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1월호(통권 30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먹거리 강화 트렌드의 모범답안 의정부 퀸PC방

PC방의 먹거리 강화 트렌드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사실 현재 수준으로 PC방 먹거리가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먹거리 강화 트렌드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PC방 ‘식파라치’ 사태가 발생한 것이 2010년이다.

 ‘식파라치’ 사태는 PC방 먹거리 변천사에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식파라치’ 사태 이전의 PC방 먹거리는 사실상 컵라면, 캔음료, 과자류가 전부였다. 물론 극히 일부 PC방에서는 돈까스, 햄버거 등 먹거리 특화로 어필하기도 했지만 대중적이지 않았다.

특히  ‘식파라치’ 의 활동은 이 같은 움직임을 원천봉쇄했다. PC방에서의 모든 조리행위가 불법행위로 낙인찍히면서 다양한 먹거리 도입이 일시적으로 위축되기도 했다. 그러나 PC방 업주들은  ‘식파라치’  사태를 딛고 일어설 아이템을 발굴했다. 휴게음식점업을 추가해 합법화한 것이다.

이후 PC방 먹거리는 한계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일반음식점을 추가해 가볍게 맥주를 마실 수 있는 PC방까지 등장한 상태다. 또한 이 같은 트렌드에 힘입어 숍인숍 아이템도 보다 진화됐다. 기존 음식점 프랜차이즈를 PC방에 도입해 전문적인 레시피를 적용한 것이다.

이미 PC방 시장에 진출한 먹거리 프랜차이즈는 수십 종에 이를 정도로 증가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브랜드에서부터 PC방을 토대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신생 브랜드도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 같은 음식 브랜드의 단점은 PC방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PC방 시장 진출을 시도한 음식 브랜드 중 PC방 업주와 갈등을 빚지 않은 브랜드가 드물다. 가맹본부의 입점조건과 PC방에서 실제 도입하면서 발생하는 조건이 서로 달라 합의점을 도출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다.

이런 와중에 PC방 커뮤니티  ‘손님만땅 동호회’  운영자 설성묵 대표가 런칭한  ‘PC토랑’ 이 주목을 받고 있다. 숍인숍 입점 형태의 브랜드 중 PC방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PC토랑을 도입한 의정부시 퀸 PC방을 찾아가 자세히 살펴봤다.

지난해 2월 창업, 정확했던 상권분석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퀸 PC방은 기존에 교회로 사용됐던 건물에 지난 2015년 2월에 신규 창업한 PC방이다. 건물의 처음 사용 목적이 교회였기 때문에 건물의 형태가 전형적인 교회 형태를 그대로 지니고 있어 PC방으로서는 상당히 이색적이다.

건물 전체를 사용하고 있는 퀸 PC방은 클라이언트 좌석도 1층과 지하로 분리되어 있다. PC방이 1층에 입점하는 것은 1층 건물이 많은 지방 소도시를 제외하고는 흔치 않은 입점 형태다. 여기서 나아가 외부에 상당한 넓이의 테라스가 있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퀸 PC방은 애초부터 먹거리를 통해 승부를 걸만한 상권을 찾던 끝에 현재의 자리에 입점하게 됐다. 해당 상권은 전형적인 원룸촌이라 할 수 있으며, 주위에 오피스와 어린이집이 밀집해 있다. 또 인근에는 중고등학교가 4개나 위치해 있는 상권이다.

놀거리와 즐길거리가 부족해 여가를 즐기기 위해서는 완전히 주거지역을 벗어나 중심가로 이동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한 마디로 외부와 단절된 상권으로, 일과 후 거주민들이 집에만 머물러 있는 상권이다. 오히려 퀸 PC방은 이 같은 점을 노렸다.

먹거리 강화 “쉽지만은 않았다”
퀸 PC방이 처음부터 먹거리를 활발하게 도입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2월 오픈 당시부터 휴게 음식점업을 추가한 상태였지만 일반적인 PC방 먹거리와 더불어 커피전문점 수준의 음료, 자체 개발한 레시피를 접목한 몇 가지의 단순한 메뉴가 전부였다.

사실 먹거리를 강화하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랐다. 판매하고 싶은 메뉴가 있어도 우선 재료부터 어디서 구해야 하는지 몰랐다. 대형마트에서 조달해야 하는지, 해당 메뉴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를 유통하는 PC방 전문 먹거리 유통사는 어디인지 알 길이 없었다.

어떻게든 재료를 조달했다고 해도 어떤 조리기구를 이용해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몰랐고, 근무자들이 쉽게 조리할 수 있는 레시피를 만들기는 더욱 쉽지 않았다. 메뉴가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같은 이 같은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이 때문에 퀸 PC방은 전문 먹거리 브랜드를 도입해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먹거리를 갖추기로 했다. 수많은 업체로부터 견적을 받고 레시피를 꼼꼼하게 살피면서 최종적으로 PC토랑을 선택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예산이 들어맞았고, 레시피가 간단했으며, 맛의 품질도 높았다. 이미 기본적인 조리시설은 갖춘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재료의 유통과 레시피만 접목하면 됐다. 특별한 인테리어가 필요 없었기 때문에 단 이틀 만에 PC토랑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수 있었다.

먹거리 강화 성공, 동네 랜드마크로 부상
우선 퀸 PC방이 PC토랑을 통해 도입한 브랜드는 총 3가지다. PC토랑에서 직접 개발한 다양한 먹거리 메뉴, 로드샵을 겸한 ‘팔봉이치킨핫도그’, 성묵이 최근 제휴를 맺은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 ‘망고식스’다.

이에 퀸 PC방은 망고식스를 통해 보다 전문화된 커피와 음료, 디저트 등을 서비스할 수 있게 됐고, 주로 학생층을 겨냥한 ‘팔봉이치킨핫도그’는 이제 퀸 PC방을 상징하는 대표 메뉴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PC토랑의 다양한 먹거리 메뉴로 화려한 구색이 갖춰졌다.

   

이 같은 시도를 통해 얻은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우선 먹거리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PC 이용요금과 먹거리 매출의 비율도 6:4로 늘어났다. 더구나 퀸 PC방만의 특장점인 테라스와 로드샵, 카페 공간은 PC토랑 도입 이후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이미지가 개선됐다는 점도 놀랍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퀸 PC방은 어린이집이 밀집한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카페 공간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긴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주부들이 잠시 쉬어가는 장소로 거듭났다.

또 원룸촌인만큼 오피스도 상당히 밀집되어 있어 주로 여성 직장인들이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자주 찾는다. 커피와 함께 브런치류를 즐기려는 여성 직장인들이 생겨난 것이다. 단순히 점심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PC로 간단하게 업무도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학생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큰 변화다. ‘팔봉이치킨핫도그’는 이제 퀸 PC방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주요 먹거리 품목이 됐다. 하교길에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려는 학생들이 많이 찾고 있다. 1층이라는 장점을 살려 성공적인 로드샵 형태를 구현한 것이다. 더불어 테라스는 일과를 마친 인근 주민들이 잠시 쉬었다 가는 장소로도 발전했다. 말 그대로 동네의 랜드마크로 부상한 것이다. 무엇보다 PC방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상당히 개선됐다.

모든 트렌드가 집대성된 퀸 PC방
먹거리를 강화하고 있는 상당수의 PC방 업주들은 메뉴를 보다 전문적으로 구성해 커피전문점을 넘어 식당을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실제로 이를 위해 인테리어를 구현하고 먹거리 메뉴에서부터 마케팅까지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업주들이 많다.

하지만 1층이 아니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에는 1층 임대료가 워낙 비싸 PC방이 입점하기가 어렵다. 퀸 PC방은 그러한 의미에서 건물 전체를 모두 사용하고 출입구 앞에 대형 테라스를 설치하는 동시에 내부 공간에는 커피전문점 공간을 별도로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모든 PC방 업주들의 부러움을 살만한 입점 형태다.


또한 퀸 PC방은 단순히 먹거리만 강화한 것이 아니라 모든 최신 아이템을 도입했다. ATM 기기도 직접 관리하는 것이 아닌 업체에서 알아서 관리해주는 기기를 실내에 설치해 잠재고객층의 출입을 유도하고 있다. 기계식키보드 등 기본적인 고가의 PC 주변기기는 물론 39형 모니터를 적절히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선불결제기, 신용카드 등 모든 결제수단을 도입했고, 주차공간마저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다는 점은 기존의 PC방과는 확연한 차이다. 무엇보다 로드샵 형태로 성공한 몇안되는 PC방이라는 것이 퀸 PC방의 특별함을 말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PC방에 접목된 로드샵 형태는 커피를 테이크아웃 해주는 것에 그쳤다. 그러나 퀸 PC방은 음료가 아닌 간단한 식사대용 메뉴를 로드샵으로 성공시켰다.

마치며…
퀸 PC방은 먹거리를 강화하면서 주요 시간대 먹거리만 조리하는 근무자를 한 명 더 채용해 2명이 근무하도록 배치하고 있다. 나머지 1명은 기본적인 PC방 업무에만 매진하면 된다. 이는 먹거리 강화에 따른 근무자의 업무 부담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무엇보다 퀸 PC방은 업주가 자체적으로 먹거리를 도입하기 보다는 전문적인 브랜드를 도입하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으면서도 맛의 품질이 높은 메뉴, 지속적인 본사의 관리와 빠른 피드백 등도 중요하다.

퀸 PC방 업주는 “먹거리를 강화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주저하는 PC방 업주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PC방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브랜드를 선택하면 어렵지 않게 먹거리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으로도 PC방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자 하는 먹거리 브랜드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어떤 브랜드가 PC방 업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