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12월호(통권 30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문명온라인>이 이달 2일 공개시범서비스(OBT)를 시작했다. 이번 겨울 출시를 예고한 일련의 신작들 중에서 가장 먼저 PC방을 찾아온 선두주자다.

<문명온라인>은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전략 게임 ‘문명’ 시리즈의 온라인게임 버전으로, 송재경과 시드 마이어라는 걸출한 개발자가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게임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작품이다.

또한 PC방 업계에서는 <문명온라인>의 뚜렷한 개성인 ‘세션제’에 주목하고 있다. 7일이라는 시간제한을 통해 매주 새로운 세션이 열리는 <문명온라인>은 여타 온라인게임과 전혀 다른 색체를 가진다. 즉 ‘세션제’가 기존 온라인게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게이머층에게 어필할 경우 PC방 손님으로 연결되지 않겠느냐는 기대에서다.

한편, 올해 겨울 성수기는 역대급 신작 기근이 예상된다. 실제 12월로 출시를 확정한 신작 온라인게임은 엑스엘게임즈의 <문명온라인>, 넥슨의 <아르피엘>과 <트리오브세이비어> 3개가 전부다

 

 

너무 독특한 거 아냐?
<문명온라인>의 개발 소식이 처음 공개될 당시 스타 개발자들의 만남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가장 흔했던 반응은 “‘문명’을 MMORPG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가?”라는 의문이거나 “일정 기간마다 초기화되는 온라인게임이 한국 시장에서 수용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이었다.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시드마이어의 문명’ 시리즈는 턴 방식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문명’이 온라인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모자라 가장 온라인게임의 최전선에 있는 장르인 MMORPG로 개발된다고 하니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일주일 단위인 ‘세션’이 매주 초기화되는 것은 엔딩이 없는 온라인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들에게 너무 이질적이라는 진단도 당연해 보였다.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엔딩이 없는 게임플레이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사람을 상대함으로써 매판마다 새로운 게임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온라인게임의 본질”이라고 설명했으나 <문명온라인>에 대한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약점이 강점으로 거듭나기까지
그러나 여러 차례의 테스트를 거친 현재는 MMORPG라는 장르와 세션 초기화라는 특징이 <문명온라인>의 가능성으로 인식되고 있다. 유저가 문명을 선택하고, 시민으로서 문명의 승리를 위해 다른 문명과 경쟁하는 기본 골격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도시 점령 및 불가사의 등 원작의 요소들을 녹여냈다.

 

아울러 기존 ‘문명’ 시리즈에서 플레이어가 전지적 시점으로 문명을 발전시켰다면 <문명온라인>에서는 한 문명의 소속원으로서 일익을 담당하는 차이는 오히려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문명을 이끄는 유저의 자질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점과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플레이하고 어울리는 MMORPG의 특성이 잘 맞아떨어졌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초기화에 대한 우려도 기우에 불과했다. CBT에 참여했던 테스터들은 초기화에 거부감을 느끼기는커녕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PC방을 풍미했던 <스타크래프트>, <레인보우식스>, <포트리스>, <카트라이더> 등은 모두 한판이 끝나면 초기화되는 게임이 아니었던가?

 

여타 MMORPG에서는 후발주자가 처음으로 월드에 발을 디디면 기존 유저와의 격차를 따라잡는 것부터가 고난이지만 <문명온라인>에서는 초보유저가 다양한 방식으로 소속 문명에 기여할 수 있다. 바로 이 공정성 때문에<문명온라인>을 기다린다는 유저들도 적지 않다.

신작 없는 성수기의 집객 카드
이처럼 <문명온라인>은 시장에 나와 있는 게임들과는 완전히 다른 색깔, 다른 감각을 자랑한다. 다시 말해 <문명온라인>은 PC방에 새로운 고객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PC방 업계에서 신규 고객 창출은 언제나 설레는 단어로 다가오지만 이번 겨울에는 꽤 묵직한 무게감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업주들은 최근 수년 동안 전면금연화, 방학 기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영업 악재가 잇따르면서 성수기 매출이 예년만 못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게임산업 쪽에서도 모바일게임 부상과 온라인게임 축소라는 악재를 더하고 있고, 특히 올해 겨울 성수기는 신작 게임이 드문 편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문명온라인>, <트리오브세이비어>, <블레스>, <마스터X마스터> 등이 별 볼일 없는 신작이 아니라 대작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12월 2일부터 시작되는 <문명온라인>의 OBT는 PC방 겨울 성수기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는 동시에, 흥행 여부는 내년도 온라인게임 시장의 분위기 전체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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