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전면금연화가 시행 후 2년이 지났지만 금연정책을 준수하고 있는 PC방과 고객의 흡연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고 알려진 PC방 간 갈등은 여전히 업종 내 주요 갈등요소로 꼽히고 있다.

본지는 흡연을 방치하는 PC방의 실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수소문해 두 곳을 직접 방문했다. 흡연을 방치하는 PC방의 풍경은 마치 2013년 이전의 PC방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이 같은 흡연 방치 PC방은 수도권보다 지방에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의외로 수도권 내에도 상당수 존재했다. 실제 이번 취재를 위해 직접 수소문해 사전 협의 없이 고객처럼 찾아간 곳은 서울 강서구와 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PC방이었다.

가장 먼저 방문한 서울 강서구의 A PC방은 수년 만에 처음으로 흡연이 가능한 PC방을 방문한 것이라 충격적이었다. 방문 시각은 오후 11시 전후로 매장 내 가동률이 90% 이상을 상회한 시점이었다. 과거와 같이 흡연석과 금연석이 구분되어 흡연석에서는 흡연이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흡연석은 1~2 좌석만이 빈자리였으며, 거의 대부분의 좌석에서 흡연이 이뤄지고 있었다. 재떨이는 보이지 않았지만, 종이컵에 물을 담아 흡연을 하고 있었다. 흡연 차단막은 철거된 상태로 담배연기가 그대로 금연석까지 이어졌다.

무엇보다 흡연실이 없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전면금연이 시행되기 이전의 PC방을 이용하듯 흡연에 망설임이 없었으며, 아르바이트 근무자 역시 별 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시설이 다소 낙후된 상태로 흡연이 이뤄지면서 청결 상태가 불량했다.

두 번째 방문한 인천 계양구의 B PC방은 휴일 오후 5시쯤 방문했는데, 가동률은 30~40% 수준으로 다소 한산해 본디 고객층이 많지 않은 상권으로 보인다. 금연 차단막이 존재했으며, 흡연석 공간에서는 암암리에 흡연이 이뤄지고 있었다. 서울 강서구의 A PC방보다는 덜 충격적이었지만 흡연석에서의 흡연 모습은 다르지 않았다.

다만, 금연석에 고객이 더 많았으며, 정상적인 흡연실을 갖추고 있었다는 점은 서울 강서구의 A PC방과 다른 모습이었다. 워낙 고객이 없어 매출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흡연을 방치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근무자에게 직접 흡연이 가능하냐고 물어본 결과, 흡연에 대한 책임은 고객에게 있다며 재떨이 대용도 제공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두 곳의 PC방을 방문하고 느낀 원인은 결국 매출부진이었다. 두 PC방 모두 낮은 PC 사양과 낙후된 PC 주변기기,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공통점이었다. 최근 PC방 트렌드와는 지나치게 동떨어진 모습이었기 때문에 경쟁력이 약할 수밖에 없는데, 결국 부족한 경쟁력을 흡연 방치로 대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처럼 흡연을 방치하는 행위가 지속되면 더 큰 규제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미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흡연자 발생 시 업주도 동시에 행정처분을 받도록 하는 규제안을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상당수 지자체에서도 이와 비슷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하고 있어 흡연 방치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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