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2일 강남역 인근에 우리나라 최초의 VR방이 오픈하면서 일부 언론매체에서는 앞으로 PC방을 대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정작 PC방 업계에서는 아직은 체험존 운영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VR방이 오픈한다는 소식은 지난해부터 등장했다. 지금까지 PC방 업계에 알려진 업체만 총 3곳이다. 그 중 한 곳은 지난 6월에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일부 매체의 취재 결과 준비과정 조차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한 곳은 VR방을 오픈하는 대신 코엑스 등의 대형 쇼핑몰이나 테마파크 내부에 VR체험존을 운영하는 형태로 모습을 드러냈다. 실질적으로 PC방과 같이 VR방을 하나의 업종으로서 탄생시킨 것은 지난 7월 22일 오픈한 VR플러스의 ‘VR PLUS Show Room’이 최초다.

이처럼 VR방이 처음 등장하자 언론매체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상당수 언론사에서 직접 현장을 찾아 국내 최초 VR방을 취재했고, 향후 PC방을 대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VR방의 탄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PC방 업계에서는 아직 성공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고 있다. 당장은 수익화할 수 있는 아이템이 없고, PC방의 일부 좌석에 도입하더라도 고객들의 흥미를 이끌 수 있는 콘텐츠가 많지 않다. 호기심에 대한 접근성은 높아도 지속 가능한 아이템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 PC방 업주는 “VR방의 대중화는 아직 먼 이야기”라며 “이용방법을 알려주기 위한 인력이 투입돼야 하고, 장시간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PC방 업주는 “장시간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존재하더라도 신육체적 부담이 크다”며 “예상하건데 단시간, 고비용으로 운영될 경우 오락실과 같이 제한적 시장만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VR방이 플스방의 전철를 밟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킬러 콘텐츠가 등장하고 VR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질 경우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업주들도 적지 않다. 다만, 아직은 VR방이 PC방에 견줄 수 있는 업종으로 발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한 PC방 업계 관계자는 “상업 시설로 이용하기 위한 제도적 절차도 마치지 못한 콘텐츠가 아무리 장기적인 관점이라도 PC방과 견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획기적인 VR 콘텐츠가 개발되고 VR 시설에 대한 비용이 낮아져 이용요금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등 아직은 갈 길이 먼 이야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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