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6월호(통권 29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히어로즈오브더스톰(이하 히어로즈)>의 PC방 대회가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히어로즈>의 ‘인텔과 함께하는 히어로즈오브더스톰 전국 PC방 토너먼트(이하 전국 PC방 토너먼트)’는  GOM eXP와 리그앤토너먼트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인텔이 후원하는 아마추어 대회로, PC방 업계와 업주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를 띠고 있어 개최 전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역 예선인 ‘전장 통합전’은 총 356팀 1780명이 참가하는 등 대성황을 이뤘고, 예선을 뚫고 올라온 16팀이 7월 4일부터 본선인 ‘진영 통합전’에서 본격적인 전국 PC방 최강팀을 가리게 된다. ‘전국 PC방 토너먼트’의 신호탄이 발사된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달 20일 열린 ‘전국 PC방 토너먼트’ 현장을 직접 찾아갔다.

   

폭우, 메르스, 시험이 무색한 대회 열기
‘전국 PC방 토너먼트’ 현장을 찾아가기에 앞서 홈페이지의 참가자 신청 현황을 살펴보던 중 중랑구 면목동의 ‘오즈 PC방’이 단연 눈에 띄었다. 여타 매장들과 비교해 유달리 많은 팀들이 참가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대회 당일 오전 11시 30분, 정각에 도착한 오즈 PC방은 이미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참가팀들이 대회 시작 전부터 자리를 잡고 앉아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사실 대회 첫날이었던 20일은 대회를 열기에 썩 좋지 않은 타이밍이었다. 궂은 날씨는 물론, 메르스와 기말고사까지 겹치면서 삼재가 겹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었지만 어째 집객에 영향을 받지 않은 모습이었다.

원인이 궁금해지던 차에 눈에 들어온 매장 관계자의 모습에서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원활한 대회를 위해 가장 분주히 뛰어다니고 있던 그 사람이 바로 PC방 업주였다. 대회 안내 및 진행 같은 기본적인 부분부터 대회 참가자가 아닌 손님을 응대하고 실시간으로 대진 상황을 정리하는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보였다.

궁금함을 참지 못해 바쁜 그를 붙잡고 비결을 물어봤다. 이계중 업주는 “우리 매장은 원래 <히어로즈>의 점유율이 15%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인기가 많다보니 <히어로즈>의 PC방 대회에 참가자가 많은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AOS게임에 최적화된 PC방은 어떤 모습?
‘오즈 PC방’은 약 300대 매장으로, 두 번에 걸쳐 확장 공사를 진행한 매장이다. 이러한 이력의 영향으로 ‘오즈 PC방’은 마치 3개의 매장이 통로로 연결되어 있는 형태를 띠고 있었다.

   

PC 100대 규모의 3번째 구역으로 대회 공간을 한정했기 때문인지 첫 번째와 두 번째 구역에서는 대회 개최로 인한 소란스러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것도 특징이다. 심지어 어떤 손님은 대회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기도 했다.

확장 공사에 따른 확실한 구역 구분이 불러온 효과였다. 첫 번째 구역은 MMORPG 위주의 성인존으로 꾸몄고, 두 번째 구역은 FPS게임의 인기가 높은 매장의 특성을 살려 CRT 모니터를 들여놨다. 세 번째 구역은 AOS게임 전용석으로 팀전 게임의 특징을 반영해 좌석도 5~6자리씩 배치했다.

팀전 게임의 특성상 팀원 간 커뮤니케이션을 동반하기 마련인데 PC방에서는 친구와의 대화가 다른 손님에게는 소음이 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여기서 AOS게임 유저와 MMORPG 유저의 입장이 갈라지게 되는 것이다. 정숙한 분위기의 성인존과 시끌벅적한 AOS존이 공존하는 ‘오즈 PC방’의 모습은 평소 15%에 육박한다는 <히어로즈>의 점유율과 이번 대회에 대한 호응을 납득케 했다.

PC방 대회의 흥망은 PC방 업주에게 달렸다
대회 첫 날인 1라운드가 끝나갈 무렵인 오후 4시경 정신없이 뛰어다니던 업주에게도 한결 여유가 느껴졌고, 경기를 모두 마친 참가팀들도 하나둘씩 모습을 감췄다. 그제야 매장 구석에 있던 낡은 홍보물이 눈에 띄었다.

‘오즈 PC방’은 <히어로즈>가 정식 출시되기 이전부터 고객들에게 베타키를 증정하는 등 체험기회를 제공했고, <히어로즈> 단골손님의 스킨 구입을 지원하는 자체 이벤트를 진행했던 것이다.

이계중 업주는 <히어로즈>를 최근 몇 년간 나온 신작들 중에서 가장 집객력이 있는 게임이라고 소개하면서, 자체 이벤트 역시 우리 매장이 ‘히어로즈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작 게임을 출시한 게임사가 PC방 대회를 성공시켜 게임의 흥행으로 연결하고자 한다면 PC방 업주에게 집중해야 한다”라며 “PC방 대회에 대한 참여자들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요인은 PC방 업주의 적극성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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