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5월호(통권 29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3월 31일 경기도 포천시에서 개최된  ‘아이닉스와 함께하는 상생으로 가는 전국 PC방 게임대회 워크숍’에서는 PC방 업계에서 주목해야 할 내용이 공개됐다. 국내 이스포츠 진흥을 위한 계획에 PC방을 활용하는 방안이 담긴 것이다.

이는 ECO-SYSTEM이라는 계획에 담긴 것으로 ECO-SYSTEM은 이스포츠를 학원체육, 생활체육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이스포츠 생태계(ECO-SYSTEM)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그 인프라를 조성하는데 PC방을 국내 이스포츠 기반 시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은 게임산업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이스포츠의 정부 공인기관인 한국이스포츠협회(이하 KeSPA)의 협의 아래 탄생했다. 지난 2014년 12월 18일에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추진하는 이스포츠 진흥 중장기 계획안이 수립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PC방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KeSPA의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일까? 과거 PC방 업주로서 이스포츠 업계에 몸담아 오늘에 이르러 KeSPA에서 국내 이스포츠 진흥 계획을 총괄하고 있는 김철학 국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PC방과 협력의 기회가 부족했다
사실 KeSPA는 지난 2000년 2월 19일에 설립됐다. 국내 이스포츠 산업의 발전에서 큰 축을 담당해 왔고, 지난 2014년 2월에는 이스포츠진흥에관한법률에 의거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이스포츠 종목선정 기관 및 이스포츠 산업지원센터로 지정된 법적 공인기관이다.

그러나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국내 이스포츠 산업의 진흥을 위해 PC방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은 전무했다. 사실상 상생대회 워크숍에서 공개된 내용이 처음이다. 그동안 PC방을 이스포츠의 인프라 기반으로 활용할 수 없었던 원인에는 다양한 문제점이 있었다.

 

 

김 국장은 “PC방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PC방 업계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다. 자영업인 PC방의 현실적인 문제와도 상충됐고, 정부와 종목사의 PC방 지원책도 부족했다. 먼저 PC방 업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항상 PC방을 활용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정부와의 시각차이가 있었다. 김 국장은 “그동안에는 문화부와 KeSPA가 이스포츠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랐다. 이스포츠인들이 바라보는 현실과 다소 괴리감이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며, 민관의 협력이 원활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면서 KeSPA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프로부터 발전, 기초 인프라 부족
김 국장은 국내 이스포츠 산업이 기형적으로 발전해 왔다는 점도 지적했다. <스타크래프트> 등 프로리그가 먼저 발전하면서 성장해 왔지만, 반면에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시설과 저변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피라미드 구조의 성장이 이뤄져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김 국장은 “하부구조가 튼튼해야 프로에서의 종목도 생명력을 길게 유지할 수 있다. 이번 대통령배 대회 같은 경우도 이 같은 저변확대가 밑바탕에 깔려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다. PC방 중에서도 정말 이스포츠를 활용하고자 하는 PC방을 중심으로 대회가 진행될 수 있도록 했다.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반드시 PC방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스포츠의 기반과 저변확대를 거듭 강조한 김 국장은 “예를 들어 이스포츠는 계속해서 종목이 바뀔 수밖에 없다. <스타크래프트>에서 <리그오브레전드>로 주요 종목이 변경되듯이 바뀌는 것인데, 저변이 부족하면 이 과정에서 산업 자체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아마와 프로가 균형있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PC방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KeSPA에서는 PC방 업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기 위한 방법들을 고민해 왔다. PC방 업주 입장에서는 이스포츠를 활용하고 싶어도 영업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지나치게 번거롭고 시간과 비용투자가 더 크면 이스포츠를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바로 이 같은 PC방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부의 지원정책이다.

PC방에 대한 지원과 혜택
김 국장이 구체적으로 설명한 이스포츠 진흥 정책은 꽤 탄탄하다. 아마추어 이스포츠 문화가 활성화되어야 상위개념인 프로에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성숙한 관람문화도 조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콘텐츠는 글로벌 경쟁력으로 활용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기반시설이 바로 PC방이다.

김 국장은 “이번 중장기 계획의 핵심은 아마추어와 프로가 균형 있게 발전하는 것이다. 지역 편차를 감안한 균형 있는 발전도 핵심이다. 지역의 균형 있는 발전에는 PC방을 활용하는 방안이 담겼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이스포츠 수요를 PC방이 담당하는 것이다. 이 같은 수요는 결국 연고지 개념까지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PC방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정책은 정부와 협의 중이다. PC방에서 이스포츠 대회를 꾸준히 개최하고 지역 이스포츠 경기장으로서 역할에 충실하면 그만한 혜택과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초점이다. 이미 다양한 방안의 지원 내용이 거론되고 있다.

김 국장은 “대통령배를 시작으로 전국체전, 대학리그,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 유치 등이 추진 중이다. 연중 끊임없이 대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종목사(게임사), 정부와 PC방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연내 모두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PC방의 많은 참여와 관심 필요
마지막으로 김 국장은 본인도 PC방 업주였다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게임고수를 모집했고, 팀을 만들었고, 감독도 하고, 현재에 이르러 KeSPA에서 이스포츠인의 한 사람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이스포츠는 PC방에게 굉장히 훌륭한 영업 아이템이다. 제살 깎기 경쟁을 멈추고 이스포츠를 통해 이미지 재고 및 윈윈 관계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현실적인 지원정책을 마련하겠다. 중장기 계획에 담긴 PC방 정책은 특정 단체나 누구를 통해서가 아닌 PC방 업주라면 누가나 참여할 수 있다. 앞으로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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