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9월호(통권 29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23일,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가 PC방 주간 점유율 1위(게임트릭스 기준)를 기록했다. PC방 주간 점유율 연속 1위 기록이 교체되는 순간이었다.

PC방 업계와 게임업계는 이번 신기록 수립을 두고 누구나 예상했던 뻔한 결과라는 반응과 함께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이 세웠던 160주 연속 1위 기록이 깨졌다는 사실에 자못 놀라는 눈치다.

161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은 지난 2012년 7월 23일부터 2015년 8월 23일까지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단 한 차례도 주간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리고 <LOL>은 8월 마지막 주 현재 162주 연속 1위이며, 큰 이변이 없는 한 다음 주는 163주, 그 다음 주는 164주 매주 연속 1위 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PC방 업주들은 1위와 2위의 점유율 격차가 3배 이상 벌어진 현 상황을 보면 <LOL>의 독주체제는 최소 1~2년 넘게 계속될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LOL>의 이번 기록이 PC방에 남긴 의미와 PC방 업주의 체크포인트를 정리해봤다.

 

 

   

 

탄탄한 기본기는 말 그대로 기본
PC방 주간 점유율 연속 1위 기록은 당대 최고 인기 온라인게임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시에 이 게임이 얼마나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는지도 가늠케 하는 지표다. <LOL>이 <아이온(160주)>, <서든어택(106주)>을 넘어설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 있을까?

 

   

 

<LOL>은 롤플레잉과 전략 게임의 요소를 조화롭게 접목시키고 액션을 가미한 AOS게임이다. AOS게임은 <워크래프트3> 내 유즈맵 형태로 이미 존재했고, 완전히 독립적인 타이틀로 시장에 나온 작품도 있었다.

하지만 무한한 경쟁적 대결구도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티어 상승의 동기를 부여하고, 100여 개가 넘는 캐릭터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지속적인 재미를 선사하고 다양한 전략 구사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게임은 없었다.

이처럼 <LOL>은 게임 자체도 잘 만들어졌지만 이것만으로는 PC방 점유율 40%를 넘어서는 선풍적 인기를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전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뜨거운 롤 열풍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PC방이라는 요인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만약 PC방이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PC방 시장이 PC온라인게임 시장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는 PC방이 온라인게임을 대변한다고 해도 아주 틀린 소리는 아니다. 한국 게임 시장은 온라인게임 위주로 짜여 있고, 더욱이 온라인게임 트렌드를 주도하는 게이머층이 PC방의 주 고객층이다.

 

   

 

<LOL>은 이러한 상황에 정확히 부합하는 게임이다. <스타크래프트>가 그랬던 것처럼 온라인게임의 주요 타겟인 10대 남학생들이 방과후 PC방에 우르르 몰려가기 딱 좋은 게임성까지 갖췄다.

이는 PC방 업주들이 특히 강조하는 부분이다. 5:5 팀전이라는 구조가 PC방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팀전 게임의 특성상 팀원들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요구하고,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팀원의 표정, 목소리 등까지도 재미요소가 된다.

미국 라이엇게임즈 본사는 새로운 건물로 이사를 간 이후에도 사옥 내부에 다시 ‘PCbang’을 차려놓고 이곳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면 특히나 재미있다고 난리지만 PC방 입장에서는 새삼스러운 호들갑처럼 느껴진다. 이미 오래 전부터 경험으로 너무 잘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PC방 대회의 트렌드를 선도하다
<LOL>이 진행하는 PC방 대회 ‘전국 PC방 토너먼트’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 요소다. ‘전국 PC방 토너먼트’는 매주 주말마다 개최되는 소규모 대회로, 수년째 전국 PC방을 수놓고 있다. 게임의 인기와 비례해 유저들의 참여도 열성적이고, PC방 업주들의 만족도 역시 높다.

 

   

 

PC방 업주들은 ‘전국 PC방 토너먼트’는 <LOL>의 흥행에 밑거름이 되었고, 게임이 인기를 얻으면서 아시 대회의 확대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영향으로 기존 온라인게임들에서 잇달아 PC방 대회를 대대적으로 실시하도록 하는 자극제 역할도 했다고 평가한다.

한편, <LOL>은 지난 8월 8일 특별한 PC방 대회를 열기도 했다. 바로 대규모 업데이트 ‘빌지워터: 불타는 파도’를 기존 PC방 대회에 녹여낸 ‘2015 빌지워터 특별 PC방 토너먼트’가 그것이다.

이번 대회는 내 세계관과 다양한 챔피언의 이야기를 담은 업데이트를 기념해 신규 맵에서 경기를 진행하고, 한정판 스킨 등 상품도 따로 마련해 온라인 신청자만 4천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기존 ‘전국 PC방 토너먼트’의 콘텐츠를 보다 풍성하게 만들고 발전 가능성을 모색했다는 측면에서 호평할 만하다.

마치며…
이제 세간의 관심사는 매주 신기록을 경신할 <LOL>이 언제까지 집권을 이어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3년 정도를 내다보고 또 다른 사람은 10년을 예상하기도 하지만 당분간 인기가 계속되리라는 점에선 이견이 없다.

 

   

 

실제로 <LOL>의 PC방 점유율은 초중고교 학기 중에는 38%, 방학 중에는 42%로 적수가 없는 수준이다. 전성기가 지난 <스타크래프트>가 현재 PC방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듯이 시장을 뒤흔드는 신작이 출시돼 <LOL>이 1위에서 내려온다고 하더라도 상위권에서 사라질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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