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9월호(통권 29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700만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법정단체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최승재, 이하 연합회)가 최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천막 사무실을 차렸다. 정부가 매년 2조 원 수준의 소상공인 관련 예산을 책정한 상황에서 사무실 임대료조차 내기가 어려워 거리로 내몰린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기존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실은 지난 7월에 모든 임대차 계약이 끝났다. 임대차 계약기간이 종료됐다고 하더라도 연장하면 그만이지만, 재정적인 이유로 집회신고를 하고 천막 사무실을 설치해 운영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은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에 정부 보조금을 지급해야 하는 중소기업청이 보조금 지급을 미루고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201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분명 소상공인연합회에 지급하는 보조금이 예산으로 책정되어 있다.

이런 소상공인연합회 소식은 PC방 업주들에게 큰 충격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은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이사장 임순희, 이하 콘텐츠조합)의 이사장 출신으로, PC방 업계 현안 해결에 큰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천막 사무실을 직접 찾아 상황을 살펴봤다.


열악한 환경에 놓인 천막 사무실
소상공인연합회가 천막 사무실을 차린 곳은 여의도 국회 앞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지난 2013년 4월 PC방 역사상 최대 규모 집회 중 하나로 꼽히는 PC방 전면금연화 반대 집회가 열렸던 곳이다. PC방 업주들이 금연법 반대를 외치며 앉았던 바로 그 현장이다.

실제 천막 사무실을 둘러보니 매우 열악하다. 700만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법정단체의 모습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초라했다. 동네 오락실에서나 접할 수 있는 플라스틱 의자 몇 개와 테이블이 전부였다. 더운 여름철 차광막 하나로 더위를 버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 일부 직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소상공인연합회 회원사 단체장들이 자리를 함께하고 있었다. 현장을 방문한 날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사람은 소상공인연합회 임원들이었다. 각 업종의 단체장들이 순번으로 당직을 서는 방식이었다.

천막 사무실까지 온 이유는?
소상공인연합회가 이렇게 초라한 천막 사무실을 차린 이유는 정부 보조금의 지급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조금을 지급해야 하는 중소기업청은 대내외적으로 소상공인들이 갈등을 빚고 있고 이 같은 갈등을 봉합한 이후에야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최승재 회장을 주축으로 하는 현 집행부의 소상공인 업무가 마비됐다는 것이 문제다. 천막 사무실을 차린 이후부터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하고 있다고 하지만 필요 경비에는 턱 없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부가 소상공인을 지나치게 홀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내부적인 갈등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봉합하면 되는 문제지만 당장 700만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업무가 마비됐다는 점은 중소기업청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적극적으로 협조 중인 콘텐츠조합
천막 사무실을 함께 방문한 콘텐츠조합 임순희 이사장은 분통을 터트렸다. 우리나라 소상공인의 규모가 700만이라는데 700만 소상공인의 대표 단체가 길거리로 내몰렸다며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임순희 이사장은 이 같은 상황이 PC방 업계에도 부정적이라고 우려했다.

   

임순희 이사장은 “당장 소상공인연합회와 함께 해결해야 할 PC방 업계의 현안들이 많다”며 “제대로 된 업무가 불가능한 천막 사무실을 보고 있자니 갈 길이 먼 업계 현안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 난감하다”고 밝혔다.

이에 콘텐츠조합에서는 최기석 전무가 수시로 천막 사무실을 방문해 돕고 있다. 임순희 이사장은 “소상공인연합회가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되어야 PC방 업계 현안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상화될 때까지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니 PC방 업주들도 많은 관심과 성원들 보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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