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10월호(통권 29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3월, PC방 업계를 술렁이게 하는 이슈 하나가 있었다. PC방 관리프로그램 ‘게토’ 시리즈를 서비스하고 있는 엔미디어플랫폼과 또 다른 PC방 관리프로그램 ‘멀티샵’ 을 서비스하고 있는 리더스소프트가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합병 계약이 승인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당시 ‘게토’ 시리즈를 서비스하던 엔미디어플랫폼은 또 다른 PC방 관리프로그램 ‘피카’ 시리즈에 이어 PC방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었고, ‘멀티샵’ 을 서비스하고 있는 리더스소프트는 선불결제기 시장을 주도하며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상황이라 합병 소식은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며 업주들에게 잔잔한 충격을 안겨 줬다.

PC방 업주들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두 회사는 지난 5월 1일에 통합법인 엔미디어플랫폼을 출범시켰다. 합병 법인의 대표이사는 리더스소프트의 권호안 대표가 맡았다. 그리고 어느덧 통합법인이 출범한지 4개월 정도가 흘렀다. 내부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시기다.

이에 아이러브PC방은 PC방 업주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엔미디어플랫폼을 찾았다. 현재 권호안 대표는 서울 금천구 소재 가산디지털단지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권호안 대표에게 합병 배경부터 과정까지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게토’ 와 ‘멀티샵’ 그대로 유지
현재 엔미디어플랫폼은 성남 분당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당초 서울 강남 정도로 사무실을 통합할 계획이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으며, 크게 PC방 관리프로그램 사업과 신사업으로 나눠 권호안 대표와 심상원 부사장이 각각 책임을 지는 형태로 통합법인이 출범하기 이전 사무실을 그대로 유지하며 일부 인력만 이동했다.

사실 통합법인 출범 소식이 전해진 이후 PC방 업주들은 두 회사의 합병으로 달라지는 상황들을 예의주시해 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두 회사의 합병으로 PC방 업주들은 이렇다 할 변화를 체감할 수는 없었다. 실제로 게토는 게토대로, 멀티샵은 기존 멀티샵대로 아무런 변화 없이 안정적인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변화가 없는 이유는 아직 두 브랜드를 합칠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새로운 형태의 통합 브랜드 출범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만약 통합 브랜드가 나오면 직원들이 일일이 PC방을 방문해 새로운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차라리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너지를 기대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통합법인 출범은 생존을 위한 자구책
PC방 업주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지만 엔미디어플랫폼 내부에서는 다양한 변화들이 있었다. 일단 직원들이 근무지가 달라졌다. 부서별 인력이 통합되면서 분당의 일부 직원은 근무지가 가산디지털단지로 바뀌었고, 또 가산디지털단지의 일부 직원은 분당으로 출근하게 됐다. 직원들의 업무도 일정 부분은 두 브랜드를 동시에 챙겨야 하는 식의 변화를 맞이했다.

통합법인이 출범한 근본적인 원인은 어려워진 시장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권호안 대표는 “PC방 수 감소와 동시에 PC방 관리프로그램 시장도 큰 폭으로 축소됐었다”며 “PC방 사장님들이 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것과 같이 통합법인이 출범한 배경에는 두 회사가 생존을 위해 힘을 합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출범한 엔미디어플랫폼은 어느새 PC방 관리프로그램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엔미디어플랫폼의 자체적인 조사에 따르면 선불기기를 필두로 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이미 점유율에서 경쟁사에 앞섰으며, 지방에서도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PC방 수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클라이언트 PC 수에서는 이미 앞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질 높은 서비스 이어질 것”

   

자체 조사에서 최대 클라이언트 PC 수를 확보한 엔미디어플랫폼은 규모의 성장에 따른 광고시장에서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었다. 통합 이전이었다면 두 회사가 모두 낮은 점유율로 광고시장을 끌어가기 어려웠을 수 있지만, 가장 많은 PC방 클라이언트 PC를 확보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업계 1위에 걸 맞는 광고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게토’와 ‘멀티샵’의 기술적 공유는 PC방 업주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PC방 업주들의 의견으로 어느 한 쪽 브랜드에서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면 또 다른 브랜드에 그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수월하다. 기술진이 한 회사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너지다. 더구나 본사에서 모든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이 같은 방침은 권호안 대표가 통합법인 이전인 리더스소프트에서 개발부터 영업, 마케팅, AS까지 본사가 직접 진행해 온 원칙을 엔미디어플랫폼에도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아마도 PC방 관련 업체 중 개발에서부터 사후관리의 전 과정을 본사가 직접 챙기는 곳은 엔미디어플랫폼이 유일할 것”이라며 “총판이나 대리점을 통한 서비스는 한계가 있을 수 있어 앞으로도 이 방침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게토’와 ‘멀티샵’을 이용 중인 PC방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신뢰를 주었다. 완전체로 거듭난 통합 엔미디어플랫폼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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