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12월호(통권 30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의 여명을 함께했던 ‘스타크래프트’ 시리즈가 최신작 <스타크래프트2: 공허의 유산>을 통해 다시 한 번 빛을 내뿜고 있다. <스타크래프트2> 삼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확장팩 ‘공허의 유산’이 지난달 전 세계를 강타한 것이다.

출시 하루만에 전 세계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했고, PC방 사용량은 200% 이상 증가해 전체 순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출시에 앞서 공개된 시네마틱 영상으로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휩쓸었고 게임 관련 사이트에서도 화제로 부상하는 등 두꺼운 팬층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결과였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스타크래프트>가 마지막 확장팩인 ‘브루드워’를 통해 PC방 흥행 신화를 썼듯, 시리즈 17년의 대미를 장식하는 ‘공허의 유산’을 통해 <스타크래프트2>도 PC방 국민게임 반열에 올리겠다는 각오다.

대서사시의 마침표를 찍다
공허의 유산 캠페인 모드는 경쟁 일변도로 구성된 여타 온라인게임과 다르게 스토리의 풍미와 깊이 있는 세계관을 느낄 수 있다. 지난 9월 오프닝 시네마틱 영상이 공개될 당시 <스타크래프트2>는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석권하기도 했는데, 이는 눈길을 사로잡는 영상이 이끌어낸 결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게임사들이 화려한 영상을 공개함에도 이 정도 반향을 이끌어내진 못한다.

칼라이 프로토스 광전사와 고위기사들이 잃어버린 고향 아이어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 집정관을 소환해 울트라리스크와 동귀어진하는 모습,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차원관문을 통해 전장으로 날아오는 모습 하나하나에 게이머들이 열광하는 배경에는 ‘스타크래프트’라는 IP가 있다는 분석이다.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가 전작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확장팩 ‘군단의 심장’이 나오자 PC방 순위가 폭등한 것처럼, ‘공허의 유산’ 출시 직후 <스타크래프트2>가 거둔 괄목할 만한 PC방 성적도 자연스럽게 설명이 된다.

일부 게이머들은 출시 전에는 다소 진부한 이야기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지만 출시 3~4일이 지나자 해외 평점 사이트에서는 오히려 점수가 오르는 경향이 나타났다. ‘스타크래프트’에 화룡점정을 찍은 이번 확장팩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공허의 유산’으로 <스타크래프트2> 3부작은 완결되지만 이후로도 ‘노바 비밀작전’과 같은 추가 임무 팩이나 집정관 모드의 새로운 사령관을 선보이는 등 지속적으로 콘텐츠 업데이트가 진행된다. 이는 <스타크래프트2>가 확장팩 외에도 새로운 PC방 점유율 반등 모멘텀을 마련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고품격 게임모드를 경험하라
‘공허의 유산’은 캠페인 모드뿐만 아니라 ‘집정관 모드’, ‘협동전 임무’ 등 플레이어들이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게임모드를 도입했으며, 멀티플레이어 대전을 펼치는 데 있어서도 많은 이들이 보다 재미있게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자동 편성 토너먼트’와 같은 기능을 추가했다.

‘집정관 모드’는 두 명의 플레이어가 하나의 기지와 병력을 함께 운영하며 적들을 상대하는 게임모드로 플레이어들은 병력 운영과 자원 관리에 대한 책임을 분담하고 서로 자신이 담당하는 부분에 집중해 게임을 즐기며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다.

특히 친구와 함께 보다 정밀한 전략을 함께 수립할 수 있으며 둘만의 독특한 전략을 개발해 전투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실력이 좋은 친구로부터 게임을 배울 수 있고 게임과 관련된 기본적인 지식을 알려주기 쉽다는 특징은 PC방 게이밍 환경과 궁합이 높게 평가된다.

‘협동전 임무’는 그동안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 존재하지 않던 전혀 새로운 게임모드로, 플레이어들은 팀을 맺고 스타크래프트의 강력한 동맹 사령관 역할을 맡으며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각각의 사령관은 레벨을 올리거나 자신에게 전문화된 업그레이드와 장비 보너스 등 고유의 기술을 사용하며 다양한 임무를 함께 달성하게 되는데 이는 RPG나 AOS의 문법이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스포츠의 적통을 계승할까?
한편, <스타크래프트2: 공허의 유산>이 <스타크래프트>에서 시작된 이스포츠의 핏줄을 다시 이어갈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스타크래프트2>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이스포츠 분야는 전작의 유산을 받지 못했고, 게임사와 협회의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크게 휘청거린 것이 사실이다.

덕분에 이스포츠의 왕권은 전혀 엉뚱한 뉴페이스에게 넘어갔고, <스타크래프트2>는 거의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는 시험에 들었다. 그리고 경쟁자 자격을 갖추는 것도 힘겨워 보일 정도로 시험은 난이도가 높았다.

전문가들은 ‘공허의 유산’이 <스타크래프트2> 이스포츠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단 ‘군단의 심장’ 버전으로 치러진 ‘SK텔레콤 프로리그 2015’가 역대 리그 중 가장 좋은 반응을 거뒀고, ‘공허의 유산’부터는 이스포츠 친화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먼저 게임 시작 일꾼 수를 6기에서 12기로 대폭 늘림에 따라 선수들은 자원을 빠르게 축적할 수 있다. 이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펼쳐지는 치열하고 박진감 넘치는 전투, 상대방의 허를 날카롭게 찌르는 빌드로 이어져 보는 재미를 강화한다.

여기에 기존 유닛들과 건물들도 정교한 밸런스 업데이트를 거치고, 6종의 신규 유닛까지 추가되면 다양한 전략적 변화와 함께 게임 자체의 흥행과 시너지 효과를 불러오는 이스포츠의 힘이 발산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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