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가장 인기 있는 모니터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아무래도 22인치 LCD모니터가 아닐까 싶다. 적당히 큰 화면과 저렴한 가격 때문에 개인 PC 유저들이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최근 PC방에는 22인치 LCD모니터를 사용하는 곳이 많아졌고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모니터 중에 대형에 속하는 24인치 LCD모니터를 쓰고 있는 PC방이 있다는 소문에 서울 강남구 논현동으로 달려갔다.

   

이렇게 찾아간 ‘젤존(Jell Zone)’ PC방에 들어서자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모습은 손님들의 호출로 정신없이 바쁜 손준혁 사장의 모습이었다. 인사를 건네고 PC방 내부를 둘러보니 실제로 24인치 LCD모니터로 손님들이 게임이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니 PC방 사용료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놀라운 사실은 ‘젤존 PC방’은 다른 PC방들과 달리 500원이 비싼 1,500을 받고 있었다.

손준혁 사장은 “다른 매장들도 모두 1,500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매장만 1,500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과연 손사장이 추구하는 대형 LCD모니터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어째서 주변 PC방 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지,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눠보았다.

   
 

▲ 손준혁 사장

 
▶ PC가 총 몇 대인가? PC 사양은?
▷ 총 41개가 있다. 그 중 20개는 24인치 LCD모니터를 쓰고, 나머지는 CRT모니터를 쓰고 있다. 41대 중에 30대는 인텔 Q6600 CPU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8600GT, 메모리는 2GB를 사용하고 있다.

▶ 24인치 모니터를 설치하게 된 이유를 듣고 싶다
▷ 모니터는 클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대부분 22인치를 쓰는데, 그동안 PC방에서 쓰이는 모니터의 크기는 계속 커져왔고 조만간 24인치가 대세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절반만 설치한 이유는 CRT를 선호하는 손님들도 있기 때문에 손님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 24인치 모니터를 설치하게 된 이유를 듣고 싶다
▷ 대당 360,000원 정도의 가격이었다. 화면이 크기 때문에 MMORPG를 하는 분들에게 인기가 많다. 아직까지 손님들의 불만사항은 없는 것 같다. 종횡비율 조정도 가능하기 때문에 FPS게임을 하시는 분들도 큰 불평 없이 즐기고 있다.

   
 

▲ 인터넷 창을 2개나 띄울만큼 여유있는 24인치 LCD 모니터

 

▶ 숯으로 장식한 인테리어가 독특하다. 본인 아이디어인지?
▷ 숯이 좋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다 알려진 사실이고 냄새제거에도 효과적이라고 해서 고안해 낸 아이디어다.

   
 

▲ 숯을 이용한 인테리어가 독특하다

 

▶ 평소 PC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 게토골드를 사용해 카운터에서 원격으로 복구기능을 사용한다. 거의 일주일에 한 번씩 손님이 없는 아침 시간에 작업을 한다. C드라이브만 복구하기 때문에 대당 작업시간이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 소위 ‘먹튀’라는 손님들이 많은데, 이런 사례가 있는지?
▷ 매장 오픈 이후로 지금까지 단 2명밖에 없었다. 다른 핑계를 대고 나갈 수 없을 만큼 앉은 자리에서 손님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제공하도록 노력한다.

▶ 등록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등록은 했는지?
▷ 아직 하지 못했다. 하지만 스프링쿨러도 갖추고 있고, 등록과 관련된 준비가 모두 끝났기 때문에 조만간 등록을 할 생각이다.

▶ 손님들이 주로 즐기는 어떤 것들이 있나? 또 가장 기대되는 게임이 있다면?
▷ 매장을 둘러보면 ‘서든어택’을 즐기는 손님이 많은 편이다. MMORPG 중에서는 ‘리니지’ 시리즈가 인기다. 개인적으로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게임이 잘 나와 줄지 걱정이다. ‘헬게이트: 런던’도 그런 기대감에 부풀어서 정량제를 신청했는데 실제로 즐기는 손님이 딱 한명 뿐이었다. 다른 게임들도 정액제의 경우 한 달 정도만 결제해보고 손익계산을 따져서 실적이 좋지 않으면 그 다음엔 결제하지 않는다. PC방의 입장에서 정액제는 정말 이득이 없는 과금 방식인 것 같다.

   
 

▲ 진열된 캐릭터 상품들

 

▶ PC방 업주로써 신규 게임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인가?
▷ 신작 게임들이 나오면 한 번씩 해보는 편이다. 내가 해보고 재밌으면 전 좌석에 깔아놓는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굳이 손님들에게 재밌는 게임을 하도록 유도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어차피 PC방에 오는 손님은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오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은 어차피 유료화 되는데 굳이 홍보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

▶ 시간당 요금이 1,500원이다. 현재 이웃 PC방들은 모두 요금이 1,000원인데 경쟁이 가능한가?
▷ 2005년 6월에 오픈을 한 후 3년 동안 1,500원을 고수해왔다. 가까운 주변에 4~5개의 PC방이 있는데 처음 이곳에 오픈할 때도 다른 매장들은 1,200원을 받았다. 1,200원 상권에 1,500원으로 뛰어든 것이다. PC방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1,500원 이하로 받을 바에는 그냥 다른 일을 하자고 마음먹었었다. 다른 PC방에 비해 몇 백 원 더 비싸지만 작년 5월까지만 해도 저녁 7시 이후로는 쉴 틈 없이 바빴다. 작년 5월을 기준으로 주변의 PC방들이 하나 둘씩 가격대를 시간당 1,000원으로 내리더니 그 후로 매출이 거의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PC방의 가격 마지노선은 1,500원이 적정수준이라고 생각한다. PC방이 생긴지 10년이 지나고 물가는 오르는데 어째서 PC방 가격만 거꾸로 가는지 모르겠다. 당구장도 한 시간 이상하면 만원을 받는데…. 가끔은 당구장을 운영해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 PC방 내부 모습

 

▶ PC방 정액제가 없는 것 같다. 다른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나?
▷ 정액제를 할 바엔 가격을 내리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정액제는 없지만 대신 10%의 마일리지 혜택을 드린다. 마일리지는 쓴 만큼 쌓이기 때문에 손님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 최근 전체적으로 PC방 운영이 어렵다. 주변에 폐업한 곳이 얼마나 되는가?
▷ 올 초 들어서 주변의 3~4군데 PC방이 문을 닫았다. 모두 가격을 내린 후 문을 닫았다.

▶ 지역 특성상 보증금이나 임대료가 다른 곳에 비해 비쌀 것 같다.
▷ 생각보다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다. 오픈하기 전에 분당 쪽도 알아봤는데 오히려 이곳이 분당보다 3~4배는 가격이 낮았다.
 
▶ 손님들이 비싸다고 불평하지 않는가?
▷ 자주 한다. 그래도 오는 손님들은 꾸준히 오더라. 주변이 대부분 주택가인데다가 단골들은 대부분 성인 손님이다. 성인들은 300원 차이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그만큼 손님들에 대한 서비스를 신경 쓰는 편이다. 각 자리마다 벨을 설치해놓고 손님이 호출하면 바로바로 원하는 것을 준비해 제공하고 있다.

▶ 각 자리마다 호출벨을 설치했는데, 불편하진 않는가?
▷ PC방은 서비스업이다. 서비스업이라면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손님이 다른 불편 없이 게임만 편히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PC방 업주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손님이 이것저것 시키는 것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어떻게 서비스업을 하겠는가.

▶ 다른 PC방 사장님들과 대화를 자주하는 편인지?
▷ 처음에 가격문제로 얘기 많이 했지만 대화가 통하질 않았다. 유료게임 때문에라도 요금 1,000원으로 손님 3명을 받는 것보다 요금 1,500원으로 2명을 받는 것이 훨씬 이익이다. PC방 업계는 단합이 잘 되지 않는 것 같다. 예전에 카트라이더 파동이 일었을 때도 전부 불매운동 하자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하나 둘씩 가맹하고 있더라. 그 때 손님들이 왜 여기만 카트라이더가 안되냐는 불평을 많이 들었다. 괜히 다른 PC방들의 운영방식이나 가격 등을 신경 쓰게 되면 오히려 지금 고수하고 있는 영업방침이 흔들릴 것 같아서 인터넷 PC방 커뮤니티도 잘 들어가지 않는 편이다.

▶ 컵라면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얼마정도 받나?
▷ 컵라면은 1,000원씩 받고 판매하고 있다. 먹을거리는 소비자 가격 그대로 받는다. 가격을 올릴 생각은 없다. 시간당 PC 사용료가 다른 곳보다 비싼 이유도 있지만,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서비스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매장에서는 PC사용료를 낮추고 먹을거리로 마진을 남긴다는데, 그럴 생각이면 차라리 PC방을 하지 말고 식당을 운영하는 게 낫다고 본다. PC방은 먹을거리가 아닌 PC서비스로 승부를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 주변의 다른 PC방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 솔직히 말하자면 나에게 뭐라고 할 수 있는 자격이 안 된다. 가격인상을 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주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고마워해야할 것이다. 내가 가격을 시간당 500원으로 책정한다고 하더라도 할 말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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