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1월호(통권 29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AMD가 라데온 그래픽카드를 도입한 PC방을 우대하기 위해 ‘AMD로얄 멤버스 클럽’이라는 제도를 지난 10월 말에 만들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AMD 로얄 멤버스 클럽’은 이벤트 지원, 마우스 패드 등 소모품 지원, 개별 설문 및 적용 등 PC방에 직관적인 혜택을 내세우고 있는데다가, 이를 통해 얻은 리포트는 다음 제품 및 카탈리스트에 반영하는 적극적인 대응책도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파격적인 프로모션은 인텔의 정품 캠페인 보다 혜택이 더 큰 역대급 규모다. 물론 AMD는 윈도우 XP 시절 <스타크래프트>와 <카트라이더> 버그라는 원죄를 짊어지고 있는 터라 PC방 업계에서는 이러한 프로모션을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전세계 OS 시장이 윈도우 7 64비트로 오롯이 전향된 2009년을 기점으로 AMD의 윈도우 7용 카탈리스트는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왔고, 최근에는 카탈리스트 오메가를 통해 재탄생에 가까운 변화도 보여줬다.
 
AMD의 이러한 노력은 AMD 로얄 멤버스 클럽 PC방 이벤트 지원 대상 1호점 선정으로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이벤트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곤지암에 위치한 아이린 PC방을 찾아가 보았다.

사실 아이린 PC방 취재를 시작하기 전에는 AMD 로얄 멤버스 클럽에 대한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었으나, 이원근 사장으로부터 AMD에 대한 소감을 듣고는 AMD 로얄 멤버스 클럽에 대한 비중이 다소 커졌다.

   

65대의 작지만 알찬 PC방
아이린 PC방은 65대 규모로 기존 PC방을 3개월 전에 인수해 리모델링을 한 것이다. 방문한 오후 시간대에는 여는 PC방과 다름없이 성인 고객 10여 명이 전부였다가 3시 반을 기점으로 청소년 고객이 크게 늘어났다.

요즘 트렌드로는 다소 적은 좌석에 오후 시간대 청소년 고객이 가득 찬다고 해서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곤지암은 인구수가 2만 4천 명이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집객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드라마를 시청하는 고객과 아이와 타요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고객도 있어 다양한 콘텐츠가 소비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이원근 사장은 “동네장사라 그렇다”고 말했지만, 아이린 PC방에는 소위 요즘 PC방 업계에서 언급되는 내용은 대부분 담겨 있었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매장에 비해 먹거리는 매우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고, 낱개 구매가 가능한 상품도 여럿 준비되어 있었다. 커피 자판기는 먹거리 진열대에서 거리를 두되 흡연부스 입구 앞에 설치해 판매율을 높였다. 특히 대표적인 출혈경쟁이 될 수 있는 커피 자판기는 200원에 운영하고 있었고, 흡연부스는 2곳이 마련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2곳의 흡연부스는 절반 가량은 유리로 되어 있어 자신의 좌석을 내다볼 수 있도록 하는 등 최근 흐름을 그대로 투영해놨다.

이원근 사장은 “이곳은 인구가 적어 출혈경쟁을 시작하면 바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곳이고, 대도시에 비해 성인 비율이 높다보니 흡연부스를 여유있게 확보하는 것이 좋다”며 집객은 물론 적절한 수익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고심한 속내를 내비쳤다.

사실 이원근 사장이 곤지암에 위치한 PC방을 인수해 리모델링한 데는 이유가 있다. 곤지암이 그의 고향이라 지역에 대해 훤히 알고 있는데다가, PC방 운영 13년차이기 때문이었다. 서울에 있는 1호점은 44대 규모의 PC방으로 비교적 작은 규모의 PC방을 운영하는 노하우를 많이 터득한 터라 2호점인 아이린 PC방을 인수할 수 있었다고 한다.

39/32형 모니터 혼용, 전체 라데온 도입
아이린 PC방은 39형과 32형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원근 사장에 따르면 39형을 선호하는 고객과 32형을 선호하는 고객이 극명하게 나뉘기 때문에 일부러 2종의 모니터를 적절히 설치했다고 한다. 실제 드라마를 시청하던 한 여성 고객을 비롯해 <블레이드앤소울> 등 MMORPG 유저 상당수가 39형 좌석에 앉아 있었고, <리그오브레전드>와 <피파온라인3>을 즐기던 일부 청소년 고객은 32형과 39형 모두에 앉아 있었다.

   

AMD 로얄 멤버스 클럽의 기준은 라데온 그래픽카드 50개 이상 구매인데, 아이린 PC방은 65대 전부가 이엠텍 사파이어 라데온 R9 280이 설치되어 있었다.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는 26~29% 정도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유독 PC방 업계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라데온 그래픽카드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13년 동안 써왔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이원근 사장 역시 <스타크래프트>와 <카트라이더> 버그 당시 ‘잊지 못할 만큼의 타격’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데온 제품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높은 가성비와 우수한 색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원근 사장은 최근 배포된 카탈리스트 오메가의 성능 향상 및 기능 추가에 후한 점수를 주는 한편 여전히 수동 조절을 요구하는 몇몇 기능은 서둘러 개선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다만 이런 문제가 기능이나 성능 문제가 아닌 만큼 관련 조절 팁을 숙지한다면 별다른 문제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아이린 PC방을 취재하는 동안 고객들이 플레이한 게임은 <리그오브레전드>가 가장 많았고 <피파온라인3>가 그 뒤를 이었지만, <블레이드앤소울> 등 고사양 온라인게임을 즐기던 유저도 5명 가까이 되었다. 65석 기준으로 본다면 12%에 달하는 점유율인 셈으로 전국 PC방 평균 점유율 보다 높다. 이러한 고사양 온라인게임에 대응하기 위해 가성비가 좋은 라데온 그래픽카드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얻고 있었다.

<블레이드앤소울>을 플레이하던 일부 고객은 “무슨 그래픽카드가 꼽혀있는지 모른다. 그냥 풀옵 놓아도 잘 돌아가기 때문에 좋다”며 수개월간 방문하는 동안 문제를 경험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아이린 PC방을 찾는 고객들 가운데 드라마나 영화 시청이 목적인 고객 비중도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 비중이 높은 만큼 라데온 그래픽카드의 장점이 십분 활용되고 있었다.

2개의 마우스 준비 눈길
아이린 PC방의 모든 PC에는 마우스가 2개씩 비치되어 있었다. 하나는 PC방 베스트셀러인 로지텍 G1이었고, 다른 하나는 G100과 다른 게이밍 마우스였다. 가장 친숙하고 작은 크리로 범용성이 높은 G1 마우스를 유지하되, 좀 더 고성능을 원하거나 G1보다 큰 마우스를 원하는 유저를 위해 G100 등 게이밍 마우스를 추가로 준비해놓은 것이다.

여러 종류의 마우스를 시범도입하는 PC방은 많고, 이런 경우 일정 수량씩 분배가 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아이린 PC방은 G1 반, 게이밍 마우스 반이 아닌 두 개의 마우스를 모두 전좌석에 설치했다. G1 마우스가 범용성이 높긴 하지만 게이밍 마우스를 선호하는 고객도 많아졌기에 어떤 마우스를 선호하든 모든 자리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투자를 한 것이다. 결국 이러한 배려는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었다.

G1 마우스는 지난 2012년 단종되고 2013년 마지막 재고마저 소진된 상태다. 이원근 사장은 아이린 PC방에 설치되어 있는 65개의 G1 마우스 모두를 하나하나 직접 정비하고 보수해서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성능의 좋은 제품도 다양해졌지만 여전히 G1을 익숙해하는 고객이 많아 작은 상권에서 무리수를 둘 수 없어 직접 정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마치며…
AMD 로얄 멤버스 클럽에 가입된 아이린 PC방은 소형 매장을 13년간 운영해온 이원근 사장의 노하우가 잘 담겨있었다. PC방이 대형화되는 것이 추세라지만 소형 매장은 무엇으로 어떻게 고객의 발길을 이끌어야 하는지, 또 소형 매장이라 상대적 낮은 수익률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한 고민이 잘 투영되어 있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꾸준히 고민하고, 가성비를 높이기 위한 노력들이 PC방 업계를 둘러싼 불황을 극복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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