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발전에는 많은 것들이 관여되어 왔는데, 그 중 하나로 DirectX를 빼놓을 수 없다. PC 패키지게임은 더욱 고사양화되면서 DirectX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됐고 실제 신작들은 거의 대부분 최신 버전에 맞춰 개발되곤 한다.

온라인게임은 패키지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사양을 표방한다. 패키지 판매 즉 사실상 대상이 어느 정도 정해진 방식과는 달리 부분유료화나 월정액제로 대중성을 상품화하는 방식인지라 요구사양을 높일수록 상품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PC 패키지게임은 DirectX 12를 지원하는 게임이 이미 다수 존재하며 전용 게임도 몇몇 개발되고 있다. 적어도 DirectX 11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시되고 있다. 반면 온라인게임은 아직도 2004년에 나온 DirectX 9.0C에 얽매여 있다. 2009년에 등장한 DirectX 11을 지원하는 온라인게임은 마치 신기술을 도입한 것 마냥 자부할 지경이다.

그래도 DirectX 9.0C에 머물러 있는 낮은 개발 수준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DirectX 11을 온전히 적용한 게임들은 그나마 시대를 이끌려는 선지자다. 그러면 PC방 점유율 상위 50위 게임들 가운데 DirectX 버전별로 어떤 게임들이 분포되어 있는지 살펴보았다.

DirectX 12
현재 DirectX 12를 지원하는 온라인게임은 <검은사막> 하나다. 윈도우 10을 설치하면 기본적으로 드로우 콜 처리 기능이 개선되어 이 효과로 게이밍 성능이 소폭 상승하게 되는데, 이런 상승분 외에 DirectX 12 기능을 일부라도 이용하는 온라인게임은 <검은사막>이 유일하다. 특히 <검은사막>은 DirectX 11 및 64비트 OS를 권장하는 등 최신 기술이 가장 발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 온라인게임 가운데 유일하게 DirectX 12를 지원하는 <검은사막>

DirectX 11
<오버워치>, <파이널판타지14>, <R2>가 DirectX 11을 지원하는데 <오버워치>는 DirectX 11 전용이고, <파이널판타지14>와 <R2>는 DirectX 9를 지원하면서 DirectX 11을 권장하는 형태다. <R2>는 <검은사막>의 김대일 대표가 만들었던 게임으로 이 역시 DirectX 11을 적용하는 기술적 도전이 엿보인다.

<오버워치>는 DirectX 11 전용이기 때문에 윈도우 비스타 이상 OS와 DirectX 11을 지원하는 그래픽카드에서만 구동된다. 즉, 엔비디아 지포스는 GTX400 시리즈, AMD는 라데온 HD5000 시리즈, 인텔 내장 그래픽은 HD4400 이후부터 구동이 가능하다.

DirectX 10
DirectX 10을 지원하는 온라인게임은 <스타크래프트2>와 <테라>뿐이다. DirectX 10을 지원하는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800 시리즈와 AMD 라데온 HD 시리즈부터인데, 해당 게임이 론칭한 2010~11년에는 이미 GTX500 시리즈와 HD6000 시리즈가 발매되고 GTX 200시리즈와 HD3000 시리즈가 널리 보급되어 있던 터라 사실상 DirectX 10 지원 여부가 문제되지 않았다.

DirectX 9.0C 및 그 이하
<리그오브레전드>, <서든어택>, <피파온라인3>, <던전앤파이터>, <스타크래프트>, <리니지>, <메이플스토리>, <블레이드앤소울>, <아이온>, <디아블로3>,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사이퍼즈>, <리니지2>, <카트라이더>, <스페셜포스>, <로한오리진>, <이카루스>, <크레이지아케이드(BNB)>, <블레스>, <뮤>, <하스스톤>, <버블파이터>, <오디션>, <아바>, <마구마구>, <거상>, <마비노기영웅전>, <슬러거>, <테일즈런너>, <카운터스트라이크>, <블랙스쿼드>, <카오스온라인>, <스페셜포스2>, <프리스타일2>, <도타2> 등은 모두 DirectX 9.0C 및 그 이하 버전을 지원한다. 심지어 일부 게임은 쉐이더2.0만 지원하면 구동되는 등 사실상 DirectX와 그래픽카드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중적 저변을 넓히기 위해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이 택한 저사양화의 현주소다.

최신 기술이 접목된 외국 패키지게임이라면 DirectX 버전을 꼼꼼히 살펴보며 그래픽카드 지원 여부를 고민해야하지만, DirectX9 일색인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는 DirectX는 사실상 논외였다. 최근 DirectX 11전용인 <오버워치>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그나마 DirectX 11 지원 그래픽카드에 대한 수요가 커졌는데, 이 마저도 GTX400 시리즈와 HD5000 시리즈 퍼포먼스나 하이엔드급으로 구동이 가능해 업그레이드 기준점에서는 살짝 벗어나 있다.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기준으로 보자면 DirectX 12 성능 보다는 오히려 GPU 성능 자체와 CPU의 성능이 게이밍 성능에 더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DirectX 버전에 따른 지원 여부가 업그레이드 시 주요 기준점으로 부각되기 위해서는 DirectX 12 전용은 아니더라도 지원이 되는 온라인게임이 <검은사막> 외에도 서너 개는 더 생길 때 즈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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