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2월호(통권 29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15년 현재 PC방 업계는 매출감소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예전만큼 고객들이 PC방을 찾지 않게 되면서 비수기 대비 성수기 매출은 소폭 상승에 그치고 있고 월 평균 매출, 연 평균 매출은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이 전국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PC방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감소한 것이 아니라 게임은 즐기지만 PC방이 아닌 가정에서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는 다양한 원인들이 거론되고 있다.

무엇보다 그 중심에는 PC방 전면금연화를 빼놓을 수 없다. 전국에서 공통적으로 매출감소의 현상이 시작됐다는 시점과 PC방 전면금연화 시행 시점이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시행된 PC방 전면금연화는 사실상 대응책이 전무하다.

PC방 전면금연화와 함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스마트폰의 확산이다. 과거에는 간단한 웹 서핑이나 사무업무, 동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등 소위 라이트 유저들이 존재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해결되기 때문에 라이트 유저가 감소했다.

이 같은 라이트 유저의 감소는 PC방의 온라인게임 정량시간 결제 수준으로 판가름 나고 있는데, 게임 콘텐츠만 즐기는 유저만 남아 PC방의 결제 비중이 크게 증가한 상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사회적인 흐름이기 때문에 PC방 업주들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대응책이 존재하면서도 매출감소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은 무엇일까? PC방 업주들은 입을 모아 게임 콘텐츠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게임 콘텐츠가 지니고 있는 PC방 경쟁력 약화 원인들은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게임이 경쟁력 강화의 처방전?

   

게임이 PC방 경쟁력 강화에 강력한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게임 콘텐츠가 지니고 있는 파급력은 이미 증명이 끝난 상태고, 게임 콘텐츠로 인한 반작용도 체감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피파온라인3>와 <리그오브레전드>가 있다.

먼저 <피파온라인3>는 PC방 점유율 2~3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인기 콘텐츠로, 2014 브라질월드컵이 진행되던 지난해 6월에 PC방 전용 스팟성 이벤트를 진행했다. <피파온라인3> 이벤트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PC방에서는 24시간 예약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PC방 업주들이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게임 콘텐츠를 대안으로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시 <피파온라인3>는 <리그오브레전드>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역대 최고의 PC방 가동률 기록까지 견인했다. PC방 매출상승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반면에 부분 유료화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는 PC방 경쟁력 약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역할을 했다. <리그오브레전드>가 막강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를 반대로 보면 과점은 다른 게임사의 경쟁 노력을 아예 고사시켜버리는 부작용으로 이어진 면도 있다.

 특히 <리그오브레전드>의 PC방 프리미엄 혜택은 강력한 장점이었다가 지금에 와서는 미력하게 평가되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의 PC방 프리미엄 혜택의 강점은 모든 챔피언을 개방한다는 점인데, 2011년 12월에 출시한 게임인 만큼 게임유저들은 평소 주로 이용하는 챔피언을 대부분 구입한 터라 프리미엄 혜택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셈이다.

이 때문에 PC방 업주들은 <리그오브레전드>의 PC방 프리미엄 혜택이 사실상 무용지물에 놓인 상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부분 유료화 게임의 특성상 PC방 프리미엄 혜택이 약화되면 유저들이 PC방을 찾을 이유가 사라지고 권장사양 조차 낮아 가정에서 게임을 즐기기에 제약이 없다.

결국 PC방 업주들은 <피파온라인3>를 통해 게임 콘텐츠가 PC방 집객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경험했고, 이는 곧 집에서만 게임을 즐기는 유저층이 얼마나 많은지 증명된 사례라고 입을 모았다. 경쟁력 강화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PC방 경쟁력의 핵심 위협인 VPN
게임 콘텐츠에 대한 중요성을 체감한 PC방 업주들은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일반 가정에 유출하고 있는 VPN 업체에 대한 근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피파온라인3>의 스팟성 이벤트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다면 PC방의 경쟁력을 무력화시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이사장 최승재, 이하 콘텐츠조합)은 지난 1월 22일, 14개 게임사에 11개 VPN 업체 목록을 전달하고, PC방 이용약관 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강력한 제재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실제로 PC방 이용약관을 살펴보면 넥슨의 경우 ‘사업자는 서비스제공과 관련된 일체의 권리를 회사의 사전동의 없이 제3자에게 양도나 임대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계약이 체결된 IP 서비스를 이용자 외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양도, 대여, 증여, 임대할 수 없으며, 명목을 불문하고 IP 서비스를 타인에게 사용하게 할 수 없다’고도 명시하고 있다.

더 명확하게는 ‘회사와 계약된 영업장 또는 일체의 제3의 장소에서 가상사설망(VPN 등) 기술 등을 이용해 넥슨 프리미엄 정량제 또는 넥슨 프리미엄 정액제를 재판매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게임유저의 입장에서는 이들 VPN 업체에 대한 접근성이 높고 이용 자체도 어렵지 않다. 이용약관의 경우에는 게임사와 VPN 업체 간 이뤄지는 계약 내용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일반 PC방 업주가 아닌 게임사가 적극적으로 나서 이용약관 위반 업체들을 근절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아직도 VPN 업체들이 많다는 점이다. 콘텐츠조합이 파악한 현황에서만 11개 업체가 적극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들 업체들은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대부분의 게임을 일반 게임유저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종류만 100여 가지에 이른다.

VPN 업체를 닮아가는 게임사
VPN 업체도 문제지만 VPN 업체들을 닮아가는 게임사들의 행보도 PC방 업주들의 분통을 터트리게 하는 원인이다. 기존 PC방 프리미엄 혜택과 매우 유사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혜택 및 아이템 등을 제공하는 유료 아이템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PC방 경쟁력 약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먼저 PC방 점유율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A 게임의 경우에는 PC방 혜택과 겹치는 유료 아이템을 출시했다. 캐릭터의 재계약 비용 인하, 게임 플레이 횟수에 따라 지급되는 아이템의 내용, 경험치 상승효과 등이 기존 PC방 프로미엄 혜택의 내용과 매우 유사하다.

A 게임의 경우에는 혜택이 중복 적용되는 경우도 있다.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고 PC방에서 이용하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게임유저의 입장에서는 중복 혜택이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사실상 집에서만 게임을 즐겨도 크게 무리가 없는 유료 아이템이 출시된 것이다. 해당 유료 아이템은 지난해 5월부터 적용됐다.

RPG 장르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B 게임의 경우에는 유료화 게임으로서 일반 게임유저가 이용권을 구매해야만 PC방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게임에 접속할 수 있다. 하지만 몇 번의 개편 작업을 거치면서 B 게임 역시도 PC방 혜택과 특정 이용권의 혜택이 상충되어 이용권만 구매해도 PC방 혜택과 유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더구나 C 게임의 경우에는 노골적으로 PC방 혜택을 집에서 누릴 수 있다는 문구를 삽입해 홍보하다 PC방 업계의 반발로 문구를 수정한 일도 발생했다. 문제는 문구만 수정됐을 뿐 유료 아이템의 효과는 동일하게 유지되면서 결과적으로 PC방 혜택의 가치를 훼손하고 말았다.

여기에 더해 PC방 혜택과 유사한 유료 아이템을 출시하거나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PC방과 가정에 차이를 두지 않아 PC방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게임 목록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수익 앞에 무너지고 있는 상생
PC방과 게임사는 오랜 기간 반목이 지속되어 왔다. 그 발단에는 엔드유저가 아닌 PC방에 대한 유료화 및 비가맹 PC방 IP에 대한 접속 차단 정책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이러한 방식의 PC방 정책이 정착된 상황에서는 PC방의 경쟁력을 갈수록 약화시키는 게임사들의 정책들이 문제점으로 지적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이유는 간단하다. 실제 PC방 매출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게임사에 대한 PC방 업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PC방 업계에서는 현재 게임사가 VPN 업체를 근절해야 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고, 점유율 상위권 게임에서는 PC방 혜택을 약화시키는 유료 아이템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같은 PC방 정책들은 PC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매출감소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눈에 보이는 매출감소에 대한 공감대는 하루가 멀게 원인을 분석하는 게시물들이 PC방 커뮤니티에 등장하고 있다. 이미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나아가 공동대응에 대한 의견들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이미 갈등의 조짐은 시작되고 있다. 콘텐츠조합이 VPN 업체에 대한 문제를 공론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는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기업 이미지와 PC방 업계와의 갈등해소를 위한 부담이 발생하고, PC방에서는 다시금 대규모 집회 등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할 여지가 크다.

마치며…
이 같은 갈등은 게임사나 PC방이나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양측 모두에게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해관계 역시도 명확하다. 기업은 수익을 발생시켜야 하고 PC방은 최소한 매출감소를 막아야 한다.

PC방 입장에서는 기업이 수익을 추구하는 만큼, 경쟁력이 약화되어 매출감소로 이어지는 정책에 제동을 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결국 갈등의 원인은 이해가 상충되는 이 같은 원인에서 출발한다. 이 때문에 게임사와 PC방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창구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PC방의 경쟁력은 PC방 업주들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 게임사가 PC방 업계와 진정한 상생을 원한다면 VPN 업체의 근절은 물론, PC방 경쟁력 강화를 위한 프리미엄 혜택의 개발과 매출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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