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4월호(통권 30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퀴퀴한 담배 연기가 사라지고 고소한 음식 냄새가 나는 곳, 카운터 뒤편에는 큼지막한 메뉴판이 눈에 들어오고 한편에서 분주하게 요리를 하고 있는 알바. “오늘은 무슨 게임을 할까”보다 “뭘 먹을까” 고민하는 손님들, 이것이 소위 ‘잘나가는 PC방’의 요즘 모습이다.

 

최근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누구에게나 익숙한 먹거리 브랜드들이 PC방 카운터 한쪽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20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지만 얼마 전 휴게음식점 도입의 규제가 완화되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일부 PC방 프랜차이즈에서 중소 먹거리 브랜드와 업무제휴를 통해 자사 가맹점에 도입하는 형태였다면 최근에는 그 방법과 규모가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먹거리 브랜드가 PC방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기도 하고 PC방 숍인숍 전문 먹거리 브랜드가 탄생하는가하면 PC방 3대 커뮤니티에서는 자체적으로 브랜드를 발굴해 론칭하기에 이르렀다.

비수기 현상이 심해지면서 PC방 업주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며, 집객에 힘을 보탤 먹거리 도입에도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최근 활발한 활동으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먹거리 브랜드들을 짚어봤다.

최대 커뮤니티 아이닉스의 순정분식

 

PC방 최대 커뮤니티인 아이닉스에서 도입한 순정분식은 브랜드 이름과 같이 분식류를 전문으로 한 PC방 숍인숍 아이템이다. 다만, 순정분식은 아이닉스가 직접 출시한 브랜드가 아니라 청년상회라는 업체가 아이닉스에 입점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창업 지원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는 아이닉스에서는 숍인숍 아이템으로 순정분식을 추천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 때문에 순정분식을 아이닉스에서 직접 개발한 브랜드로 이해하고 있는 업주들도 있다.

순정분식의 가장 큰 특징은 가맹비가 없고 추가적인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지 않고도 간단한 주방시설만 갖추어 졌다면 즉시 도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모든 메뉴는 5분 이내 조리가 가능하고 전기를 이용한 주방설비를 추천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주력 메뉴는 분식류와 더불어 핫도그, 볶음밥, 덮밥, 국수, 우동을 비롯해 김치찌개,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등이다.

가장 앞서 있는 만땅의 PC토랑

 

PC방 전문 먹거리 브랜드 중 가장 앞서 있는 브랜드는 손님만땅동호회의 PC토랑이다. 성묵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PC토랑을 도입한 PC방이 230호점에 이른다. PC토랑의 가장 큰 특징은 지속적인 변화다. 기존 음식 브랜드와 달리 PC방 먹거리 브랜드가 정형화된 레시피와 맛을 추구한다면 PC토랑은 지속적으로 PC방에 최적화된 레시피와 설비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PC토랑은 유명 먹거리 브랜드와 MOU에도 적극적이다. 커피와 음료 브랜드로 히트를 친 망고식스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전국 200여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용우동과 PC방 독점 입점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PC토랑의 대표 메뉴는 수제 햄버거류와 치킨핫도그류, 떡볶이류 등이다. 하지만 PC토랑은 고가의 커피머신이 없어도 고급커피를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개발 중이며, 전자레인지만으로도 조리 가능한 레시피를 공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쓰리팝이 론칭한 XOXO

 

쓰리팝은 세컨드찬스라는 업체와 협업으로 최근에 XOXO HOTDOG&COFFEE(이하 XOXO)를 론칭했다. XOXO는 올해 초부터 PC방 업계에 알려지기 시작해 빠른 속도로 가맹점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 아이템은 당연히 핫도그와 커피다. XOXO의 가장 큰 특징은 인력의 대부분이 전문적인 음식 프랜차이즈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으로, 핫도그와 커피전문점 수준의 음료 제품은 물론 스틱감자류와 치킨덴더와 같은 사이드 메뉴도 다양하다.

스팀 조리방식을 도입했다는 점도 또 하나의 특징이며, 그동안 기존 음식 브랜드가 지니고 있던 단점을 보완해 보다 PC방에 적합한 레시피와 설비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기존 음식 브랜드의 체계적인 가맹점 관리 방식과 간편한 주문 시스템 등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유명 치킨 브랜드 BBQ와 모노치즈
기존의 유명 음식 브랜드 중 직접 PC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브랜드는 BBQ다. 치킨 프랜차이즈로 더 유명한 BBQ는 지난 2015년부터 PC방 업주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진행하고 실제 시범 가맹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하지만 PC방 업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사업을 일시 중단한 상태로, 현재 인력을 대거 교체하고 새로운 메뉴 개발에 집중하며 다시금 PC방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위해 준비 중이다. 현재까지 PC방 시장에 진입한 브랜드 중 가장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어떤 반응이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모노치즈도 최근 PC방 프랜차이즈에서 도입한 음식 브랜드 중 하나다. 하늘다리PC방을 통해 PC방 시장에 진입한 모노치즈는 치즈를 주재료로 하는 샌드위치가 주력 메뉴로, 치즈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어 관심을 보이는 업주들이 늘고 있다.

 

자체적인 먹거리 개발, 제3 제4의 브랜드도 등장할 듯
PC방 3대 커뮤니티 모두 먹거리 브랜드를 출시하고 PC방 프랜차이즈에서도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지만 이를 통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음식 브랜드와 직접 접촉해 PC방에 도입한 업주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먹거리를 통해 매출을 올리며 유명해진 PC방 중에서는 발품을 팔아 노하우를 배우고 고민과 연구 끝에 자체적으로 레시피를 개발, 성공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는 많은 시행착오와 시간 및 비용을 투자한 끝에 얻은 것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휴게음식점 규제완화 후 PC방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존 먹거리 브랜드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주춤했던 BBQ가 재정비 시간을 갖고 곧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것을 예고했으며, 여타 중소 먹거리 프랜차이즈들도 PC방 창업시장에서 파트너 구하기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따뜻해진 날씨와 함께 PC방 먹거리 시장 또한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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