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2월호(통권 29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GTX 970 도입한 애플PC방
MMORPG 장르가 PC방 점유율 상위권을 잠식하고 있던 당시 PC방 업계는 PC 사양 경쟁이 거셌다. 지나친 PC 사양 경쟁이 또 다른 측면에서의 출혈경쟁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적될 정도로 고사양, 고급화 경쟁이 PC방 업계의 트렌드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인가 이 같은 분위기는 크게 가라앉았다. 지난 2012년 출시된 <블레이드앤소울>이 PC 업그레이드 바람을 이끈 이후 고사양 경쟁은 둔화되기 시작했다. 물론 PC방 전면금연화 시행을 앞두고 업주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도 크다.

무엇보다 신규 게임 콘텐츠의 부재도 한몫했다. <블레이드소울> 이후 업그레이드 이슈를 이끈 것은 <검은사막>이다. <블레이드앤소울>이 2012년 5월, <검은사막>이 2014년 12월 출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2년 이상 게임 콘텐츠로 인한 업그레이드 이슈는 전무했다.

PC 사양 경쟁이 둔화되다보니 PC방 업주들의 시선은 주변기기로 향했다. 마우스, 키보드, 헤드셋 등 PC 주변기기는 물론, 모니터와 책상 및 의자와 같은 가구의 고급화가 이어진 것이다.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과 같이 서비스 차원의 설비를 갖추는 곳도 크게 늘었고, 운영관리적인 측면에서 노하드솔루션이나 선불결제기 도입에 투자가 몰렸다.

더구나 <검은사막>이 예상과 달리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PC 업그레이드 경쟁이 다시금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도 빗나갔다. 여전히 PC 업그레이드에 대한 경쟁은 크지 않은 상황이며, 신규 PC방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각종 설비의 업그레이드만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충남 당진에 위치한 애플PC방은 최근 과감하게 PC의 고사양화를 단행했다. 과잉투자 논란마저 불고 있는 GTX 970을 도입한 것이다. 최근 업계 트렌드와 달리 여전히 고사양을 추구하는 애플PC방을 방문해 GTX 970을 도입한 배경을 살펴봤다.

   

14년차 PC방 업주의 애플PC방
충남 당진에 위치한 애플PC방은 당진에서만 14년째 PC방을 운영해 온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PC방이다. 특히 당진 지역의 경우에는 외부에서 유입된 인구가 많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또한 상가밀집 지역이 아니면 학생 고객이 많지 않다.

특히 당진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은 당진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상권이다. 당진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상가밀집 지역에 처음으로 PC방을 오픈한 사장도 애플PC방을 운영 중인 사장이다. 다만 PC방 업계를 떠날 생각으로 매매한 이후 지금의 애플PC방을 운영하게 됐다.

애플PC방 사장은 그동안의 소회에 대해 “터미널 상권은 1호로 들어가 치열한 경쟁 끝에 내 매장을 포함해 2개 PC방만 남고 모두 폐업하는 등의 과정까지 겪었다”며 “상가밀집지역은 지나치게 과열경쟁이 심해 공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 큰 단점”이라고 전했다.

또한 당진은 인구가 새로 유입되거나 빠져나가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 때문에 단골 고객들이 자주 교체되는 특징이 있고, 성인 고객의 비중이 높아 걷는 문화가 아닌 차량으로 이동하는 문화가 팽배해 PC방의 입점 위치가 다소 자유롭다는 특징도 지니고 있다.

RPG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이 같은 상권의 특징은 게임 점유율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에는 물론 애플PC방에서도 점유율이 가장 높은 게임이지만 최근 점유율이 점차 빠지고 있는 추세이며, 뒤로는 <서든어택>과 <피파온라인3> 대신 <블레이드앤소울>, <아이온>, <리니지>가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애플PC방에 형성된 고객층 때문이다. 성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이다. 결국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게임보다 올드 유저들이 많은 RPG 점유율이 높다. 애플PC방에서 GTX 970을 도입한 이유도 성인고객, 즉 RPG 환경 때문이었다.

더구나 애플PC방이 PC 업그레이드를 단행한 원인은 인근에 신규 PC방이 들어섰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3년째 무리한 투자 없이 PC 사양을 유지하던 상황에서 신규 PC방의 오픈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 그리고 신작 RPG <검은사막>의 출시는 PC 업그레이드를 결심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애플PC방 사장은 “개인적으로 RPG에 대한 애착이 있고 실제 고객들도 RPG를 가장 많이 즐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은사막>의 흥행을 바라고 PC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애플PC방이 선택한 갤럭시 GTX 970
<검은사막>의 출시와 맞물려 애플PC방은 속칭 통갈이라 불리는 모든 PC 하드웨어의 업그레이드 대신 부분 업그레이드와 주변기기에 집중했다. CPU의 경우에는 업그레이드 이슈가 적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애플PC방에서 선택한 그래픽카드는 갤럭시 갤럭스 GF GTX 970 Gamer OC DDR5 4G 제품이다.

갤럭시 갤럭스 GF GTX 970 Gamer OC DDR5 4G를 도입한 애플PC방 사장은 많은 그래픽카드 제조사 중에서도 갤럭시의 제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지인들의 조언으로 살펴본 결과 안정성 면에서 괜찮을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애플PC방 사장은 평소 PC 업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비용적인 측면보다는 안정성에 더 많은 무게를 둔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다른 PC방보다 더 비싼 메인보드, 더 높은 사양의 그래픽카드, 같은 기계식키보드라도 더 완성도 높은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갤럭시 갤럭스 GF GTX 970 Gamer OC DDR5 4G를 도입한 이후의 업그레이드 효과는 부진했다. <검은사막>의 흥행성이 예상보다 저조했기 때문이다. 비록 기대했던 업그레이드 효과는 크지 않았지만, 애플PC방 사장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추후 업그레이드 부담이 해소됐고, 2개월 가량이 지난 현재까지도 단 한 개의 불량이 없다는 점에 대해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PC방은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 없다”
애플PC방과 같이 안정성과 장기적 관점을 중심으로 PC 업그레이드를 단행할 경우에는 고사양과 고급화라는 수식어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당연히 더 안정적이고 다음 투자 시점을 더 길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현존하는 사양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고사양을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투자방식에 대해 애플PC방 사장은 경쟁력을 원인으로 꼽았다. 39형 대형 모니터가 등장하고 기계식키보드 바람이 불면서 유행에 뒤쳐질 수 없다는 PC방 업주로서의 불안심리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애플PC방 사장은 “휴게음식점으로 등록해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한다거나 기계식키보드를 도입했다거나 하는 소식이 들리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신규 PC방들은 당연히 이 같은 유행들을 전부 도입해 오픈할 것이고 주변에 신규 PC방이 등장하는 순간 경쟁력이 약화되기 때문에 안정성과 장기적 관점은 선택의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애플PC방은 그래픽카드와 함께 256GB SSD를 전체 클라이언트 PC에 설치했고, 기계식키보드도 도입했다. 특히 키보드의 경우 다른 제품보다 고가의 제품이라고 알려진 커세어 제품을 선택했다. 이 역시도 안정성과 장기적 관점을 기준으로 한 선택이었다고 한다.

마치며…
최근 수년간 PC방 업계에서는 기본적인 PC 사양 경쟁보다 주변기기나 디스플레이 환경을 차별화하는데 집중했다. 사양을 요구하지 않는 게임들이 점유율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새로 출시되는 PC 하드웨어 부품들의 성능향상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차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각종 PC 하드웨어 부품들은 A/S 기간이 만료 시점에 도달하고 있고 PC방 환경의 특성상 고장률이 높아지는 시점과도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간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은 PC방은 점차 하드웨어 부품들의 한계에 다가서고 있다.

이 때문에 원포인트 업그레이드를 시도하는 PC방도 증가하고 있다. 다시금 고사양과 고급화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PC방과 같이 이미 일부 PC방에서는 본연의 설비인 PC 업그레이드의 고사양화를 접목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업계 전반에 걸쳐 지속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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