽 공격이 크게 감소했다.

 

4. 노하드솔루션 보안 문제 대두

지난해 12월 발생한 노하드솔루션 보안 문제로 대표되는 ‘하드리스’ 사태가 올해 1월에도 반복됐다. 인증서버에 대한 트래픽 공격으로 대규모 영업중단 사태를 초래한 ‘하드리스’는 PC방에 방화벽을 지원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 사태로 인해 노하드솔루션의 보안 취약점이 부각됐으며, 이후 경찰이 수많은 PC방에 돋보기 프로그램을 설치한 일당을 검거한 사건까지 발표하면서 노하드솔루션 보안 문제가 PC방 업주들의 새로운 고민거리가 됐다.

 

5. 그동안 오해? 게임물 설치 논란

문화부는 올해 PC방에서는 허가 없이 그 어떤 형태의 게임물도 추가 설치해 운영할 수 없다는 유권 해석을 내놓았다. 그동안 PC방 업계에서는 아케이드게임물의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싱글로케이션 제도에 의거해 특별히 허가를 받지 않고도 2대 이하의 다른 게임물을 설치해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정설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문화부의 발표는 이 같은 업계의 통념과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복합유통게임제공업이 아닌 PC방은 다른 게임물을 취급할 수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6. PC방의 체육시설화 본격 추진

한국e스포츠협회는 이스포츠진흥에관한법률에서 PC방(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을 체육시설로 지정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일부 PC방을 공인 이스포츠PC클럽으로 선정해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는 이스포츠PC클럽이 공식 출범한 첫해이며, PC클럽을 체육시설로 지정하기 위한 개정 노력이 본격화된 해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스포츠진흥법 개정에 주목해야 하며, 내년이 더 기대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7. 2016년은 VR 상용화의 해

우리나라 최초의 VR방이 지난 7월 강남에 오픈했다. 해당 VR방은 VR기기를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없어 아직도 무료체험존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1월에 개최된 지스타2016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VR 기기 중 하나인 HTC Vive의 일반소비자용이 공식 출시됐으며, 시선추적형 VR FOVE의 국내 유통을 맡은 테크노블러드도 본격적으로 PC방 시장 진출 준비를 시작해 올해는 VR 상용화의 원년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8. 활기 되찾은 PC 하드웨어 시장

올해의 핫이슈 <오버워치>가 PC 하드웨어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리그오브레전드>와는 달리 높은 PC 사양을 요구하는 <오버워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PC 교체를 단행한 PC방이 증가했다. 용산으로 대표되는 국내 PC 하드웨어 유통사들이 활기를 되찾았고, 고성능 모니터에 대한 PC방 업주들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144Hz 게이밍 모니터와 더불어 커브드 모니터가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

9.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윈도우 10

지난 7월 29일부로 윈도우 10의 무상 업그레이드 기간이 종료됐다. PC방 업주들에게 이번 무상 업그레이드 기간은 장기적으로 수천만 원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현재 윈도우 10을 전면 도입한 PC방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윈도우 7은 이미 단종됐고, 보안 업데이트 지원도 2020년 1월로 끝난다. 여기에 올해 11월에는 윈도우 7 oem도 중단됐으며, 새로 출시되는 CPU들이 윈도우 10만 지원할 것으로 알려져 PC방에서 사용 중인 수많은 유틸리티와 게임들에 대한 호환성 문제 등 혼란이 예상된다.

10. 2016년 비운의 게임들

올해는 유독 비운의 게임들이 많았다. <오버워치>와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예상했던 <서든어택2>는 전작 <서든어택> 유저들을 흡수하지 못해 정식출시 3개월만에 서비스가 종료됐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애스커>는 3월 22일,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의 <아제라>는 10월 20일, 넷마블이 서비스해 온 <쎈온라인>은 10월 12일 서비스를 종료했다. 원작이 큰 인기를 끌어 기대를 모았던 엑스엘게임즈의 <문명온라인> 역시 오는 12월 7일에 서비스가 종료되는 등 걸출한 타이틀들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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