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8월호(통권 29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전국 PC방을 이스포츠로 수놓았던 ‘대통령배 전국 아마추어 이스포츠대회(이하 KeG)’ 가 오는 8월 5일 열리는 전국 결선을 통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올해로 벌써 7회째를 맞이한 KeG는 전국 16개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아마추어 이스포츠 대회로, 문화체육관광부는 ‘이스포츠 진흥 중장기 계획’ 에 따라 KeG 2015를 이스포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시발점으로 삼는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동안 KeG는 홍보 채널 부족으로 게이머들의 참가가 미비했고, 때문에 전국 규모 아마추어 이스포츠 대회라는 수식어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프로와 아마추어, 생활체육이 조화된 이스포츠 생태계 조성이라는 목표 하에 풀뿌리 이스포츠의 근간 마련을 모색했고, 생활밀착형 게이밍 공간인 PC방에 주목해 지역 예선을 진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PC방과 손을 잡은 KeG의 예선 참가자 수가 3배 이상 증가하는 쾌거를 거뒀고, KeG의 기본 취지도 살아났다. 또한 PC방 인프라가 가진 저력과 가능성이 다시금 주목받는 계기가 되었다.

 

※ 성공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KeG의 흥행은 단순히 지역 예선을 PC방에서 치르는 차원에 그친 것이 아니라 대회에 참여하는 선수들의 편의를 고려한 것이 주효했다. 전국 16개 광역시도 PC방 160여 곳에서 4월 25일부터 7월 12일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 장기간 진행되는 예선임을 고려해 참가를 원하는 선수는 자신의 주소지와 다르더라도 원하는 지역을 선택하면 해당 지역에서 참가할 수 있게끔 했다.

 

 

또한 PC방에서 예선을 치르는 만큼, PC방 업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동기부여도 시도했다. 한국이스포츠협회는 리그앤토너먼트를 통해 지역 예선에 자발적으로 동참할 PC방을 모집했다. 여기에 우수 PC방은 추후 이스포츠 경기장으로 육성, 정부차원의 다양한 지원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협회와 선수, 그리고 PC방이라는 무게추가 적절히 균형을 이루면서 KeG 2015 지역 예선은 12주간 매주 약 630여 명, 총 7,520명이 참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기록인 2,312명에 비하면 참가자가 수가 3배 이상 증가한 결과다.

더군다나 게임 종목은 지난해 7개에서 5개로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등폭이 4배 증가한 셈이다. 덕분에 KeG는 그동안 숙제로 지적되던 참가자 규모를 극복하고 털어버리고 전국 최대 규모인 아마추어 이스포츠 대회로서 위치를 공고히 했다.

※ 폭발적인 흥행, 전례 없는 기록
참가자 수를 종목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더욱 괄목할 만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종목으로 선정된 <리그오브레전드(청소년부, 일반부)>, <하스스톤>, <스페셜포스> 3개 게임의 참가자를 비교해 봤다.

 

 

우선 <리그오브레전드> 청소년부는 지난해 846명에서 올해 2,515명을, 일반부는 지난해 530명에서 올해 790명을 기록했다. 청소년부에서 나타난 약 300%의 등폭은 평소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던 청소년들에게 이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다음으로 <하스스톤>은 지난해 374명에서 올해 2,225명으로 집계돼 전 종목 중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마음이 잘 맞는 팀원을 꾸리기가 쉽지 않은 팀전 게임에 비해 부담이 없는 개인전이라는 이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PC방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를 두고 숨어있던 PC방 손님층을 발굴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PC방은 캐주얼게임들이 PC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대거 이탈하면서 고객 감소를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PC방 업주들은 <하스스톤>을 PC방 플레이에 뚜렷한 매력을 제시하지 않는 크로스플랫폼 게임으로 인식해왔다. 다만 <스페셜포스>는 지난해 305명에서 235명으로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는데 이는 같은 FPS장르인 <서든어택>이 새롭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 PC방이 거둔 성과는?
이번 성과를 두고 한국이스포츠협회 역시 고무적인 반응이다. PC방이 KeG에 참여함으로써 향후 지역 이스포츠 사업추진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고, 지속적인 대회 개최를 통해 생활 이스포츠 문화 조성의 시발점이 되었다는 평가다.

 

 

협회는 “12주 동안 물심양면으로 협조해주신 PC방 사장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이스포츠에서 PC방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앞으로도 PC방 업계와 협력하여 이스포츠를 통해 상생할 수 있는 사업추진과 함께 관계기관의 지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PC방 업계에서는 이번 KeG를 통해 PC방이 가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는 동시에 PC방에서 게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인들과 함께 이스포츠 즐기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조성되기 시작했다는 반응이다.

또한 PC방이 단순한 ‘게임방’ 이미지를 탈피하고 입체적인 색채를 갖추는데도 일조했다는 평가와 함께 한국이스포츠협회가 기획하고 있는 기초생활체육 시설로서 PC방인 ‘이스포츠 카페’ 사업에도 기대를 걸만 하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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