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6월호(통권 29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시설임대업인 PC방은 전통적으로 고성능의 PC와 쾌적한 환경 제공을 사업 기저로 깔고 있다. 그 위에 빠른 네트워크와 훌륭한 콘텐츠가 더해지고 먹거리나 부가서비스로 마무리되는 형태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시설을 통한 경쟁, 시설에 대한 투자는 시설임대업의 숙명이라지만, 사회 전반에 걸친 경기침체와 PC방 대형화가 겹치면서 PC방 업계는 유례없는 과열경쟁에 빠졌다. 이제는 300원, 500원으로 대표되는 출혈경쟁은 흔한 이야기가 되었고 대형화, 고급화, 차별화가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대형화는 골목상권과 중소형 매장의 생업에 치명타를 가하는 결과를 초래하지만, 어느 업종에서나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대형화는 규모의 경제에서 다소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카드라는 점은 사실이나 이것만이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은 아니다.

PC방은 시설임대업의 전통적 코드인 시설에 의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또한 시설 및 서비스의 차별화 즉 상권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대상 고객층에 대한 특화 노력을 얼마나 했느냐가 주요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PC방의 차별화와 경쟁력은 어디서부터 시작될까? 온라인게임, PC, 초고속인터넷과 네트워크, 먹거리 그리고 최근 중요시되는 청결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주요 콘텐츠가 된 온라인게임은 어차피 게임사들의 정책에 의해 좌우되는 만큼 개별 PC방이 매장별로 고유한 무엇인가를 창출해낼 수는 없으며, 초고속 인터넷과 네트워크는 고정 IP 기업회선과 노하드솔루션의 보급으로 상향평준화된지 오래다.

청결 역시 게임백서를 통해 게임 유저의 PC방 재방문 기준 1위로 확인된 이래 더욱 중요시되고 있고, 먹거리 역시 매출 감소에 대응해 좀 더 다양해지고 전문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사실상 남은 것은 게이밍 환경의 기본이 되는 PC다.

사실 PC는 요구사양이 낮은 <리그오브레전드>의 40%에 달하는 점유율, 경기침체와 PC방 전면금연화로 인한 매출 감소, 과열경쟁 등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원포인트 업그레이드로 그 트렌드가 바뀌었다. 하지만 이러한 원포인트 업그레이드는 대형 혹은 고성능 모니터, 기계식 키보드 등을 PC방 업계 전반에 정착시켰다.

원포인트 업그레이드는 PC 업그레이드 주기를 연장시키고 업그레이드 수요를 적절히 분산시킨 방식이지만, 반대로 보면 전체적으로 PC가 노후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예전 같으면 PC방을 찾는 고객들이 최신에서 최대 2년 전 제품으로 구성된 PC를 이용했지만, 지금은 3~5년 전 제품으로 구성된 PC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당연히 메인보드나 그래픽카드와 같은 PC 부품들의 고장이 잦아질 수밖에 없고, 근본적으로 고객의 만족도가 크게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고객이 줄고 있는 원인에는 신작게임 부재, 모바일게임의 확산, 가계수입 감소 등도 있지만, 이 요소들은 자영업자 개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인데 반해 게이밍 환경은 업주의 관심에 따라 천차만별로 변하는 요소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런 까닭에 최근 주변기기뿐만 아니라 그래픽카드나 CPU 등도 원포인트 업그레이드로 고민하는 업주들이 늘고 있다. 최근 <GTA5>가 고성능의 PC를 요구하는데다가 접속에 불편이 따르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PC방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것도 이러한 흐름의 방증이다.

정체된 모습과 낙후된 시설은 시설임대업종의 최대 위기요소이며, 경쟁 이전에 고객들의 재방문율 감소를 야기하는 치명적인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매번 새로운 제품이 공개될 때마다 도입하는 것보다는 한 세대를 건너뛴다거나, 한 단계 높은 성능의 제품을 도입해 두 세대를 대응하는 방법 등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PC방 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의 CPU 점유율 현황을 살펴보면 주류인 인텔 i5 제품 외 i7 제품의 점유율이 6%에 달한다. PC방 업계의 전체 PC가 약 110만 대로 추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6만6천대가량이 i7 CPU를 장착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래픽카드도 엔비디아 GTX 700 시리즈 이전 세대 가운데 70이나 80 시리즈가 최소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1만 대 이상이 도입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야말로 상위 1% 이야기다.

중저사양 온라인게임이라도 고성능 제품은 유휴성능에 따른 소비전력 감소 덕에 저전력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고객에게 만족도를 높이는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곧 출시될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 브로드웰 i5뿐만 아니라 최신의 하스웰리프레시 i7도 고급화나 차별화라는 면에서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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