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3월호(통권 29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문 식단 도입한 블랙PC클럽
PC방 먹거리는 PC방에서 PC 이용요금 외에 발생하는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PC방 업계에서는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는데 집중해 왔다. 컵라면, 음료, 과자류에서 나아가 봉지라면, 햄버거, 만두, 건어물류, 냉동식품류까지 다채롭게 발전해왔다.

그러나 PC방에서 판매할 수 있는 먹거리 품목에는 한계가 존재했다. 식품위생법상 조리 식품의 판매가 불가능해 전자레인지를 통해 데워주거나 단순히 뜨거운 물을 부어주는 형태의 식품만 판매할 수 있었다. 식파라치 논란이 발생한 것도 바로 이 같은 문제 때문이다.

하지만 휴게음식점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변화를 맞이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PC방에는 주방이 생기기 시작했고 수제 먹거리의 도입이 늘었으며 다양한 조리식품이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주류까지 취급할 수 있는 일반음식점을 도입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PC방 먹거리 품목은 한계를 뛰어넘기 시작했다. 식당 수준의 메뉴가 등장하고 있고 PC방에 적합한 레시피를 개발하는 업주들도 증가했다. 먹거리 자체가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시작했고, 음식 프랜차이즈를 결합한 숍인숍 형태의 PC방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업계 분위기는 PC방 창업 트렌드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이제는 신규 PC방의 대부분은 주방을 설치하고 먹거리 품목의 다양성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하는 시대가 됐다. 숙명여대 상권에 위치한 블랙PC클럽은 이 같은 트렌드를 여실히 보여주는 곳이다.

차원이 다른 설비, 식당 주방 옮겨놔
블랙PC클럽은 입구에서부터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다는 것을 경쟁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PC방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먹거리 메뉴들을 전면에 내세워 인테리어를 구성하고 있었다. 메뉴에 대한 홍보물을 거쳐야 출입구에 도달할 수 있는 구조다.

   

최근 신규 오픈한 블랙PC클럽은 출입구를 들어서면서부터 밝고 탁 트인 전경으로 쾌적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인테리어를 구현하고 있었다. 카운터 뒤편에 주방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도 신선했다. 주방 입구가 개방형으로 제작되어 위생에 대한 자신감도 엿보였다.

특히 조리공간이 생각보다 넓은 것이 인상적이다. 일반적인 식당 주방 규모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을 정도다. 오히려 소규모 식당과 비교하면 주방의 크기가 더 넓었다. 무엇보다 일반적으로 PC방에서 찾아보기 힘든 규모의 주방이다.

주로 식당에서 사용하는 대형 냉장고, 조리 테이블로도 활용되는 토핑 테이블 냉장고, 식당 주방용 가스레인지 설비, 식당 주방용 싱크대 등이 눈에 띠었으며, 커피머신은 물론, 전기 압력밥솥, 에어프라이기, 제빙기, 전자저울기 등과 함께 식당에서 사용하는 주방용품들을  구비하고 있었다. 블랙PC클럽의 먹거리 메뉴는 이 같은 설비에서 조리되고 있다.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먹거리 메뉴


이 같은 주방설비를 토대로 블랙PC클럽에서는 정말 다양한 먹거리 메뉴들을 구성하고 있었다. 우선 커피전문점 수준의 음료 제품들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커피전문점에서 접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음료 메뉴들을 구성하고 있었다. 가격도 1,800~2,200원 사이로 부담 없는 수준이다.

이와 함께 밥류, 면류, 분식류, 스낵류로 메뉴가 세분화되어 식사대용에서부터 간편한 간식류까지 모두 PC방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먼저 밥류에서는 중화볶음밥, 제육덮밥, 돈까스카레덮밥, 김치찌개, 소고기미역국, 순두부찌개, 황태해장국 등을 판매했다. 밥류에서 드러나는 메뉴 구성만 한식에서부터 중식, 분식, 경양식 등 다양하다. 특히 밥류는 햇반 등의 인스턴트가 아닌 전기 압력밥솥을 이용해 실제 식당 수준의 품질이 특징이다.

   

면류에서는 얼큰김치우동, 가쓰오우동, 자장면, 봉지라면 등을 판매하고 있었고, 분식류에서는 떡볶이와 튀김, 군만두, 만두를, 간식으로 즐길 수 있는 스낵류에서는 핫도그, 와플, 모듬소세지, 감자튀김 등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가는 식사대용의 경우 4,500~5,000원, 면류의 경우 2,000~3,000원, 분식류는 2,000원에서 세트메뉴까지 5,000원 사이, 스낵류는 1,500~3,000원 수준이다.

이밖에도 갈비탕, 알밥, 얼큰소고기국, 오징어덮밥, 낙지덮밥, 짜장밥, 황태해장국, 잔치국수, 고구마치즈스틱 등의 메뉴가 있었고, 아이스크림도 제과전문점 수준의 상품들로 갖추고 있다.

간편하지만 화려하게, 전문적인 레시피
취재를 위해 블랙PC클럽을 방문했을 때 평소 레시피를 연구해 도입하고 있다고 알려진 매니저로부터 다양한 메뉴들을 시식해볼 수 있었다. 주방에서 고객들을 대상으로 나가는 메뉴들의 레시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눈대중으로 조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소스와 토핑들은 사전에 준비되어 있었고, 정량을 원칙으로 조리하고 있었다. 주방 내 미니 전자저울이 존재하는 이유는 모든 조리식품을 레시피에 맞게 정량으로 조리해 맛을 균일하게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미니 전자저울은 밥류와 면류, 분식류를 조리할 때 가장 많이 활용됐다. 특히 밥류 메뉴의 경우에는 햇반 등을 이용하지 않고 전기 압력밥솥을 활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니 전자저울이 필수적이었고, 면류의 경우에도 면을 냄비에 담아 가스레인지를 활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면의 양을 맞추는데 활용됐다.

기본적으로 밥과 면 모두 단순히 데우는 것이 아닌 직접 조리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었으며, 면은 직접 삶아 찬물에 헹구어 면발의 탄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국물은 따로 가스레인지에서 조리한 이후 갖가지 토핑을 얹혀 마무리하는 형태였다. 간편했지만 다양한 토핑들을 활용하면서 시각적으로는 화려한 효과를 나타냈다.

세팅에도 부족함이 없었던 블랙PC클럽
무엇보다 먹거리 메뉴들은 갖가지 성격에 맞는 용기에 담겨 판매되고 있었다는 점이 눈에 띠었다. 한식류, 중식류, 분식류, 스낵류 모두 담는 용기가 달랐고, 또 덮밥과 국밥의 용기가 다르고, 우동, 국수, 라면의 용기가 달랐다. 담는 용기에서부터 디테일이 느껴졌다.

더구나 고객이 좌석에서 편하게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도록 단무지와 김치 등의 반찬류를 전용 용기에 담아 쟁반을 받쳐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PC방을 찾는 고객들을 배려하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서비스 적인 측면에서도 빈틈이 없었다.

무엇보다 보는 맛에서도 차별화를 느낄 수 있었다. 요식업종에서 이른바 플레이팅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음식을 담아 마무리하는 세팅법이 눈길을 끌었다. 이를테면 떡볶이의 경우에는 채를 썬 쪽파와 함께 깨를 뿌려 마무리함으로서 먹음직스럽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또 우동의 경우 다랑어채로 마무리해 시각적인 효과를 살리고 있었고, 덮밥류의 경우에는 채를 썬 대파를 얹고 조미된 김으로 마무리해 보는 맛을 살렸다. 스낵류도 그냥 내놓지 않는다. 와플의 경우에는 생크림을 곁들이고 계피가루로 마무리하는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마치며…
PC방 먹거리의 품목이 다양해지고 보다 전문화된 레시피가 도입되고 있는 것은 신규 PC방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업계 트렌드다. 하지만 여전히 다수의 PC방은 이 같은 먹거리 트렌드를 접목하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먹거리의 전문화는 경쟁력으로 활용되고 있다.

블랙PC클럽은 현재 시점에서 가장 발전적인 형태의 PC방 먹거리 트렌드가 접목된 PC방이었다. 당연히 블랙PC클럽의 먹거리 구성은 완성단계가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레시피를 계속 연구하고 있으며, 이미 판매되고 있는 메뉴들도 보다 나은 조리법으로 개선될 수 있다.

PC방은 변화 없이 정체가 시작되면서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선다는 말이 있다.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비 트렌드와 업계 트렌드를 반영한 운영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블랙PC클럽과 같이 먹거리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PC방 업주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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