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6월호(통권 29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 업주들은 말한다. “웹게임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고. 웹게임 시장은 제법 크고 탄탄한 유저층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대작 온라인게임과 같은 파급력은 없다. 반면 PC방 업주들이 가장 갈증을 느끼는 30~40대 게이머들이 주요 타겟층인 플랫폼이라 무시하기에는 해갈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렇다고 PC방 업주가 웹게임을 무기로 30~40대 고객 창출을 시도하기에는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할 만한 타이틀도 딱히 없고, PC방 공략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게임사도 눈에 띄지 않는다.

국내 웹게임 시장을 선도하는 엔터메이트의 노승필 이사를 만나 이 오묘한 딜레마에 대한 해답을 구해봤다.

 

 


모바일에 없는 고유한 매력
노승필 이사는 웹게임 시장이 온라인게임의 부속 정도로 다뤄지는 경향이 있지만 전혀 다른 특징이 있다는 말로 운을 뗐다. 그는 “웹게임 시장 규모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나 통계는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1,500억 원 정도의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라며 “모바일게임의 득세에 영향을 받긴 했지만 충분한 규모로 성장했고, 다른 플랫폼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고유한 맛이 있어 미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서 모바일게임이 급부상하던 당시만 하더라도 캐주얼이라는 공통분모 때문에 웹게임이 큰 타격을 받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했지만 기우였다며 주요 고객층인 30~40대 유저가 모바일게임으로 대이동을 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는 모바일게임에 직격탄을 맞은 온라인게임 위주의 PC방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웹게임에 대한 편견 중 하나는 아저씨들만 하는 게임이라는 것인데 실제로는 유저 연령대가 다양하다. 다만 충성도 높은 유저들이 30~40대에 주로 포진되어 있고, 이들은 PC 게이밍에 익숙하다”고 진단했다.

아저씨가 좋아할 수밖에 없다
웹게임이나 온라인게임이나 둘 다 데스크톱 PC 기반 플랫폼인데, 누구는 아저씨 게이머가 주요 고객층이고 누구는 갈증을 느낀다는 사실이 약간 의아했다. 덕분에 웹게임과 온라인게임의 차이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노승필 이사는 온라인게임과 확연히 구분되는 웹게임의 특징으로 압축적인 디자인과 캐시의 효용을 꼽았다.

 

   

온라인게임 대표 장르인 MMORPG는 유저에게 매일 장시간의 플레이시간을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웹게임은 유저가 최고레벨을 달성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이고 빠르게 최종 콘텐츠로 진입하도록 한다. 이는 생업과 게임을 동시에 유지해야 하는 30~40대 게이머에게 꼭 필요한 자질이다.

노 이사는 “아무리 그래픽이 뛰어나고 전투가 짜릿하고 스토리가 흥미진진해도 현실 생활에 무리가 따른다면 아저씨 게이머의 선택을 받긴 어려울 것”이라 말했다.

효용성 높은 캐시상품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는 점은 당연한 수순이다. 온라인게임의 젊은 유저들 사이에서는 인게임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캐시상품이 금기시되는 분위기지만 웹게임 유저들에게는 전혀 아니다.

노 이사는 “30~40대는 시간은 없지만 현금이 있는 층이다. 게임 플레이에 대한 만족도를 제공할 수 있다면 이들은 선뜻 결제하는 편이다. 따라서 유저의 수요에 맞춘 다채로운 캐시상품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PC방 프리미엄 <신선도>
엔터메이트는 전설적 흥행작인 <신선도>의 서비스사다. 지난 2012년 4월,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신선도>는 국내 웹게임계의 흐름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기존에는 클릭 한 번으로 자원 생산을 지정하고 10시간을 기다리는 식의 전략/전술 장르가 주류였다면 <신선도> 이후부터는 RPG가 득세하고 있다.

노승필 이사는 “<신선도>는 웹게임이 텍스트에서 그래픽으로 넘어가는 지표 역할을 했고, 다른 웹게임들을 압도한 완성도와 콘텐츠는 온라인게임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다. 서버가 100개를 돌파한 웹게임은 <신선도>가 유일할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내며 “웹게임 최초로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인기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선도>의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선보이는 과정에서 온갖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전하면서 특히 개발사를 설득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소회했다. 웹게임 주요 개발사는 중국 회사들인데 이들에게 “한국 PC방에서 통하려면 한국 PC방 전용 콘텐츠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하려면 일단 PC방에서 괄목할 성과를 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서 일반 유저들에게 인기를 얻어 웹게임 최초의 PC방 혜택 서비스에 성공한 것은 기념할 만하나 그에 상승하는 PC방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평가했다.

마치며…
노승필 이사는 최근 출장차 다녀온 개발도상국에서 PC방에 자주 들렸다고 한다. 이유는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과거 PC방에서 <뮤>, <카트라이더>, <오디션> 등을 즐겼던 기분이 들어서라고…

그는 집에 고사양 PC가 있어도 PC방에서 게임 즐기는 것 특유의 만족도가 있다며, 그것이 또 하나의 프리미엄이 되어야 성인 고객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데 전면금연화 등 각종 악재들이 이를 방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웹게임이 PC방의 아저씨 게이머 해갈에 일조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PC방에서도 통할 만한 게임을 고심하고 노력할테니 사장님들도 손님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들도 소개해달라며 마지막 인사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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