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신규 진입 및 신작 흥행이 어려워지자 게임사들이 PC방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이용자 수 및 보급대수 증가추이가 정체된 지 오래고, 모바일게임의 상향평준화 및 과도한 과금 강제가 모바일게임 시장을 급속도로 냉각시켰다. 더욱이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더 이상 아이디어만으로는 대박을 낼 수 있는 시기가 지남에 따라 부익부빈익빈이 고착화됐다. 사실상 정체된 시장을 더 확대시키지 못한다면 더 이상의 성장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게임사의 규모와 무관하다는 점에서 국내 게임 시장의 흐름임을 방증하는 것이다. 더욱이 온라인게임이 강세인 게임사 역시 기업의 성장을 위해 모바일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자니 새로운 시장에서의 경쟁이 아니라면 도저히 승산이 없는 현실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기존 모바일게임사 뿐만 아니라 모바일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온라인게임사들은 너나할 것 없이 에뮬레이터만 있으면 되는 새로운 시장, PC방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최근 엔씨소프트가 PC방을 활용해 자사의 모바일게임을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 관련 인력이 PC방 Wi-Fi망, 스마트폰 충전 지원 여부, 고객의 온라인게임 중 모바일게임 이용 현황 등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모바일게임 분야에서는 후발주자라 유저풀이 없을 뿐만 아니라 빠른 개발 론칭도 어려워 경쟁력이 매우 빈약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결국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기존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기 보다는 새로운 플랫폼을 틈새시장으로 만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PC방 내 모바일 인프라에 대해 시장 조사를 하려다 소속 게임사가 어디인지 밝히기를 거부해 내쫓긴 사례는 수시로 보고되고 있다. 여러 게임사가 PC방을 새로운 플랫폼 시장으로 눈여겨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예 PC방 분야에서 모바일게임을 퍼블리싱하는 경우도 있다. 피지맨게임즈는 피시모스토어로 가장 먼저 PC방에 모바일게임을 공급하는 플랫폼 시장을 열었다. 이미 프로그램 준비를 마쳤고 모바일게임 퍼블리싱도 <미인강호>, <탑오브탱크>, <팬텀솔저>, <영생문2> 등이 확보된 터라 상용화에 가장 근접해 있다.

여기에 카카오 역시 PC방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카카오는 오는 3분기 내에 카카오게임 서비스에 녹스 앱 플레이어 도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모바일게임이 흥행하기 시작하던 초기와 달리 플랫폼홀더로의 입지가 취약해진 상태라 새로운 플롯폼 시장을 확대해야 하는 숙제를 갖고 있는 만큼 자체 녹스 개량 에뮬레이터와 다수의 퍼블리싱 게임들을 위시해 PC방 시장에 노크할 요량이 크다.

이처럼 모바일게임 시장 성장세가 급격하게 냉각되고 그 규모도 정체되자 에뮬레이터를 통한 PC방이 새로운 모바일게임 플랫폼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