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12월호(통권 30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게임의 인기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대형 게임 개발사들은 물론 군소 게임 개발사들까지 앞 다퉈 모바일 플랫폼으로 전향하거나 기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 온라인게임의 침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GTA5>나 <위쳐3> 등의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외산 대작 패키지 게임이 속속 출시되었으며, 이런 대형 게임을 즐기려는 게이머들의 수요에 맞춰 진보한 컴퓨팅 기술로 무장한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었다. 2015년 한 해 동안 컴퓨터 산업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관련 이슈들을 모아보았다.
플랫폼을 갈아치운 인텔과 가성비의 AMD
인텔은 올해 초 최초의 14나노미터 공정의 5세대 코어프로세서 브로드웰 제품을 공개했다. 브로드웰은 고성능 저전력 CPU로 이전 세대대비 그래픽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하지만 이 CPU는 6월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시장에 출시되었고, 이후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등장한 6세대 코어프로세서 스카이레이크에 의해 밀려나게 된다.

새로운 아키텍처로 설계한 6세대 코어프로세서 스카이레이크는 소켓 규격이 기존 1150에서 1151로 변경되었으며, 아울러 호환 가능한 100시리즈의 칩셋 플랫폼을 함께 선보였다.

100시리즈의 칩셋 플랫폼은 더욱 빨라진 DDR4 메모리를 지원하며 칩셋 사이에 데이터를 주고받는 DMI(Direct Media Interface)가 3.0 버전으로 개선되어 대역폭이 4GT/s에서 8GT/s로 기존 2.0대비 2배 향상됐다. 여기에 M.2(NVMe)나 SATA Express 등 대역폭에 많은 영향을 받는 고속 저장장치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어 시스템 전반적으로 성능이 향상되었다.

스카이레이크 제품군은 오버클럭이 가능한 K 시리즈를 중심으로 쿨러를 포함하지 않은 상태로 출시했는데, 이는 하이엔드 유저 대부분이 별도 쿨러를 사용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성능 K 시리즈 프로세서는 앞서 언급한 대작 게임들과 맞물려 하이엔드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AMD는 2015년 상반기에 인텔에 밀려 CPU 시장에서 크게 위축되어 있었으나, 가격 인하와 더불어 여름부터 시작된 각종 프로모션 등에 힘입어 가성비가 높아지자 사용자들로부터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인텔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고 인텔의 K 시리즈와 같이 기본적으로 배수락을 해제한 채 출시해 오버클럭과 튜닝에 관심 있는 사용자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다. 또한 PC방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도 업주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며 위축된 분위기 속에서도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PC방 그래픽카드 시장을 지배한 엔비디아와 벼랑 끝의 라데온
2015년은 엔비디아의 해였다. 저전력 고성능을 앞세운 맥스웰 아키텍처 제품들이 여전히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다.

PC방 그래픽카드 수요를 결정지을만한 고사양 대작 온라인게임의 부재 속에 저사양 게임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인하로 가성비를 높인 750 Ti 제품군이 노후된 PC방 그래픽카드를 대체하는 훌륭한 견인차 역할을 했다.

또한 합리적인 가성비를 갖춘 GTX960 제품군 역시 PC방의 사양 강화를 위한 업그레이드에서 많은 선택을 받았다. 아울러 저전력으로 인한 전기요금 절감과 홍보효과까지 덤으로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까지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엔비디아의 메인스트림급의 계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대작 패키지 게임 출시와 맞물려 하이엔드 그래픽카드 시장에서도 GTX970, GTX980 등의 엔비디아 고급형 라인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AMD는 작년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몰락과 함께 시장에 풀렸던 중고 그래픽카드의 인기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여름 AMD가 새롭게 선보인 R7, R9 300 시리즈 역시 경쟁자인 엔비디아 제품과 가격과 소비전력 면에서 큰 메리트를 제공하지 못해 PC방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찬밥 신세를 면치 못 했다.

11월에 GTX960과 GTX970 사이의 틈새를 노리고 R9 380X를 출시했지만 소비자 시장의 반응이 확인되려면 내년 초나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엔비디아가 380X의 대항마로 GTX960 Ti를 출시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어 만일 이 루머가 사실이 될 경우 내년에도 AMD 그래픽카드의 고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택의 폭을 넓힌 기능성 모니터

 

   


올해 모니터 시장에는 기능을 특화한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됐다. 몰입감을 높여주는 커브드 모니터를 비롯해 21:9 비율로 좌우 폭을 넓힌 파노라마 모니터 등 기존 모니터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꾼 모니터들이 다수 선보였으며 해당 제품군을 도입해 홍보효과를 누린 PC방도 적지 않았다.

 

또한 FPS 게임에 적합하게 주사율을 높인 120Hz 모니터와 144Hz 모니터들이 중소기업을 통해 출시되면서 합리적인 가격과 부드러운 화면으로 관심을 모았으며, 이런 주사율이 높은 모니터들을 도입해 FPS 전용석을 꾸리는 PC방도 늘어났다.

또한 UHD 방송 콘텐츠 이슈와 함께 찾아온 4K를 지원하는 고해상도 UHD 모니터들이 등장했는데, 높은 해상도로 인해 작은 사이즈의 모니터 보다 가식성이 높은 40형이상의 대형 모니터에 소비자의 선호도가 집중되면서 UHD TV 대기수요가 모니터를 구매, HDMI를 이용해 TV로 활용하는 등 TV와 대형 모니터의 경계를 무너뜨리기도 했다.

주변기기의 고급화 열풍

 

   


지난해에 이어 올 해에도 기계식 키보드는 여전히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해 체리축의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중국의 카일을 비롯해 레이저의 형광녹축, 형광적축등 다양한 축들과 해당 축을 탑재한 제품들이 쏟아졌다. 올해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등록된 신제품 기계식 키보드만도 100여 종이 넘을 정도로 그 경쟁이 치열했다.

 

멤브레인과 플런저 키보드의 변화도 눈에 띈다. 플라스틱 재질 일색이었던 키보드에 알루미늄 등의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하거나 LED를 적용해 사용자의 만족감을 더해주는 등 기계식 키보드와의 경쟁을 위한 고급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또한 일부 고급형 게이밍기어에만 적용되던 LED가 다양한 제품에 확대되었다. DPI와 버튼 설정이 자유로운 고급형 게이밍 마우스에서부터 게이밍 헤드셋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급형 게이밍 기어들이 LED를 채택하고 있어 이제는 제품의 성능과 함께 디자인도 게이밍 기어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를 잡고 있다.

2015년을 정리하며...
올해의 하드웨어 트렌드는 저전력 고성능이었다. 저전력 아키텍처로 개발된 CPU와 GPU 등이 시장에 속속 모습을 드러냈으며, 하드웨어 제조사들은 컴퓨터 업계의 오랜 숙원을 풀 듯 더 작고 더 효율적인 제품을 경쟁적으로 개발해 출시하고 있다.

한편, PC방 업계에는 고된 한 해였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FPS 전용석이나 고급 게이밍기어 도입 등 원포인트 업그레이드를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PC방들이 있었고, 이로 인해 그래픽카드를 비롯해 모니터와 게이밍 기어를 중심으로 관련 업계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 한 해이기도 했다.

내년에는 VR이 정식 출시되는 원년인 만큼 대중들에게 큰 파급력을 발휘해 PC방과 하드웨어 업계 모두에게 새로운 활력이 되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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