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9월호(통권 29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국 모든 초중고교와 대학교의 2학기가 시작됐다. PC방 가동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던 여름방학은 유난히도 짧게 끝났고, PC방 가동률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을 비수기가 시작된 것이다. 지난 봄에 매출하락이 심했었기 때문에 다시금 걱정이 시작되는 시기다.

 

다행스러운 점은 11월의 고비만 넘기면 된다는 것이다. 9월에는 전통적으로 연중 최고 가동률 수치가 집계되는 추석 명절 연휴가 있고 10월에는 2013년부터 공휴일로 지정된 10월 9일 한글날이 금요일에 자리하면서 황금연휴가 이어져 가뭄의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추석 연휴와 한글날 황금연휴는 일주일 간격으로 찾아온다. 추석연휴가 대체휴일까지 고려했을 때 9월 29일 끝나고 바로 그 다음 주 금요일인 10월 9일이 한글날이다. 이 때문에 명절 이후 시너지까지 고려하면 전국적으로 PC방 매출이 보름 동안 상승세가 유지된다.

11월에도 반등기회는 있다. 바로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목요일인 11월 12일에 치러진다. 게임 업계에서도 수능 이후 각종 이벤트를 집중하기 때문에 PC방 가동률 상승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12월에는 사실상 2월까지 이어지는 겨울 성수기에 들어간다.

하지만 가을 비수기 동안 PC방 업주들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신제품들이 쏟아지고 있고 PC 운영체제의 변화마저 예고되고 있다. 또한 지속된 매출감소 여파가 극단적 영업방식의 도입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

 

   

세대교체 이뤄지는 PC 하드웨어 시장
우선 PC 하드웨어 시장이 완전히 달라진다. 인텔의 6세대 코어 프로세서 스카이레이크를 필두로 메인보드에서부터 그래픽카드와 메모리까지 대부분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이미 발 빠른 PC방 업주들은 그래픽카드부터 교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장에 출시되어 있는 스카이레이크는 K버전으로, PC방에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제품이다. PC방에서 쓰일 보급형 스카이레이크는 9월 중순이나 말쯤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인보드 등 다른 부속들의 보급형 모델들도 비슷한 시점에 잇따라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래픽카드의 경우에는 벌써부터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한 GTX 9 시리즈의 메인스트림 제품들이 스카이레이크 보급형 출시와 맞물려 가격안정화가 예고되고 있다. 린필드와 샌디브릿지 사용 PC방이 아직도 많기 때문에 PC방 업주들의 업그레이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AMD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PC방 업주들의 고민을 더욱 깊어지게 하는 원인이다. 가성비를 무기로 PC방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 AMD의 마케팅은 PC 업그레이드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고민의 대상이 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교체 고민해야 하는 운영체제

 

   


하드웨어 시장의 이슈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PC 운영체제의 변화도 눈길을 끈다. 하드웨어의 신제품들이 대부분 윈도우 10의 출시 일정과 맞물리고 있다는 점, 윈도우 10의 호환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는 점, 지금까지 출시된 MS의 운영체제 중 가장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 1년 이라는 무료 업그레이드 기간이 주어진 점은 고민을 더욱 깊어지게 한다.

 

실제로 최근 출시되고 있는 PC 하드웨어 신제품들은 대부분 윈도우 10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을 주요 성능으로 강조하고 있다. 대부분 다이렉트X 12를 지원하면서 차세대 그래픽환경을 대비하고 있다. 이는 PC 시장의 판도 자체가 윈도우 10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하지만 당장 PC방에서 도입하기에는 무리가 많다. 우선 안정적이지가 않다. 우리나라에서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접속하는 100대 사이트 중 18곳은 윈도우 10 기반의 웹 브라우저에서 일부 기능들이 실행되지 않는 등 호환성에서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또한 액티브X를 지원하지 않아 금융과 행정 서비스 이용이 어렵고 쇼핑몰 결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C방 업주들이 윈도우 10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윈도우 XP의 전례와 같이 빠른 속도로 윈도우 7을 대체하고, 윈도우 10을 기반으로 웹사이트와 게임이 제작될 것이라는 점과 무료 업그레이드 기간이 1년에 불과하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윈도우 10에 대한 PC방 업주들의 다양한 실험들이 비수기 동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극단적 운영방식의 고민도 깊어질 듯
PC 시장의 변화와는 별개로 PC방 업계의 내부적인 문제로 인한 업주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최저임금이 6,000원대에 진입하면서 인건비 부담에 따른 극단적 운영방식을 도입하려는 PC방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매출의 하향곡선이 지속적으로 1년 넘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PC방이 심야시간대 영업을 중단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24시간 업종이라는 PC방의 심야영업 중단은 지출을 감소하겠다는 의도지만 기존 고개들의 이탈도 고민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심사숙고해야 하는 부분이다.

지난 봄 비수기 때도 많은 PC방이 매출감소를 버티지 못하고 심야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야 영업을 중단한 PC방의 상당수는 아르바이트 근무자를 고용하지 않고 1인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인력을 줄이는 현상은 최저임금이 인상되는 내년을 앞두고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선불결제기를 도입하는 PC방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삼성페이 등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결제수단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서라도 신용카드 가맹과 선불결제기 도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신 트렌드 접목도 고민거리
매출하락세가 더해질수록 이를 반전시키기 위한 고민이 깊어지기 마련이다. 이에 따른 반증으로 PC 업그레이드로 인한 경쟁이 무의미해지자 고가의 주변기기를 도입함으로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려는 움직임이 늘었다. 디스플레이 환경도 단순히 크기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고성능 모델을 선택하는 경향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주변기기의 발전과 함께 PC방 업계의 뚜렷한 트렌드 변화 중 하나는 먹거리다. PC방 내부에 휴게음식점을 추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커피전문점 수준의 먹거리를 도입하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면, 이제는 일반음식점 수준의 먹거리를 도입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기존 음식점 프랜차이즈의 PC방 진출도 눈에 띈다.

이 때문에 이번 가을 비수기에는 그동안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했던 기존 PC방 업주들의 움직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음식점 수준의 먹거리 트렌드를 도입하는 PC방이 많아질 전망이다. 리모델링을 단행하려는 대부분의 PC방 업주들은 휴게음식점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먹거리를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 다양해져 어려운 일이 아니다. 레시피를 직접 개발할 필요도 없다. 기존 음식점 프랜차이즈를 통해 얼마든지 먹거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적합한 프랜차이즈를 고르는 것도 PC방 업주들의 고민거리인 것이다.

마치며…
올해 가을 비수기에는 주목할 만한 게임들도 많다. 은근히 기대작으로 평가되는 <문명온라인>의 출시가 점쳐지고 있으며, 블리자드의 FPS 게임인 <오버워치>도 대작 중 하나다. <서든어택2>도 어떤 형태로든 가을 비수기 중 출시 일정을 가늠할 수 있는 테스트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겨울방학을 대비하는 가을 비수기 동안의 PC방 업주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긴축운영을 위한 전략 마련과 동시에 리모델링, 업그레이드 등 그동안의 매출 하락분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업계 현안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내년에는 총선이 이뤄지기 때문에 지금까지 입법 발의된 PC방 규제완화 법안들이 모두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심야시간대 청소년 출입 기준과 관련한 개정안은 최소 올 하반기 중 입법절차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